반복 연락 어디까지 처벌되나…스토킹 판단 기준은

  • 등록 2025.09.17 18: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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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의사 반한 연락 ‘지속·반복성’ 핵심
실제 공포 여부 아닌 ‘위험 가능성’으로 판단

 

이별 이후 반복적인 연락이나 접근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나 공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스토킹처벌법상 범죄로 평가될 수 있다.

 

해당 범죄는 ‘위험범’에 해당해 피해자가 실제 공포를 느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불안이나 공포를 유발할 가능성이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접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메시지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법원은 스토킹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연락 횟수뿐 아니라 기간과 시간대, 반복성,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행위가 일반적으로 불안이나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지 여부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기준은 최근 이별 이후 집요한 연락과 접근, 공개적 비난 행위까지 이어진 사건에서도 적용됐다.

 

A씨는 교제하던 피해자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과 접근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가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4월 3일부터 23일까지 총 24차례에 걸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피해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인근 도로에 피해자를 비난하는 허위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도 받는다. 해당 장소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이 통행하는 공간으로 불특정 다수가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피해자와 가족을 상대로 협박성 발언과 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파손하거나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정황도 드러났다.

 

재판의 쟁점은 반복적인 연락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현수막 게시 행위가 명예훼손의 공연성을 충족하는지 여부였다.

 

법원은 먼저 연락 행위에 대해 피해자의 명확한 거절 의사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한 점을 들어 ‘지속·반복성’과 ‘불안감 유발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또 현수막 게시 행위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장소에 허위 사실을 게시한 점을 들어 전파 가능성과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에게 심리적 불안과 공포를 유발했고,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도 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피해자뿐 아니라 자녀에게까지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고인의 범죄 전력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제주지방법원 형사부에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구속도 결정했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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