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공사 투자’ 속여 51억원 가로챈 30대 징역형

  • 등록 2025.09.18 11: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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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투자·잔고 증명 빌미까지…
“매달 3% 이자” 속여 51억원 편취

 

관급공사 투자 사업을 내세워 자금을 모집한 뒤 이를 편취한 행위는 사기죄와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이 동시에 성립할 수 있으며,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이 확인될 경우 편취 의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로, 투자 과정에서 원금 보장이나 확정적인 고수익을 약속하는 행위는 기망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대법원은 정상적인 수익 구조가 없는 상태에서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경우 사기죄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05도8645 판결).

 

또 인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원금 이상 지급을 약정하는 행위는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와 사기죄가 서로 다른 법익을 보호하는 만큼 두 범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7도1264 판결).

 

이 같은 법리는 최근 관급공사 투자를 빙자해 수십억 원을 편취한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관급공사 입찰 사업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며 투자자 11명으로부터 약 5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매월 일정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투자 참여를 유도했고, 조달청 나라장터 전자입찰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마치 국가가 보증하는 것처럼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입찰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후 자금난으로 회사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도 확인됐다.

 

A씨는 관급공사 투자 외에도 호텔 투자나 잔고증명 명목으로 추가 자금을 모집하는 등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초기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해 신뢰를 형성한 뒤 추가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지속됐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해 규모가 크고 범행 기간이 장기간 이어진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6년, 공범 B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이용해 범행을 반복했고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이 반환된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들을 법정에서 즉시 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피해 변제 여부가 양형뿐 아니라 법정구속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피해 금액이 크더라도 도주 우려가 크지 않거나 피해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판부가 법정구속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피해 변제 여부는 형량뿐 아니라 구속 여부 판단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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