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동 상층에서 지내던 〇〇입니다.
주임님은 안양에서 잘 지내고 계신지요? 아직도 제 이름을 다정스레 불러 주시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제가 현재의 소로 이송 온 지 어느덧 석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저는 아직도 주임님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주임님을 처음 만난 건 제가 수용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계속 입실 거부를 하던 9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 주임님이 해 주신 말씀을 저는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진짜 아무 짝에도 쓸모 없고, 한심하고, 반성하지 않는 인간은 자기를 탓하고 후회하지 않는다. 안 그러고 뻔뻔하게 잘 살고 있어. 너처럼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책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야. 그러니까 힘내.”
주임님의 그 말이 그 순간 살아갈 용기를 잃었던 저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두 팔 걷어붙이고 저를 도와주시고는 “이 정도야 뭐,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줘야지” 하시던 말씀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려서부터 사이가 좋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자랐습니다. 제 탓만 하고 살았던 것 같고 태어난 것을 후회한 적도 있습니다. 그날 주임님이 제게 대가 없이 주셨던 애정어린 관심에 살면서 처음 보금자리 같은 것이 생긴 듯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주임님이 제게 그러셨듯 저도 언젠가 타인의 삶에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호준 주임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뵈었던 교도관님들 저는 참 좋은 분들만 만났던 것 같습니다. 늘 힘들어 하고 애써주시는 모습을 보며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고 바르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