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폐쇄회로(CC)TV 영상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 국회의원의 열람 행위가 ‘제3자 제공’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사건이 수사 단계로 넘어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은 원칙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 범위를 넘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법령에 근거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목적 외 이용이나 제공이 허용될 수 있어, 해당 행위가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인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특히 CCTV 영상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촬영되는 특성상 다수 정보 주체의 개인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실제로 2017년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하나의 영상에 여러 정보 주체가 포함돼 있고 이를 분리할 수 없는 경우 일부 당사자의 동의만으로는 제3자 제공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보 주체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사건은 시민단체 신자유연대가 제기한 고발로 시작됐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송했다.
신자유연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CCTV 영상을 열람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김도형 서울구치소장을 개인정보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상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해당 영상을 확인했으며, 수감 과정에서 특혜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구치소 CCTV 영상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이를 국회의원들에게 열람하도록 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상 ‘제3자 제공’ 또는 ‘목적 외 이용’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이다.
아울러 국회의 자료 요구가 국정조사나 상임위원회 활동 등 법률에 근거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꼽힌다. 법적 근거에 따른 정당한 자료 제출 요구라면 예외 규정이 적용될 여지도 있다.
또 구치소장이 영상 열람을 허용한 행위가 단순 협조에 그치는지, 아니면 법적 책임이 수반되는 ‘제3자 제공’에 해당하는지 역시 수사 과정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수사기관은 영상 열람이 공식 절차에 따른 것인지, 현장 방문 과정에서 임의로 이뤄진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CCTV 영상은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어 제3자 제공 여부 판단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회의 자료 요구가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인지, 영상 열람 범위와 방식이 적정했는지에 따라 위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