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지면서 형사재판 절차와 사법적 판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식 공판에서의 출석 의무와 공개 재판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4일 오후 2시 10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정식공판에서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어 김 여사는 직접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 앉은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앞서 김 여사 측은 준비기일을 먼저 지정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된 일정에 따라 바로 본격 심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측은 준비기일 지정을 신청하거나 이미 정해진 공판기일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준비기일 지정 여부는 법원의 판단 사항이며 이에 대해 별도의 불복 절차는 인정되지 않는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칙을 확인한 바 있다. 대법원은 “공판기일의 변경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으로 법원이 기일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원 선고 2022도7590).
법원은 이날 언론의 법정 촬영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공판 시작 전까지 김 여사가 피고인석에 착석한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심리가 시작된 이후의 재판 진행 과정은 촬영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정 촬영은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의 경우 재판장의 판단에 따라 허가될 수 있다. 대법원 규칙인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은 공익적 필요가 인정될 경우 재판 시작 전에 한해 촬영을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김 여사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제공한 ‘전주’ 역할을 하며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관련 세력과 공모해 주식 거래를 통해 시세 조작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또 202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특정 후보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가 정치적 영향력 행사와 관련된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른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씨를 매개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 등을 받았다는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해당 금품 수수가 청탁과 연관됐는지 여부 역시 재판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헌정사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가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각각 형사재판을 받는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법원은 이날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을 들은 뒤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증거조사와 증인신문 일정 등 재판 진행 계획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