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전자발찌 성범죄자 야간 외출금지 어겼는데 ‘무죄’…왜?

  • 등록 2026.01.05 14: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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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기간 특정 안 해…처벌근거 부재
法 ”부착기간 문구 빠지면 위법 해당“

 

전자장치 부착명령 사건에서 준수사항을 위반했더라도, 법원이 그 적용 기간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면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준수기간이 특정되지 않은 명령은 위법하며, 이를 전제로 한 위반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의2는 법원이 부착기간 범위 내에서 준수기간을 정해 준수사항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명시하지 않을 경우 명령의 적법성 자체가 문제 될 수 있다. 준수사항 위반을 처벌하는 같은 법 제39조 역시 적법한 명령을 전제로 한다.

 

이 같은 법리에 따라 광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종석)는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전남 순천에서 주거지를 벗어나 심야 시간대 도심을 배회하고, 보호관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준강제추행죄로 복역 후 출소한 지 약 보름 만에 범행을 저질렀으며, 당시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검찰은 A씨가 야간 외출 제한과 음주 금지, 음주 측정 요구 응할 의무 등 준수사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1심 재판부도 이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쟁점은 준수사항의 적용 기간이 판결문에 명시돼 있었는지 여부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 주문과 별지 어디에도 준수기간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준수사항만 나열됐을 뿐 적용 시점과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준수기간을 전자장치 부착기간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법률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이상 해당 명령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원심이 판결문에 ‘전자장치 부착기간 중’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경정 결정을 내린 점도 쟁점이 됐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정은 단순한 기재 오류를 바로잡는 절차에 불과하다”며 “준수기간을 정하지 않은 하자를 사후적으로 보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항소심은 준수사항이 적법하게 부과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를 전제로 한 위반 혐의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기본권 제한과 직결되는 만큼 엄격한 요건이 요구된다고 본다. 특히 준수기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처벌의 전제가 흔들릴 수 있어 판결문 작성 단계에서의 명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검찰은 항소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으며,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임예준 기자 yj54475@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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