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조 추징했지만 환수는 0.38%…범죄수익 환수 ‘구멍’

  • 등록 2026.01.07 11: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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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마약 범죄 수익 환수 전담…실효성 제고

 

범죄로 취득한 불법 수익을 박탈하는 범죄수익 환수 제도가 형사사법 절차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범죄를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을 제거하지 않으면 범죄 유인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범죄수익 환수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해당 법은 몰수와 추징, 추징보전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며, 성폭력처벌특례법이나 부패재산몰수법 등 개별 특별법이 이를 보완하는 구조다.

 

특히 2022년 개정 이후에는 ‘중대범죄’ 개념이 확대되면서 특정 범죄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범죄에 대해 환수가 가능하도록 제도가 정비됐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개정 취지가 신종 범죄에 대한 환수 공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무에서는 범죄수익 해당성 판단과 재산 특정, 추징보전 시점이 환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소로 꼽힌다. 범죄수익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범죄행위와의 직접성이 인정돼야 하며, 재산을 사전에 동결하는 보전 절차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수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다만 제도적 기반과 달리 실제 환수 실적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공포하고 서울남부지검과 부산지검에 범죄수익환수부를 신설했다. 기존 서울중앙지검에만 설치돼 있던 전담 조직을 확대해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가상자산 범죄를, 부산지검은 마약·조직·관세 범죄를 중심으로 환수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초기에는 정기 인사 전까지 관련 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들이 겸임 체제로 조직을 운영한다.

 

이 같은 조직 확대 배경에는 범죄수익 규모와 실제 환수 실적 간의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확정된 범죄수익 추징금은 약 33조6522억원에 달한다. 2020년 약 30조6489억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 3조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반면 실제 집행된 금액은 1262억원에 그쳐 전체의 0.38%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추징금 집행률 역시 매년 1%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낮은 환수율의 원인으로 범죄수익 특정의 어려움과 재산 은닉, 보전 절차 지연 등을 지목한다. 특히 범죄수익이 해외로 이전되거나 가상자산 형태로 분산되는 경우 환수는 더욱 어려워진다.

 

또 범죄피해재산의 경우 피해자 환부 절차와 충돌하는 문제도 실무상 중요한 쟁점으로 꼽힌다. 부패재산몰수법은 일정 요건 아래 피해자 환부를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결국 범죄수익 환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보전 조치와 전담 조직의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범죄수익 환수는 단순한 형벌 집행을 넘어 범죄 억제 효과와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재산 추적부터 보전, 집행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예준 기자 yj54475@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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