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김영훈 변호사 “축적된 경험으로 재판의 흐름을 읽는다”

  • 등록 2026.02.02 17: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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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로 시작해 법조계 굵직한 발자취 남겨와
법조인으로 축적한 경험과 지식 후배에 전수
안팍은 젊고 활력 넘치는 유망한 변호사 모인 곳

 

Q. 오늘은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내신 김영훈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A. 안녕하세요. 김영훈 변호사입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7기를 수료했습니다. 판사로 근무한 뒤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2023년 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을 역임했습니다.

 

 

Q.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그중에서도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법조인으로 활동하셨던 부친의 영향으로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법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판사에 지원한 이유는 재판이 개인의 권리와 의무는 물론 사회 질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이라는 가치 역시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Q. 판사 재직 시절 사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가요?

 

A. 형사단독 재판장을 맡아 근무하던 시절, 법원 내부 인사 조치 과정에서 재판부 전원이 교체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판의 독립성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고, 이를 계기로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다만 사직을 결정한 이후에도 재판부 구성원으로서 맡은 사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 노력했습니다.

 

Q. 최근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서 형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A. 형사사법의 목적에는 범죄 예방이라는 요소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서 엄정한 처벌이 논의되는 것은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건의 양형은 법률과 양형기준, 구체적인 범행 내용에 따라 판단돼야 하고, 단순히 여론이나 사회적 분위기만을 이유로 형평성을 벗어난 처벌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재판의 독립에는 여론으로부터의 독립 역시 포함된다고 봅니다.

 

Q. 반성문이나 탄원서가 실제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판사로 재직하시던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A. 대부분의 판사들은 제출된 기록을 성실히 검토합니다. 반성문이나 탄원서 역시 기록의 일부로서 살펴보게 됩니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과의 유대관계는 재범 위험성과 관련된 요소로 평가되기 때문에 탄원서가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반성문의 경우 형식적이거나 반복적인 내용보다는, 사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드러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재판 직전이나 당일에 제출된 서면이 실제로 재판에 반영되는지도 궁금해하는 질문이 많습니다.

 

A. 판사들은 재판 전에 접수된 서면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검토한 뒤 재판에 임합니다. 다만 서면이 매우 임박해 제출되거나 전달 과정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변호사가 서면 내용을 법정에서 간략하게라도 설명하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변론 종결 이후 판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련 서면을 다시 검토하는 만큼, 늦게 제출된 서면이라도 참고 가치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Q. “재판부가 선고 전에 이미 결론을 정해둔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옵니다. 실제 재판부 내부에서는 어떤 식으로 판단이 이뤄지나요?

 

A. 합의부의 경우 선고를 앞두고 일정 시점에 유무죄와 양형에 대한 논의를 거쳐 주문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이후 주심판사가 판결문 작성을 시작하게 됩니다.

 

단독판사의 경우 사건의 복잡성에 따라 판단 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사건은 선고에 임박해 판단이 이뤄지기도 하고, 기록 검토에 시간이 필요한 사건은 비교적 이른 시점에 결론을 정하기도 합니다.

 

Q.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내셨는데 수감자들이 변호사의 불성실한 변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호소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언을 주신다면요.

A. 변호사의 불성실한 업무 수행에 대한 진정은 변호사협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사안입니다.

 

다만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장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하고, 객관적인 자료가 함께 제출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정적인 문제 제기보다는 사실관계를 정리해 서면으로 제출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소망 기자 somang@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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