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수기에 독 탔다” 허위 테러글…타인 명의 도용한 촉법소년 적발

  • 등록 2026.01.09 09: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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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드서 알게 된 명의 도용해
경찰, ‘소년보호사건’ 처리 예정

 

학교와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협박성 게시글이 게시글이 형법상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법적 판단 기준이 주목된다. 특히 공중을 상대로 한 협박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과 촉법소년 적용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공중협박죄를 신설해 불특정 또는 다수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협박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해당 조항은 신설 규정인 만큼 행위 시점이 그 이전이라면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공중협박죄 신설 이전에 작성된 게시글의 경우 기존 협박죄 적용이 문제된다.

 

그러나 협박죄는 특정 피해자를 전제로 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게시된 글에는 적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하급심에서도 피해자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복돼 왔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발생한 학교 대상 협박 글 사건에서도 확인됐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공중협박 혐의로 중학생 A군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A군은 지난해 10월 렌털업체 코웨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초월고 정수기에 독을 탔다”는 글을 두 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실제 학생의 이름을 작성자로 기재해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글은 업체 측이 학교에 통보하면서 드러났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약 3개월 만에 A군의 신원을 특정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메신저 앱 디스코드가 범행에 사용된 정황도 확인됐다.

 

A군은 학교와 공공시설을 상대로 폭파 협박 글을 반복 게시해 구속 기소된 고등학생 B군이 운영하던 디스코드 대화방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전국 학교와 철도역 등을 대상으로 총 13차례 협박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게시글이 공중협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행위 시점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질 수 있는지에 있다. 공중협박죄 신설 이전 행위라면 협박죄 적용 가능성이 검토되지만, 피해자 특정 문제로 처벌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타인의 이름을 사용한 행위가 문서위조에 해당하는지도 별도 쟁점이다. 다만 단순히 작성자 이름을 기재한 수준만으로는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문서로 보기 어려워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A군이 만 14세 미만인 점도 변소 형법상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할 경우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사건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된다. 이 경우 보호관찰이나 시설위탁,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협박은 사회적 불안을 크게 유발하는 행위”라며 “공중협박죄 신설로 처벌 근거는 마련됐지만 적용 시점과 연령에 따른 책임 공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이 온라인 공간에서 모방 범행에 쉽게 노출되는 만큼 처벌과 함께 예방 중심의 교육과 관리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군의 전자기기를 포렌식해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연령을 고려할 때 형사처벌보다는 보호처분 절차로 사건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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