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검사 인권·양성평등 업무 제한…법무부, 입법 착수

  • 등록 2026.01.09 09: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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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관·담당관 보직에 결격 사유 명문화
기소·징계 단계부터 인사 배제…사전 차단 강화

 

성범죄 피해자 보호와 인권 감독을 담당하는 검찰 내 보직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성 비위 전력이 있는 검사가 인권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보직 제한을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가 이뤄지는 것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인권보호수사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인권보호관과 인권보호담당관 보직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자격 기준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보호관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시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인권제도 개선과 실태 조사, 인권교육, 심야조사 승인, 규칙 위반 시정 등 기능을 수행하며, 조직 내부를 감시하는 성격도 함께 갖는다.

 

이와 함께 양성평등 정책과 성희롱·성폭력 예방 업무 역시 인권 관련 보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처럼 성범죄 피해자 보호와 직접 맞닿아 있는 보직에 성 비위 전력이 있는 검사가 배치될 경우 제도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피해자 보호 기능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내부 감시 기능 역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성 비위 전력이 있는 검사가 인권보호관 업무를 수행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범죄 또는 성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검사는 총 5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은 퇴직했고 3명은 현재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한 검사는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인권보호관 업무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성폭력, 성희롱, 성매매, 스토킹 등 일정 비위로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경우뿐 아니라 공소가 제기되거나 징계가 청구된 경우에도 해당 보직에 임명하거나 지정할 수 없도록 했다. 음주운전이나 금품수수 등 청렴성과 관련된 사유도 결격 요건에 포함됐다.

 

이 같은 자격 제한은 인사 단계에서 결격 여부를 사전에 심사하도록 해, 인권 관련 보직에 부적절한 인사가 배치되는 것을 구조적으로 막는 효과를 갖는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의 취지에 대해 “인권보호관과 인권보호담당관은 국민 기본권 보호의 최일선에 있는 보직”이라며 “엄격한 자격 기준을 통해 국민 신뢰를 확보하고 실질적인 인권 보호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인권 관련 보직의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인권 보호 기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제도 보완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보라 기자 violet0218@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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