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졸림 사망’ 연인 사건…살인죄 판단 기준은

  • 등록 2026.01.09 14:16:45
크게보기

지속 압박 시 살인죄 인정 가능성

 

연인 사이에서 발생한 ‘목 졸림 사망’ 사건은 살인죄 성립 여부를 두고 피고인의 고의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단순한 우발적 범행인지, 사망 결과를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것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조른 이른바 ‘경부 압박’ 사건에서 살인의 고의를 판단할 때 압박의 강도와 지속시간, 피해자의 저항 여부, 범행 전후 정황, 법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특히 목 부위는 인체의 급소에 해당해 일정 시간 이상 압박이 이어질 경우 의식 상실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제압된 상태에서 압박이 반복되거나 지속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판례는 부검 결과만으로 사인을 단정하기보다는 다른 사망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있다.

 

이 같은 법리는 최근 교제 중이던 여성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건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택가에서 여자친구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자정을 넘긴 시점에 포천시 한 고속도로변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A씨는 지인에게 사실을 알렸고,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수사 결과 두 사람은 교제 약 한 달 만에 데이트 비용 문제로 갈등을 겪었고, A씨는 말다툼 과정에서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홧김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진술과 별개로 경부 압박의 구체적인 방식과 지속시간, 사망에 이르는 과정이 고의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 부검 결과에 대해 “손에 의한 경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제시했다.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는 압박 방식과 지속시간, 피해자의 저항 여부, 목 부위 손상 정도 등을 토대로 사망 결과를 인식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범행 이후 시신을 이동·유기한 행위 역시 범행 경위를 보여주는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별도의 형사책임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혜민 기자 wwnsla@sisalaw.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