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기로 머리 수차례 가격…법원 “미필적 고의 살인미수” 징역 6년

  • 등록 2026.01.10 15: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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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부위·횟수·도구 종합 판단…

 

둔기 등 위험한 물건으로 머리와 같은 치명적 부위를 반복적으로 공격한 경우 법원은 공격 부위와 도구의 위험성, 타격 횟수와 강도,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고 있다.

 

특히 사망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미수의 고의 여부는 피고인의 진술만으로 판단되지 않고, 범행 동기와 경위, 준비된 흉기의 종류와 사용 방식, 공격 부위와 반복성 등을 토대로 객관적으로 판단된다.

 

머리나 안면과 같은 취약 부위를 위험한 물건으로 반복 공격한 사안에서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실제로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해 두개골 골절이나 뇌출혈 등 중대한 상해가 발생한 경우, 법원은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보고 살인미수를 인정해 왔다.

 

다만 결과가 중대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살인의 고의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구체적 행위 와 정황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판단 기준은 최근 발생한 부동산 거래 분쟁 사건에서도 확인됐다.

 

제주지방법원은 제주시 구좌읍 한 목장에서 지인을 둔기로 공격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7일 오후 6시쯤 자신의 목장에서 지인 B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내려쳐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에는 사무실에서 미등록 수렵용 공기총을 들고 나와 차량을 타고 도주하려는 B씨를 향해 겨눈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임야 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금전 갈등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B씨가 약 1년간 잔금 5억 원을 지급하지 않자 불만을 품고 공격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에서 A씨는 “살해 의도는 없었고 피해자를 제지하려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머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강하게 가격한 점에 비춰 보면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공격을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를 인정했다.

 

또 공기총을 겨눈 행위에 대해서도 “차량을 멈추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할 의사가 인정된다”며 특수협박 미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살인미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생명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며 엄중한 처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흉기나 둔기를 이용해 머리와 같은 치명적인 부위를 반복적으로 공격한 경우에는 단순 상해를 넘어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며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보다 공격 방식과 위험성 같은 객관적 정황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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