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ㅕㄴ술 하는 분’ 마약 은어로 공범 찾은 20대 여성...징역형

  • 등록 2026.01.11 09: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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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인증까지 이어진 채팅
숙박시설서 추가 투약 반복
단속 피하는 ‘은어 코드’ 확산

 

SNS와 메신저를 통한 마약 거래·투약이 은어 형태로 확산되면서 수사당국의 단속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단순한 단어 치환을 넘어 새로운 은어가 계속 등장하면서 일반 이용자는 물론 수사기관도 의미를 즉각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빙두’, ‘시원한 캔디’, ‘술’, ‘작대기’, ‘쩌리’ 등 마약을 지칭하는 다양한 은어가 사용되고 있다. 특히 채팅앱에서는 자음만 남긴 형태나 변형된 표현을 활용해 단속을 피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표현이 대부분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한 SNS나 메신저에서 유통된다는 점이다. 게시글이나 대화 내용이 올라와도 국내에서 즉각 삭제 조치를 강제하기 어렵고, 계정 추적 역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방식은 실제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됐다. A씨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ㅅㅕㄴ술 하는 분’이라는 글을 올리고 함께 투약할 사람을 찾은 뒤 실제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해당 표현은 필로폰을 의미하는 은어로, A씨는 연락해 온 상대방에게 주사 자국 사진을 보내며 투약 사실을 인증하기도 했다. 이후 숙박시설 등에서 여러 차례 추가 투약까지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과거 마약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고,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투약을 반복했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법적으로도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대화 수준을 넘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 투약이나 사용뿐 아니라 타인에게 투약을 권유하거나 유인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채팅을 통해 함께 투약할 사람을 모집하거나 시간과 장소를 조율하는 경우 ‘유인·권유’로 평가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단순한 은어 사용을 넘어 실제 투약으로 이어진 점이 중요하게 고려됐다. 대화 내용이 단순 과시인지, 실제 범행을 위한 공모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수사기관은 온라인 마약 범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은어를 만들어 쓰기 때문에 의미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해외 기반 플랫폼은 협조를 받는 데 한계가 있어 신속한 차단과 추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신고와 잠복 수사, 디지털 포렌식 등을 병행하고 있지만 온라인 환경 변화 속도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온라인 기반 마약 범죄가 점점 조직화되고 있는 만큼 기술적 대응과 함께 국제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희원 기자 chw1641@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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