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차 노려 수천만원 털었다”…훔친 카드로 금은방서 1600만원 쓴 소년범

  • 등록 2026.01.12 11: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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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카드 결제까지…사기·부정사용 ‘경합 처벌’ 가능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에서 현금과 가방, 신용카드 등을 가져간 행위는 외관상 손괴가 없더라도 피해자의 점유를 배제하고 자신의 지배로 옮긴 것으로 평가돼 형법상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후 절취한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한 경우 사기와 신용카드 부정사용까지 함께 문제돼 처벌 범위가 확대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훔치는 행위뿐 아니라 점유자의 의사에 반해 재물을 자신의 지배 아래로 옮기는 경우에도 절도죄가 성립한다. 피해자가 당시 이를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범죄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절취한 신용카드를 이용한 결제 행위는 별도의 범죄로 평가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70조는 도난된 신용카드를 사용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가맹점을 기망해 물품을 교부받는 구조가 되는 만큼 사기죄도 함께 성립할 수 있다.

 

두 범죄는 보호법익과 행위 태양이 달라 실체적 경합 관계로 처벌된다.

 

장물취득죄의 적용 범위도 구분된다. 형법 제362조는 타인의 범죄로 생긴 재물을 취득한 경우를 처벌하지만, 절도범이 자신이 훔친 물건을 보관하거나 처분하는 행위는 별도로 장물취득죄가 성립하지 않고 절도 범위 내에서 평가된다.

 

다만 이를 이용해 제3자를 기망해 추가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는 별도의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다.

 

이 같은 법리는 실제 사건에서도 확인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9단독(전희숙 판사)은 절도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군에게 장기 1년, 단기 8개월의 징역형과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조사 결과 A군은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광주 지역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을 돌며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을 대상으로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 내부에 보관된 현금과 가방, 신용카드를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A군은 총 5차례에 걸쳐 현금 1500만원이 든 서류가방과 명품 가방, 신용카드 등을 절취했다. 이후 훔친 신용카드를 이용해 금은방에서 금목걸이와 금팔찌 등 16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구매했고, 탈취한 신분증으로 렌터카를 빌린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해당 범행이 단순 절도를 넘어 반복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절취한 신용카드를 이용해 추가 범행으로 이어진 점을 들어 죄질이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 범행의 경위와 횟수, 범행 기간, 피해 금액 규모 등을 종합하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당시 피고인이 만 17세였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소년범의 경우 소년법에 따라 장기와 단기를 함께 정하는 부정기형이 선고될 수 있다. 법원은 반복 범행 여부와 피해 규모, 피해 회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결정한다.

 

법조계는 차량 문이 잠기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범죄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점유를 침해해 재물을 취득한 이상 절도에 해당하며, 이후 카드 사용 등 추가 행위가 이어질 경우 처벌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소망 기자 lsm@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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