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은 변호사 "법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실질적 접근성은 여전히 격차 있다"

  • 등록 2026.01.12 18: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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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닿지 않는 게 문제

 

법률 서비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접근성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용 부담과 정보 부족, 제도적 장벽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특히 소액 사건이나 생계형 분쟁에서는 법적 대응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법률 서비스는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접근하는 구조인데 비용과 정보의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취약계층을 위한 법률 지원 제도와 온라인 법률 플랫폼의 역할을 균형 있게 활용해 실질적인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법률 서비스가 여전히 일부 계층에 집중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법률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접근하게 되는 구조인데 비용과 정보의 장벽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소액 사건이나 생계형 분쟁의 경우 권리 침해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비용 대비 실익을 따지다 보면 법적 대응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 법률 정보에 대한 접근성 역시 계층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온라인에 많은 정보가 공개돼 있다고 해도 자신의 사안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결국 ‘법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원칙과 달리 실질적인 접근성 측면에서는 격차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으로 공공 법률구조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대상과 범위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사건을 수임하는 구조를 넘어 분쟁 예방 단계에서 상담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의뢰인들 가운데는 대형 로펌에서 상담과 서면 작성, 재판 출석을 각각 다른 변호사가 맡는 이른바 ‘공장형 사건 처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 이 문제는 한쪽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여러 측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경제적 여건에 따라 법률 서비스 접근성에 차이가 생긴다는 현실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타당합니다.

 

다만 이것이 곧 사법 시스템 전체의 불공정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판사는 변호인의 유무와 관계없이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할 의무가 있고 실제로 많은 사건에서 그 원칙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또 법률구조공단이나 국선변호인 제도, 마을변호사 제도 등 취약계층의 법률 접근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존재합니다. 다만 이러한 제도들이 실제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고 있는지, 절차 자체가 또 다른 진입 장벽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서는 계속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위한 법률 지원 제도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여러 측면이 있지만 먼저 제도에 대한 인지도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법률구조공단이나 국선변호인 제도처럼 실질적인 지원 수단이 있음에도 정작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 신청 절차 역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신청 요건을 확인하고 서류를 준비해 기관을 방문하는 과정 자체가 법률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지원 대상 기준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득 기준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으면 실제로는 변호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제도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닿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법률 플랫폼이나 온라인 상담 서비스가 접근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기본적인 법률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일반적인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습니다. 법률 문제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안내와 실제 법률 조력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합니다.

 

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정보 취약계층에게는 온라인 중심 서비스가 새로운 장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온라인 플랫폼은 기존 제도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Q. 변호사 수가 늘었음에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법률 접근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가장 큰 이유는 공급이 늘었다고 해서 수요가 있는 곳에 고르게 분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변호사 수는 증가했지만 상당수가 수도권과 대형 사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지방이나 소액 사건을 다루는 영역에서는 여전히 공백이 존재합니다.

 

또 변호사 수가 늘면 경쟁을 통해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 일반 시민이 체감하는 법률 서비스 비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법률 서비스 시장에서는 단순한 공급 증가가 곧바로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특성이 있습니다.

 

또 시민들이 법률 문제를 인식하고 전문가를 찾아가기까지의 심리적 거리감도 작지 않습니다. 변호사를 언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모르거나 비용에 대한 막연한 부담 때문에 접근 자체를 미루는 경우도 많습니다.


Q. 마지막으로 법률 문제를 겪고 있지만 도움을 받기 어려운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A. 무엇보다 법률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고 너무 오래 버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법률구조공단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법률 상담 창구를 먼저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현재 상황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법률 문제를 지나치게 어렵고 낯선 영역으로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정보를 구하는 것 자체가 이미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보장된 권리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소망 기자 lsm@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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