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검찰개혁·보완수사권 관련 반대의견 수렴하라” 지시

  • 등록 2026.01.13 16: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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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중수청법 발표…수사·기소 분리 본격화
與 일각서 공소청 검사 보완수사권 존치 반발
청와대 “여러 의견 있어…당정 간 이견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 논란과 관련해 당의 숙의 결과를 정부가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정부안 발표 이후 여권 내부에서 이견이 분출되자 직접 조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청와대 대변인실은 일본 총리 초청으로 방일길에 오른 이 대통령이 일본 도착 직후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루어지면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했다.

 

이는 전날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을 공개한 직후 여권 내부에서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안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 설계를 둘러싼 이견이 노출된 상황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중대범죄수사청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 또는 외환·사이버 범죄 등 ‘9대 중대범죄’의 1차 수사를 전담한다. 기존 검찰이 직접 수사하던 영역을 중수청이 맡는 구조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다른 수사기관과 경합이 발생할 경우 사건 이첩을 요구하거나 반대로 사건을 넘길 수 있도록 했다.

 

조직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된다. 수사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인력으로 제한해 수사 역량을 확보하고, 전문수사관은 기존 공무원 체계를 유지하되 전직 절차를 통해 수사사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추진단은 “검찰 출신 중심의 제2의 검찰청이 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수사사법관과 공소청 검사 간 새로운 권력 결합 가능성을 우려했다.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에 집중하는 기관으로 재편된다. 정부안은 공소청 검사의 직무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공소청 검사는 고소·고발장을 직접 접수해 수사를 시작할 수 없고,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으며,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당 가입이나 정치 관여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도 신설됐다.

 

핵심 쟁점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다. 정부안은 이를 공소청법에 담지 않고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로 넘겼다. 추진단은 “검사의 수사개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만큼 직접 인지수사는 구조적으로 차단된다”고 설명했지만 여권 일부에서는 보완수사권이 사실상 검찰 수사권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범여권 의원들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일부 의원들은 “보완수사권은 절대 허용돼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정 장관이 “어떻게 보완할지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밝히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꿈도 꾸지 마시라”고 했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법무부는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시는 거냐”고 질타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당정 갈등으로 비치는 상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에서 “당과 정부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욱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당내 다양한 의원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당정 간 이견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를 통과해 올해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도 입법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구상이 실제 제도 변화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지연 기자 duswlansl@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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