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해 수정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당이 주최한 공청회에서도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졌다. 중수청 인력의 이원화 구조와 공소청의 3단 조직 체계를 유지할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첨예한 의견 대립이 드러났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의원총회 겸 대국민 공청회에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해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정부 입법예고안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였다. 정부안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공개 논의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공소청과 중수청의 역할과 권한,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해 국민 기대에 부합하는 최적의 검찰개혁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안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세부 설계는 조정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창렬 실장도 입법예고 이후 제기된 비판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입법예고 이후 제기된 다양한 우려와 비판을 알고 있다”며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안 일부 수정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중수청 인력 구조였다. 정부안은 중수청 수사 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나누는 이원화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두고 기존 검사와 수사관의 상하 관계가 사실상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최호진 단국대 법대 교수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법안상 상하 관계가 아니라 기능적 협력 관계로 규정돼 있다”며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 모두 사법경찰관으로서 검찰과는 다른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급에 따라 팀장과 팀원이 나뉠 수 있으나 이는 보직에 따른 것으로 전문수사관이 팀장을 맡거나 수사사법관이 팀원으로 배치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원화 구조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수사사법관 자격 요건상 검사 출신이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동일한 지위에서 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데 굳이 이원화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수청장에게까지 변호사 자격을 요구하는 점을 언급하며 “법조인 중심 구조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사 대상 범위도 논쟁 대상이 됐다. 황 교수는 정부안이 중수청에 9대 범죄 수사를 맡긴 데 대해 “출범 초기 혼선을 줄이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수사 범위 축소 필요성을 주장했다. 초기 안착을 위해 업무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소청 조직 설계를 놓고도 시각차가 뚜렷했다. 최 교수는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이어지는 3단 구조와 관련해 “항고와 재항고를 담당할 중간 단계 기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체계와 유사한 단계적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기존 검찰에서 고등검찰청은 실효성 논란이 컸다”며 “복잡한 3단 구조를 그대로 답습할 필요가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직 간소화와 기능 재설계를 요구한 셈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의원 질의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참여한 당원들의 실시간 질문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토론을 생중계하며 당원과 국민이 정부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제시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안에 대한 당내 반발과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 토론을 통해 수정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개혁의 큰 방향에는 공감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중수청 인력 구조와 공소청 조직 설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의 입법예고 시한인 26일을 앞두고 지난 16일 정책 의원총회를 연 데 이어 22일 추가 의원총회를 통해 당 차원의 수정 의견을 정리할 계획이다. 지도부는 공청회와 추가 의원총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정부에 공식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공청회는 검찰개혁의 방향성은 유지하되 제도 설계의 세부 내용을 둘러싼 조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