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 감독판 무단 공개 분쟁…저작권·계약 위반 쟁점

  • 등록 2026.01.21 1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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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유괴단, 10억 배상 판결 불복 항소
감독 개인 책임·명예훼손은 1심서 부정

 

뮤직비디오 감독판(디렉터스 컷) 무단 공개를 둘러싼 분쟁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저작권 귀속과 계약 위반 범위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상저작물의 권리 주체와 이용 범위, 표현의 명예훼손 여부까지 복합적으로 다투어지는 양상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은 어도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는 어도어의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인용해 “돌고래유괴단은 10억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신우석 감독 개인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고,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1억 원 청구 역시 기각했다.

 

이번 분쟁은 감독판 영상 공개를 계기로 시작됐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 ‘ETA’ 뮤직비디오의 디렉터스 컷을 자사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고, 어도어는 이를 무단 공개라고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영상 삭제 요구가 과도했다고 반박했고, 어도어는 허위 사실 유포라고 맞서며 갈등이 확대됐다.

 

이 같은 분쟁은 저작권과 계약 관계가 맞물리는 구조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저작권법은 영상저작물의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그 이용에 필요한 권리가 영상제작자에게 양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복제·배포·방송·전송 등의 권리가 포함된다.

 

따라서 감독판 공개의 적법성은 ▲영상저작물의 권리 귀속 주체 ▲감독에게 부여된 이용권 범위 ▲해당 영상이 별도의 저작물인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감독판이 기존 영상에 일부 장면을 추가하거나 재편집한 수준에 그친 경우에는 별도의 창작물이라기보다 원저작물의 복제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무단 공개는 저작권 침해뿐 아니라 계약 위반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1심 판결도 이러한 법리에 따라 감독판 게시 행위를 계약상 의무 위반 또는 권리 침해로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감독 개인의 관여 정도와 책임 범위를 구분해 법인 책임만 인정한 점이 특징이다.

 

분쟁 과정에서 제기된 명예훼손 주장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무단 공개’라는 표현이 계약 관계에 대한 평가 내지 의견으로 볼 여지가 있고, 사실 적시로 보더라도 진실 또는 진실로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사상 명예훼손은 사실 적시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 경우 성립하지만,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표현이거나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부정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콘텐츠 유통과 관련된 공적 관심 사안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항소심에서는 손해배상 범위와 책임 구조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10억 원으로 인정된 손해액의 산정 근거와 책임 제한 여부, 감독판의 법적 성격 등이 다시 판단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는 강제집행 여부도 함께 문제되고 있다. 금전 지급을 명하는 판결에는 통상 가집행 선고가 붙기 때문에 판결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승소한 측은 이를 집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어도어는 판결문 송달 이후 손해배상금에 대한 가집행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 상태다.

 

이에 맞서 돌고래유괴단 측은 항소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집행정지는 법원이 불복 사유와 손해 발생 가능성을 검토해 결정하며, 일반적으로는 일정 금액의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허용된다. 공탁이나 보증보험 증서 제출 등이 대표적인 방식이다.

문지연 기자 duswlansl@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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