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계기로 자본시장 제도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 개정과 배임죄 폐지 등 핵심 과제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자본시장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특위 위원장 오기형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상법 3차 개정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이 공유됐다. 오기형 의원은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과 정부가 자본시장 기초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통해 상법 개정 추진 의지가 재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배임죄 폐지와 관련해서도 보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임죄 폐지를 신속히 추진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련 입법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오찬 자리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장중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선 사실도 주요하게 거론됐다. 오기형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제시된 코스피 5000 공약이 상징적으로 현실화된 날”이라며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부터 자본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법 개정을 추진해 온 일관된 정책 기조의 결과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수 상승이 정책 연속성과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특위 점검 결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4년 말 0.9 수준에서 이날 기준 1.6까지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신흥국 평균 2.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속세 제도 개선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오기형 의원은 “비상장사는 자산 기준으로 상속세를 매기지만 상장사는 시가 기준이라 주가를 낮출 유인이 생긴다”며 “이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취지에 대한 공감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이소영 의원은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낮은 경우에는 비상장사 평가 방식으로 상속세를 산정하자는 취지”라며 대통령이 정책실장에게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제도 개선 검토가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상장 모회사가 수익성 높은 자회사를 분할해 다시 상장하는 중복상장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편 이날 오찬은 코스피 5000선 돌파라는 상징적 사건을 계기로 상법 개정, 배임죄 폐지, 상속세 제도 개선 등 자본시장 전반의 구조 개혁 과제를 재점검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