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 인천대학교 교원 임용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강제수사로 이어졌다. 채용 절차의 공정성 훼손 여부와 기록 관리 문제, 외부 청탁 가능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수사 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23일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인천대학교를 압수수색하고 무역학부 사무실 등을 중심으로 전임교원 채용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그간 대학 관계자들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해왔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고발된 관계자 23명 중 1명에 대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채용 전 과정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번 사안의 주요 쟁점은 채용 공정성 침해 여부와 자료 관리·보존 문제, 외부 청탁이나 금품 제공이 있었는지다. 채용 절차와 관련해서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당 법은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청탁이나 압력, 금품 제공 등을 금지하고 있다.
특정 지원자를 염두에 두고 평가 기준을 바꾸거나 심사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채용 점수나 등급을 사후에 조정하거나 심사위원을 오인하게 한 경우 업무방해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특히 단계별 평가 체계에서 앞선 절차의 결과를 인위적으로 손질했다면 이후 심사 전반의 공정성이 침해된 것으로 판단해왔다.
채용 서류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도 또 다른 쟁점이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유 교수 채용 당시 지원자 자료와 심사 기록이 보존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채용 관련 문서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일정 기간 또는 영구 보존 대상이 된다.
자료 소멸이 단순 관리 부실인지, 의도적 삭제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진다. 단순 누락이라면 행정상 책임에 그칠 수 있지만, 의혹을 감추기 위해 문서를 파쇄하거나 전산 파일을 삭제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증거인멸’이나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대구지방법원은 과거 채용비리 사건에서 관련 자료를 파쇄하고 컴퓨터를 교체한 행위를 증거인멸로 인정한 바 있다. 채용의 공정성과 별도로 자료 삭제 행위 자체가 독립된 범죄로 판단될 수 있다는 의미다.
부정청탁 여부 역시 수사의 핵심 요소다. 압수수색 영장에 일부 관계자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외부 인사의 영향력 행사나 내부 개입이 있었는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런 정황이 확인될 경우 사건은 형사처벌 사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법원은 모든 사전 지원이나 유리한 환경 조성을 곧바로 위법으로 보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국립대 교원 채용 사건에서 지원자의 연구 실적을 돕는 행위가 심사위원 판단을 왜곡했다고 보기 어렵다면 위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결국 위법성 판단은 심사 과정이 실제로 왜곡됐는지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대학교의 법적 지위도 변수로 거론된다. 인천대는 국립대학법인으로 일반 사립대와 달리 특별법에 근거해 운영된다. 이에 따라 채용 절차의 적법성 판단 역시 별도의 법적 구조 속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채용 공고, 심사 기준, 평가표, 결재 과정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평가 점수 변경 여부, 심사위원 구성과 역할, 문서 수정 이력 등 사후 개입 흔적이 있었는지에 수사가 집중될 전망이다.
한편, 인천대학교는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채용이 진행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