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원주교도소에서 수감 생활 중인 한 수형자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학대와 단절된 가족 관계 속에서 저를 찾아주는 이가 단 한 명도 없는 고립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타인과 유대를 맺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이곳에서도 수용자들에게 말을 건네거나 도움을 청하는 일이 제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 같습니다. 불우 수용자를 돕는 제도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저보다 연로하고 힘든 분들이 많다는 생각에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혼자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올겨울의 추위는 유독 시리고 가혹합니다. 생수 한 병 마음 편히 마시지 못하고 제 이름으로 된 이불 한 장 없이 밤마다 오들오들 떨며 잠을 청할 때면, 육체적인 추위보다 마음의 허기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막막한 마음에 지인의 권유를 떠올려 염치불구하고 더시사법률에 제 사연과 짧은 시 한 편을 보냅니다.
터널의 끝을 기다리며
과거, 나의 잘못으로 갇혀버린 나.
현재, 후회하며 그 무게를 견디는 나.
미래는 여전히 어두운 터널 같아
차마 그 끝이 보이지 않는구나.
과거의 그릇된 결정이 현재의 불행을 낳았고,
오늘의 초라한 모습에 내일마저 어두워 보이네.
과연 이 긴 터널에도 끝은 있을까?
고통과 상처뿐이었던 내 삶에
누군가의 따스함이 닿는 날이 오긴 올까?
당장의 편안함에 안주했던 어리석은 날들이
참으로 후회되고 한탄스럽다.
이제는 과거에서 그만 벗어나려 한다.
현재라는 차가운 물속에 나를 담금질하며
다가올 미래는 오직 밝음 속에 있기를 바라고 바라본다.
이 가혹한 겨울이 먼 훗날,
그저 나쁜 꿈의 한 조각으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부디 저처럼 홀로 남겨진 이의 작은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품36.5˚ 코너를 통해 세상의 온기를 아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기를 감히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