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모집·채용 과정에서 연령을 이유로 지원자를 차별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현행 법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제23조의3 제2항 등에 대해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사업주가 모집·채용 과정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헌법소원은 과거 한 시중은행의 인사·채용 업무를 담당했던 관계자들이 청구했다. 이들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일정 연령을 초과한 지원자를 일괄 탈락시키고 국회의원 등 외부 인사가 언급한 지원자를 ‘특이자’로 분류한 혐의로 기소돼 2022년 6월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청구인들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21년 12월 고령자고용법상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이라는 문구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서 규정한 ‘업무’, ‘방해’의 개념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또 채용 공정성을 해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채용절차법과 비교할 때 고령자고용법이 형사처벌을 규정한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고령자고용법이 차별의 기준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어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수 재판관은 “입법 목적과 관련 규정, 대법원 판례를 종합하면 해당 법률은 사업주가 채용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을 예측 가능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법원은 근로 내용상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없는데도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했다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례를 제시한 바 있다.
또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직무 성격, 근속 기간, 근로계약 또는 취업규칙 등에 따라 연령 기준이 불가피한 경우를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헌재는 채용절차법보다 형벌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행정 제재만으로 충분한지, 형사처벌이 필요한지는 입법자의 판단 영역”이라며 “연령 차별 행위는 수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과태료만으로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상환·김복형 재판관은 ‘합리적 이유’라는 기준이 불명확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법에서 직무 성격과 연령 기준이 필요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나, 신체적·정신적 능력 차이를 의미하는지 여부를 조문만으로 예측하기 어렵고, 해석 사례도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헌재는 업무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업무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계속 종사하는 사무 또는 사업을 의미하고, 방해란 이에 지장을 주거나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라며 “일반인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