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검거된 성직자 5년간 400명 넘어…대부분 강간·강제추행

  • 등록 2026.03.02 16: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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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이후에도 반복되는 종교 지도자 성범죄...
성범죄 전력 있어도 종교 활동 제한 규정 없어

 

최근 5년간 성범죄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성직자가 4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중대 성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종교 지도자의 지위를 악용한 범죄에 대한 제도적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국회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성범죄로 검거된 성직자는 총 458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가 450명으로 전체의 약 88.9%를 차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 촬영이 36건으로 뒤를 이었고, 통신매체 이용 음란 18건, 성적 목적 공공장소 침입 2건 등이 포함됐다. 전체 검거 인원은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불법 촬영 범죄는 2020년 5건에서 2024년 10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JMS 이후에도 반복되는 종교 지도자 성범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 사건 이후 종교 지도자의 성범죄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됐지만 유사 사건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약 10년간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전직 목사 윤모 씨는 상습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오는 3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범행을 정당화하려 한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전직 목사 이모 씨 역시 장기간 신도 성추행과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 혐의로 입건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두 사건 모두 가해자가 기존 교단에서 파면 또는 퇴출됐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교단이나 교회로 이동해 종교 활동을 이어가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장치는 사실상 없는 상태다.

 

실제로 수사 중인 이 씨는 경찰 조사 기간 경기 김포의 한 교회에서 강사 자격으로 설교를 진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회 측은 사건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피해자들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정 판결이 내려진 사건에서도 종교 행위를 이용한 성범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담임목사 지위를 이용해 당시 17세 미성년 신도에게 “축사를 통해 음란한 영을 내쫓는다”고 접근한 뒤 간음한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에 대한 위력 간음 혐의를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의지하고 있던 관계를 악용해 종교적 행위를 빙자해 범행을 시작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함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또한 ‘성령 치료’나 안수기도 명목으로 신체 접촉을 강요하거나 교회 내 절대적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성폭력을 저지른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현행법상 성범죄 전력이 있는 성직자의 종교 활동을 제한할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범죄 전과자는 교사, 공무원, 체육지도자, 운수종사자, 가사서비스 종사자 등 다양한 직군에서 취업이 제한된다.

 

반면 종교인이나 성직자는 취업 제한 직군에 포함되지 않아 형 집행 이후 동일한 종교 활동으로 복귀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명석 역시 2009년 강간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출소한 뒤 다시 동종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비판을 받았다. 정 씨는 복수의 JMS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이후에도 종교 활동을 재개했고, 이후 준강간과 강제추행 혐의로 다시 구속기소됐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5년 11월 10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른바 ‘JMS 방지법’으로 불리는 해당 개정안은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경우 취업 제한 대상 직군에 종교인과 성직자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법인 안팍의 안지성 변호사는 “종교 공동체에서는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성범죄가 발생할 경우 피해 회복이 더욱 어려운 특징이 있다”며 “JMS 사건 이후에도 유사 범죄가 반복되는 만큼 재범 방지를 위한 법적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승연 기자 news@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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