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보이스피싱 인출책 관련 사건에서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드립니다.
첫째, 인출책으로 활동한 사람이 보이스피싱인 줄은 몰랐고 인터넷 도박 수익금 세탁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사무실에서 면접을 보고 도박 영상까지 보여줬다면, 이런 사정이 고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둘째, 공소장에 기재된 피해자와 실제 입금자의 이름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피해자는 최모씨인데 입금자는 전모씨인 경우, 해당 금원이 그 피해자의 피해금이라는 점은 누가 입증해야 하나요?
셋째, 인출책이 실제로 출금하여 전달한 금액이 7500만원인데 확인된 피해자는 1500만원을 입금한 1명뿐인 경우, 나머지 금액까지 전부 편취금이나 범죄수익으로 볼 수 있는 건가요?
넷째, 과거에 사기죄로 실형을 산 전력이 있고, 그 외에 음주운전이나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경우, 이런 전과들이 보이스피싱 사건의 양형에 각각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요?
A.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입니다. 보이스피싱 인출책 사건에서 자주 문제되는 쟁점들을 질문해 주셨는데, 각 사항에 대해 관련 법리와 실무 기준을 안내드리겠습니다.
1. 고의 인정 여부
보이스피싱 인출책 사건에서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실무상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만으로 곧바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현금수거책의 범의에 대해, 다른 공범과 순차적·암묵적으로 의사가 결합되어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점을 인식하면 족하고, 그 인식은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범행의 구체적 방법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원은 연락 방식, 채용 경위, 면접 여부, 업무 방식, 현금 전달 구조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질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실제 사무실에서 면접을 보고 도박 영상까지 제시받은 사정이 있다면, 이는 고의 판단 과정에서 하나의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사정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고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사정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여부가 실질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2. 피해자와 입금자가 다른 경우의 입증책임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검사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공소장에 기재된 피해자와 실제 입금자 명의가 다른 경우, 해당 금원이 그 피해자의 피해금이라는 연결관계를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다만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제3자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경우가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입금자 이름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금원이 피해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피해자 진술, 송금 경위, 계좌추적 자료 등을 통해 연결관계가 증거상 충분히 소명되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3. 확인된 피해액을 초과하는 금액의 처리
인출책이 전달한 총액이 7500만원이더라도 확인된 피해자가 1명, 피해액이 1500만원뿐이라면, 나머지 금액까지 당연히 동일한 피해금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는 각 금액이 어떤 피해사실과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한편, '편취금'과 '범죄수익'은 법적으로 동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특정 피해자의 편취금으로 특정되지 않더라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의 이동이나 은닉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해당 금원이 중대범죄에서 유래한 재산이라는 점은 입증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에서는 전달 금액 전체를 하나로 보기보다, 각 금액의 입금 경위와 출처를 개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법리상 정확한 접근입니다.
4. 전과가 양형에 미치는 영향
과거 사기죄로 실형을 산 전력은 보이스피싱 인출책 사건에서 양형상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무상 동종 전과와 재범 위험성은 구속 유지 여부와 양형 판단에서 상당히 중요한 고려 요소입니다.
반면 음주운전이나 폭행으로 인한 벌금형은 이번 사건과 동종성이 약한 전과에 해당합니다. 전과가 누적되어 있다는 점 자체가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양형에서 핵심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동종인 사기 전과입니다.
정리하면, 보이스피싱 인출책 사건은 고의의 범위, 피해금 특정, 전달 금액의 법적 성격 등 여러 쟁점이 얽혀 있는 유형입니다. 각 쟁점에 대해 관련 법리와 증거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황에 맞는 조언을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