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수용과 교도관 인력 부족 문제가 겹치면서 교정시설 내 수용자 간 폭행 사건이 증가하자 법무부가 대응에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용자 간 폭행 건수는 2020년 4758건에서 2024년 6320건으로 늘어나 약 3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수용 인원도 5만3873명에서 6만1366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교정공무원 정원은 2020년 1만6482명에서 2024년 1만6716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교정공무원 1인당 담당 수용자는 약 3.6명 수준까지 늘었고, 수용 인원 증가 속도를 인력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법무부는 수용자 간 폭행을 예방하기 위해 ‘수용자 거실 순환 배치 제도’를 운영해왔다.
교정기관장 판단에 따라 통상 1개월에서 3개월 주기로 수용자를 다른 거실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동일 인원이 장기간 함께 생활할 경우 특정 수용자가 주도권을 잡고 다른 수용자를 괴롭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부산구치소에서 발생한 수용자 집단폭행 사망 사건 당시 야간 근무 교도관은 3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6개 수용동을 교대로 순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같은 구치소에서는 한 달 뒤 수용자 4명이 동료 수용자 1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가해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유사 사건이 이어지면서 현장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최근 ‘폭행사고 우려자 지정 제도’를 도입했다. 폭행 위험성이 높은 수용자를 사전에 분리해 집중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지정된 수용자에 대해서는 매주 1회 신체검사와 상담을 실시하고, 매일 두 차례 폭행 예방 안내 방송도 진행한다.
부산구치소는 추가 대책으로 지난 3월부터 ‘마음안부우체통’ 제도를 도입해 추가 대응에 나섰다.
접견 과정에서 가족 등이 수용자의 이상 징후를 인지할 경우 이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접수된 내용은 교도관이 매일 확인한 뒤 보안 부서로 전달되며, 필요한 조치가 이어진다.
초기 입소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폭행 근절 교육과 신고 요령 안내도 강화됐으며, 신고자 보호 제도를 통해 보복이나 협박으로 은폐되는 폭행 사건에도 대응하고 있다.
법무부는 <더시사법률>에 “현재는 부산구치소에서 자체적으로 시행 중인 방안”이라며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전 교정시설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용자 가족을 포함한 신고자 보호 장치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국민신문고와 홈페이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폭행 피해 신고가 가능하며, 신고 활성화를 위해 교정공무원을 대상으로 「민원처리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정보보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개인정보 무단 유출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신고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인력 확충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폭행 예방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교정당국은 제도 개선과 함께 수용자와 가족의 신고를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폭행 피해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와 외부의 신고가 모두 중요하다”며 “신고 활성화를 통해 은폐된 폭행을 줄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