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을 통해 금괴를 신체에 은닉한 채 반복적으로 반입하거나 반출하는 행위는 관세법상 무신고 밀수입·밀수출에 해당할 수 있으며, 규모가 클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중형과 거액의 벌금형이 병과될 수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관세법은 물품을 수입하거나 수출할 때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밀수 범행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돼 물품 가액이나 세액을 기준으로 한 배수 벌금이 부과된다. 이로 인해 범행 규모가 클수록 벌금이 수십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
밀수 물품이 이미 유통돼 몰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가액 상당액을 추징해 범죄수익을 환수한다.
이 같은 법리가 적용된 사건에서 A씨는 2015년 9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총 53차례에 걸쳐 운반책 32명을 동원해 금괴 314㎏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금괴 시가는 약 146억 원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6년 5월 운반책 10명을 이용해 인천에서 일본으로 금괴 10㎏을 반출한 혐의도 받는다.
수사 결과 A씨는 운반책들에게 금괴를 신체에 은닉한 채 항공기에 탑승하도록 지시하고, 성공 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조직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에서는 반복된 밀수 행위의 평가 방식과 조직적 범행 구조가 쟁점이 됐다. 관세범은 통관 단위별로 범죄가 성립하는 만큼 반복 범행은 회차별로 별도 범죄로 인정되고 경합범으로 가중 처벌될 수 있다.
또 다수 운반책을 동원해 범행을 지휘한 경우 단순 가담을 넘어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벌금 산정 구조 역시 중요하게 다뤄졌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 물품 원가를 기준으로 한 배수 벌금이 부과돼 범행 규모에 따라 벌금 액수가 크게 증가한다.
추징도 별도로 이루어진다. 밀수 물품이 처분돼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 범칙 당시 국내 도매가격 등을 기준으로 금액이 산정된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관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A씨(68)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36억10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151억1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다수 운반책을 동원해 고액의 금괴를 반복적으로 밀수출입한 점에서 범행 규모와 기간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어 “세관 수사 이후 장기간 도주한 점과 일부 범행이 공소시효로 제외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