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변경 시비 과정에서 차량에서 내려 상대 운전자를 끌어내려 폭행하는 이른바 ‘도로 위 보복성 폭력’이 반복되는 가운데, 법원이 이러한 행위에 대해 상해죄를 적용해 실형을 선고했다.
운행 중이 아닌 정차 상태에서 발생한 폭행이라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뇌진탕 등 상해가 발생한 경우 형사책임이 무겁게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판사)은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10월 5일 오후 2시 39분쯤 제주시 한 도로에서 피해자 차량이 자신의 차량 앞으로 급히 끼어들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신호 대기 중이던 피해자 차량으로 다가간 A씨는 “운전을 왜 그렇게 하느냐”는 취지로 욕설하며 피해자를 하차시킨 뒤, 주먹과 무릎으로 머리와 얼굴 부위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뇌진탕 등 수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운행 중 차량을 대상으로 한 폭행이 아닌, 정차 상태에서 운전자를 끌어내려 폭행한 행위가 어떤 법적 평가를 받는지 여부다.
판례는 상대방에게 신체 기능의 장애를 초래한 경우에는 형법상 상해죄가 성립하며, 뇌진탕과 같은 증상은 통상 상해로 인정된다. 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치상은 ‘운행 중인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폭행이어야 적용되는 만큼, 정차 상태에서 이뤄진 폭행은 별도로 상해죄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재판부는 “폭력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상해 정도도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20회에 걸친 동종 범죄 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양형에서는 폭행의 강도와 상해 결과, 반복된 범행 전력 등이 주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피해 회복 여부나 합의 여부가 감경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나, 동종 전력이 누적된 경우에는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