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 살인사건’으로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들이 재심 과정에서 허위 증언을 한 경찰관들을 고소했다. 고문과 증거 조작 행위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이 어렵지만 재판 과정에서의 위증에 대해서는 별도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인철(63)·장동익(66)씨의 법률대리인 박준영 변호사는 사건 당시 수사에 관여한 전직 경찰관 5명을 위증 혐의로 부산경찰청에 고소했다. 피고소인은 사하경찰서 소속 4명과 중부경찰서 소속 1명이다.
박 변호사는 이들이 수사 단계에서 폭행과 물고문 등 가혹행위를 가해 허위 자백을 받아냈음에도 재심 법정에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사실과 다른 증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관련해서는 별건으로 처리된 특수강도 사건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강력범죄 전력이 없는 피해자들을 범인으로 특정하는 과정에서 사건 발생 이전 시점의 범행을 꾸며 혐의를 보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심 재판부와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은 해당 사건의 신빙성이 낮고 가공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박 변호사는 고소장과 함께 재심 개시 결정문과 무죄 판결문,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 경찰관 5명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국토교통부 사실조회 회신 자료 등을 제출했다.
그는 “고문과 증거 조작은 공소시효로 처벌이 불가능하지만 재심 법정에서의 위증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는 위증죄 공소시효와 맞물려 진행됐다. 위증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피고소인들에 대한 시효는 이르면 6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돼 내년 5월 말 종료된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부산 낙동강변에서 발생한 강도살인 사건이다. 당시 차량에 타고 있던 남녀가 괴한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고, 남성은 부상을 입었다.
사건 발생 1년 10개월 뒤 최씨와 장씨는 살인 용의자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21년간 복역한 뒤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다.
이들은 수사 초기부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가 2019년 “고문에 의해 사건이 조작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재심 절차가 본격화됐다.
부산고법 형사1부는 2021년 2월 재심에서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이후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72억원 지급 판결이 확정됐다.
경찰청은 재심 선고 직후 “적법 절차와 인권 중심 수사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