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보호공단, 출소자 통신비 지원 사업 확대…‘해피콜’로 재범 방지 연계

  • 등록 2026.04.09 13: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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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43명 신청·479명 지원
누리집 신청…비대면 접수 가능

 

출소 후 혼자 생활을 시작한 박모(40대)씨는 휴대전화 요금부터 고민해야 했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매달 통신비를 내는 것도 부담이었다. 구직을 위해 전화와 데이터가 필요했지만 생활비를 아껴야 하는 처지였고 연락이 끊기면 일자리 기회도 함께 끊겼다.

이후 박씨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통신비 지원을 통해 휴대전화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연락이 가능해지면서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었다”며 “생활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정시설에서 출소한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현실은 ‘단절’이다. 상당수 출소자는 휴대전화조차 없어 사회와의 연결이 끊긴 상태에서 출발한다. 취업 정보 접근이 어려워지고 머물 곳과 생계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 연결까지 끊기면 재사회화는 더욱 어려워진다.

 

9일 <더 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재범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실제로 2023년 경찰청 범행동기 통계에 따르면 생계형 범죄 비율은 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출소자는 휴대전화 이용조차 어려워 취업 정보 접근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제약을 받는다. 이로 인해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재사회화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통신비 지원 사업을 통해 출소자의 사회 복귀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공단은 휴대전화 이용이 어려운 출소자와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통신비와 단말기를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 중이다.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고 재사회화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해당 사업은 단순 통신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해피콜’이라는 정기적인 전화 상담을 통해 출소자의 근황을 파악하고, 필요 시 숙식 제공이나 취업 알선 등 법무보호사업으로 신속히 연계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지원 대상은 형사처분이나 보호처분을 받은 출소자, 보호관찰 대상자, 소년원 퇴원생 등이다. 출소 후 기간 제한은 없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있고 공단 보호사업에 참여 의사가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공단 홈페이지 누리집에서 가능하며 출소증과 신분증,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하면 된다. 대면 방문 없이도 신청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아졌다.

※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홈페이지 (https://koreha.or.kr)

 

통신비는 월 5만 원 수준의 요금제를 기준으로 최대 6개월간 통신비 일부를 지원한다. 데이터 10GB와 음성·문자 무제한이 포함된 요금제로 구직 활동과 일상 소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휴대전화가 없는 경우에는 보급형 중고 단말기도 함께 지원된다. 다만 단말기 지원은 통신사 재고 상황 등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

 

사업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2025년 시범 운영 당시 총 943명이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대기 포함 479명이 실제 지원을 받았다. 통신비 체납이나 본인 취소 등의 사유로 일부는 제외됐지만, 사업 초기임에도 절반 이상이 혜택을 받은 셈이다.

 

또한 2026년 1분기에도 193명이 지원을 받으며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단은 올해 총 1500명 규모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제도 운영에는 한계도 있다. 통신요금 미납 이력이 있는 경우 개통 자체가 제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사가 연체 정보를 공유하고 이용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단은 선불폰이나 데이터 카드 지원 방식을 검토해 통신비 미납 이력이 있는 대상자도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공단의 출소자 지원 제도는 생계비, 주거비, 의료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통신비 지원 사업은 사회와의 연결을 회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절을 줄이고 재범을 예방하는 동시에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공단 관계자는 “출소 초기 안정적인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결망 유지가 중요하다”며 “통신비 지원과 정기 상담을 통해 자립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상자 맞춤형 운영과 투명한 관리가 병행되면 제도의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 movie@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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