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벚꽃축제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이 가해 학생들의 신상 정보와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뒤 피소됐다. 가해 학생 측 가족이 고소에 나서면서 피해 대응 과정의 사적 제재가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청주흥덕경찰서는 무심천 벚꽃축제 폭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피해자 가족 A씨(30대)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이다. 고소장에는 명예훼손, 협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삼촌인 A씨는 지난 5일 중학생인 조카 B양이 축제 현장에서 또래 여학생 4명에게 폭행을 당하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신상 정보를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해당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소인 측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자녀를 불러내 사과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성인이 될 때까지 신상 정보를 유포하겠다고 압박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가해 학생들이 먼저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SNS에 올려 확산시켰다”며 “정당한 사과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응 차원으로 게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사건은 무심천 벚꽃축제 인근에서 가해 학생들이 B양을 둘러싸고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B양은 과거 교제했던 남학생의 현재 여자친구와 그 지인들로부터 공격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C양을 포함한 가해 학생들은 B양에게 전치 10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가 적용돼 입건된 상태다.
온라인에서는 A씨의 대응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가족이 피해를 입으면 누구라도 나섰을 것”, “가해자들이 먼저 영상을 올렸다면 대응도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미성년자 신상 공개는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법적 절차를 벗어난 대응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현행법상 무차별적인 신상 공개 등 사적 제재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실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법당국은 사적 제재를 명분으로 한 사건 관련 게시물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25년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임신·결별 과정에서 채무자가 채권자의 실명 등 신상정보와 사적 대화를 결합해 “아이를 버렸다”는 취지로 게시한 사건에서 위법성을 인정하고 해당 게시물의 삭제를 명령했다.
다만 사법당국의 엄정 대응 의지와 경찰의 신속한 조치에도 근본적인 확산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시물이 다른 플랫폼으로 재유포되면서 확산 속도를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공개된 용인 학교폭력 영상의 경우 삭제 조치 이후에도 피해 학생의 얼굴이 노출된 영상 일부가 온라인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사적 제재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가해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개인이 신상 공개나 압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 형사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며 “특히 미성년자가 관련된 사안에서는 보호 필요성이 더욱 크게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측은 감정적 대응보다 수사기관을 통한 절차적 해결에 집중해야 하며, 온라인 게시 행위 역시 법적 기준을 충분히 검토한 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