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여주교도소에서 하루하루를 반성하며 지내고 있는 수형자입니다. 24년 3월에 처음 구치소에 들어왔다가 올해 2월 이곳 교도소로 넘어오게 됐습니다. 담장 안에 갇혀 지내다 보니 참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내가 그때 사고만 안 쳤어도 지금쯤 가족들이랑 저녁 먹으며 웃고 떠들고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에 목이 맵니다. 지난 시간을 떠올릴 때마다 못난 자식 때문에 고생만 한 가족들 생각에 눈물부터 앞서네요. 보고 싶어도 못 보고, 남들 다 가는 여행 한번 같이 못 가드리고... 번듯하게 성공해서 효도부터 해드리고 싶었는데 효도는커녕 죄수복 입은 모습만 보여드린 게 너무 가슴 아프고 죄송합니다. 특히 잊지 못하는 날이 있습니다. 제가 재판받던 날, 징역 4년 선고 소식을 들으신 어머니께서 그 자리에서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저는 그만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내 죄 때문에 아무 잘못 없는 우리 엄마 인생까지 무너뜨렸구나 싶어서 제가 저지른 잘못의 무게가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고요. 가족들을 만나려면 이제 2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뭘 해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속죄하며
우리는 살면서 무심코 “안녕히 주무셨어요?”라는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사회에 있을 땐 그저 관습적인 예의라고만 생각했던 이 짧은 안부가, 이곳 담장 안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지내다 보니 얼마나 고귀하고 어려운 축복인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의 밤이 아무런 공포나 걱정 없이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선의입니다. 하지만 우리 수용자들은 그 소중한 타인의 평온을 깨뜨리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입니다. 내가 무심코 던진 잘못의 돌에 맞은 누군가는 그날 이후 단 하루도 ‘안녕히’ 잠들지 못하는 고통의 밤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자각이 들 때면 감히 타인에게 안부를 묻거나 사랑을 논하는 것조차 오만하고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피해자의 상처를 외면한 채 내 마음의 평안만을 구하는 것은 또 다른 가해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반성은 단순히 말로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깨뜨린 타인의 일상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방치하고 미워하며 불성실하게 수용 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속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오히려 나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온 것뿐인데 사람들은 참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사실 1년은 정확히 365일이 아니라 365일 6시간(5시간 48분)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 미세한 오차가 모여 4년에 한 번, 2월 29일이라는 '윤년'을 만들어냅니다. 어쩌면 제게 주어진 이 수용 생활 또한, 어긋난 삶의 궤도를 수정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선 '인생의 윤달' 같은 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속되고 처음 맞이한 연말은 참으로 끔찍했습니다. 텔레비전 속에서 한 해의 성과를 축하하며 환하게 웃는 이들을 보며, 공연히 그들을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저렇게 빛나며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차가운 담장 안에 덩그러니 멈춰 서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나 봅니다.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어 보려 해도 거울 속에 비친 건 일그러진 얼굴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깨닫습니다. 내가 시기했던 그들의 환한 미소는 정직하게 땀 흘린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는 것을요. 내가 그리워하는 가족의 온기,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는 새해 인사... 그 평범한 행복을 누릴 자격을 스스로 내던진 건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
안녕하세요. 교정시설 내에서 부정행위가 근절되고 모든 수용자들이 건강한 수용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현재 교정시설에서는 많은 수용자들이 정신과 진료를 통해 수면제 등을 비롯한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약이 꼭 필요한 분들도 있지만,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고 일어나면 출소 날이겠다 싶을 정도로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까지 수면제를 복용하며 수면제에 의존하는 중증 수용자가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약을 거래하기 위해 처방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처방받은 약을 숨기려고 혀 밑이나 잇몸 속 깊숙이 넣거나, 약을 먹은 척하고 먹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약을 받고서 바닥에 흘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수용자들은 이렇게 숨긴 약들을 교정시설 내에서 수수·거래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용되어 있는 중에도 이런 행위들로 벌금형부터 실형까지 선고된 경우를 보기도 했습니다. 한정된 인력의 교도관이 수용자들의 모든 행위를 감시하기도 어렵고, 다수 수용자들이 먹는 많은 양의 약을 하나하나 다 확인할 수도 없는 현실적인 제약을 악용해 이러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수용자들 때문에 실질적으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8세 학생을 살해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심신미약 인정 기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재완은 지난해 2월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김하나양을 유인한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명씨는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했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고, 그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자의로 심신장애를 유발한 경우에는 적용이 제한된다. 그러나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명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심신미약 인정의 쟁점은 단순한 정신질환 여부가 아니라 범행 당시 행위 통제 능력이 실제로 저하됐는지 여부에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범행의 계획성, 기만·유인, 범행 후 은폐 시도 등의 사정은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이 유지됐다는 강한 정황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선고 2021도8657). 이번 사건에서도 명씨가 피해자를 유인해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 과정에서
자기자본 없이 임차인 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입한 뒤 이를 돌려막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형 전세사기’ 사건에서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반복되는 범행 구조와 함께 제도적 허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형사3단독(심재남 부장판사)은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중개보조원으로 가담한 B씨는 징역 12년, 건물 명의자 C씨는 징역 10년, C씨의 아들 D씨는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8년 7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부산 연제구·부산진구·동래구·해운대구 일대에서 오피스텔 7개 동 265세대를 매입한 뒤 임차인을 모집해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250명, 피해 금액은 약 208억9400만원에 달했다. 전세사기 범행은 자기자본 없이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입한 뒤 신규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기존 보증금을 지급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금 흐름이 막히는 순간 대규모 피해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선순위 보증금이나 근저당권 등 핵심 정보를 축소하거나 허위로 고지하는 방식이 결합된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 이미 반환 불가능성이 내재된 구조
주말 오전 서울지하철 5호선 전동차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종호·이상주·이원석)는 15일 살인미수,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모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보호관찰 3년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 판단을 다시 살펴봐도 타당하다”며 “항소 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형을 변경할 만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원씨는 지난 5월 31일 오전 8시 42분쯤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출발해 마포역으로 향하던 열차 4번째 칸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화재로 원씨를 포함해 승객 23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 당시 열차에는 수백 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원씨는 이혼소송 과정에서 재산분할 결과에 불만을 품고, 아내에 대한 배신감을 느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경찰 송치 단계에서 적용된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 외에 열차 탑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개인적인 불만을 이유로 다수의 승객이 이용하는 지하철 전동차에 불
Q. 저는 여러 개의 형이 확정되어 있어 형집행순서 변경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추징금이나 벌금은 모두 없는 상태입니다. 이에 교도소장님께 형집행순서 변경을 신청하고자 담당 교도관에게 문의해보니 교도관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하였습니다. 그러나 형집행순서 변경은 검사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도관의 답변이 이해되지 않아 매우 답답한 상황입니다. A. 형집행순서 변경 신청은 반드시 교도소장을 통해서만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형집행순서 변경은 검사의 재량 사항입니다. 교도소장이 접수를 거부할 경우,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직접 검찰청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교도소장을 통한 신청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수형자가 직접 검찰청에 신청할 경우에도 검찰청은 신청서를 교정시설의 장에게 송부하여 의견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즉 변호인·본인이 검사에게 직접 신청하는 것은 가능하나, 실무상 교도소장의 의견 확인이 필수입니다. 관련 판례 부산고등법원 2022로7 결정에서는 “수형자가 교정시설의 장에게 형집행순서 변경 신청을 하였으나 이를 거부당하여 검찰청에 형집행순서 변경을 신청한 경우에는 관할
“지인을 살해해 놓고 출소 후 목표를 적어놓은 글을 반성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이 피고인의 ‘반성문’을 강하게 문제 삼으며 중형 선고를 재차 요구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52)에 대한 항소심 변론을 종결했다. 검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뒤 피고인이 제출한 반성문 내용을 직접 인용하며 “반성의 태도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반성문에서 ‘술을 먹고 사람을 죽였는데 그게 무슨 큰 잘못이냐’, ‘1심 형량이 무거워 억울해 항소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었다”며 “유가족이 들었다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는 30대 나이에 생명을 잃었는데 피고인은 반성 대신 출소 후 어떻게 살 것인지를 적어 냈다”며 “이 같은 반성문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원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후 전남 여수시의 한 선착장에서 함께 일하며 알게 된 지인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아버지에게 예의 바르게
경찰이 12·3 비상계엄 당시 체포자 수용 계획을 사전에 검토하고, 이후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증거인멸 및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12·3 당시 전국 구치소별 수용 가능 인원을 파악한 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문자메시지로 ‘최대 3600명 추가 수용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보고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계엄 해제 국면에서 교정본부 직원들에게 관련 보고 문건을 삭제하도록 지시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내란 특검은 신 전 본부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검의 수사기간 종료 후에 수사가 종결되지 않으면서 경찰로 사건이 이첩됐다. 특수본은 관련 의혹 수사를 위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위치한 내란 특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이 박 전 장관과 법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