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숨 고르기, 노·도·강 상승…외곽 아파트 ‘키맞추기’ 시작

노원 0.23%↑, 도봉·강북도 반등
전세 물량 감소에 매수세 확대

 

강남권 집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서울 외곽 아파트 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자금 여력이 제한된 실수요가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노원·도봉·강북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이 상승하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4주 기준 서울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올해 들어 노·도·강 지역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의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도봉구(1.06%)와 강북구(0.82%) 역시 지난해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 상승 전환했다.

 

이들 지역은 2021년 고점 이후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서울 주요 지역이 회복세를 보일 때도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고강도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시장 흐름이 바뀌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강남권 대신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대표는 “대출 규제 환경에서는 신혼부부나 젊은 실수요층이 접근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노원, 관악 등 외곽 지역은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가격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시장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일부 임차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이후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 물건이 부족해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에도 시장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시장에 나온 매물 중 상당수가 세입자가 있는 상태여서 실거주가 가능한 물량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실거주 목적 수요가 일부 매물에 집중되며 체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거래 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주공11단지 전용 69㎡는 지난 15일 7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동일 면적이 6억7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7개월 만에 1억 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간에 꺾이기보다는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남권이 조정 국면을 보이는 사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외곽 지역이 ‘키맞추기’ 흐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와 대출 규제, 공급 상황에 따라 상승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 규제 상황에서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핵심 지역과 외곽 간 가격 격차를 줄이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