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 출산을 원하는 난임부부에 대해 시술비 지원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확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법이 시행되면 난임 지원이 국가가 출산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7일 난임치료 지원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모자보건법'과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난임극복을 위해 시술비 지원, 상담 및 교육 등 지원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연령, 소득, 지원 횟수 등에 제한이 있어 반복 시술이 불가피한 난임 치료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난임 치료는 여러 차례 시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비용 부담이 누적되고, 지원 횟수 제한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임신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첫째 아이를 출산하려는 경우에 한해 시술비 지원 기준을 전면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령과 소득 기준을 없애고, 지원 횟수에도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해 사실상 ‘무제한 지원’ 체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출산율 제고에도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부담률도 기존 30%에서 5%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반복 치료에 따른 가계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고, 다자녀를 희망하는 가정의 출산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박준태 의원은 “간절히 아이를 원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단념해야 하는 가슴 아픈 현실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아이를 낳으려는 부부가 경제적 장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출산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 집에 몰래 들어가 수천만 원이 든 금고를 훔친 아들이 대법원에서 공소기각 판단을 받았다.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친족 간 재산 범죄가 친고죄로 개정되면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은 김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2024년 12월 부모의 주거지 안방 드레스룸에 보관돼 있던 약 2천만 원 상당의 금품이 들어 있는 금고를 수레에 실어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이듬해 6월 건물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보관된 현금을 훔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직계가족 간 절도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이후 형법 개정이 이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문제됐다. 기존 형법 제328조 제1항, 이른바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등 일정한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국회는 입법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개정 형법은 친족 간 재산범죄를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대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전환했다. 해당 규정은 2024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됐으며, 2024년 6월 27일 이후 발생한 범죄부터 적용된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로, 고소가 취소되면 공소 유지가 불가능하다. 판례 역시 1심 선고 전 고소가 취소된 경우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1심과 2심은 개정 전 법리를 기준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1심은 신속한 재판 필요성을 이유로 입법을 기다리지 않았고, 2심 역시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 형량만 징역 1년에서 8개월로 감경했다. 그러나 2심 선고 이후 개정 형법이 시행되면서 법적 평가가 달라졌다. 대법원은 해당 범죄가 친고죄로 평가되는 이상 피해자들이 1심 선고 전에 이미 고소를 취소한 경우 더 이상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1심 선고 전에 고소를 취소한 이상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절도 범행과 경합범 관계로 하나의 형이 선고된 점을 고려해 원심 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헤어진 연인에게 수백 차례 연락과 접근을 반복한 30대 여성이 구속되면서 상대방이 메시지를 실제로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처벌이 가능한지 여부가 법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보령경찰서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약 두 달간 헤어진 40대 남성 B씨에게 총 284회에 걸쳐 연락을 시도하고 주거지를 찾아가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피자와 꽃 배달을 보내거나 자택 앞에 편지를 두는 방식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상대방이 응답하지 않자 수십 차례 계좌로 ‘1원’을 송금하며 “어디야?” 등의 문구를 남기는 방식으로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에 대해 서면 경고와 접근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1∼3호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는 서면 경고(1호), 피해자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2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3호)로 구분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A씨는 조치 다음 날 다시 피해자 주거지를 찾아갔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피해자가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해 스마트 안심벨 설치 등 보호조치를 병행했다”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행 스토킹처벌법은 우편·전화·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글이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행위도 스토킹 행위에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아울러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소액을 송금하며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행위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통신망법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 등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핵심 쟁점은 ‘도달’ 여부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실제로 메시지를 확인했는지와 관계없이 별다른 제한 없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도달 요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선고 2018도14610). 즉 수신자가 메시지를 읽지 않았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다만 반복성 여부는 별도로 판단된다. 2012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2~3회 문자를 보낸 경우 사회 통념상 일회성 행위로 보고 반복적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범행 횟수와 시간 간격,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범죄 성립 여부가 결정된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실제로 읽었는지보다 ‘도달’했는지가 핵심 기준”이라며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반복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는 상태였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잠정조치 이후에도 동일한 행위가 이어질 경우 별도의 위반 범죄가 성립해 처벌이 가중될 수 있다”며 “행위 횟수와 기간, 피해자 의사에 반한 지속성이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설치된 약 12만 3천여 대의 CCTV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AI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해당 시스템이 전 자치구에 도입되면 서울 전역의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할 수 있어 실종자 수색과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 어디에서도 해당 시스템이 서울 시민의 얼굴 정보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축적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면 정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보가 공공기관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관리되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관리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편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한때 중국이 CCTV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국민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우리는 이를 두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이제 유사한 기술이 우리 사회에도 도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헌법재판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4의 상습적인 절도·강도 등 특정 재산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조항에 대해 확고한 합헌 판례 동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상습절도 혐의 가중처벌을 다룰 때 이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상습절도 사건에서는 이 사건이 과연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정한 엄격한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형법상 누범가중에 대한 특칙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범죄유형을 규정한 구성요건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이는 검사가 이 조항으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요건 요소들을 모두 엄격하게 증명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호인은 다음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3회 이상 징역형’이라는 전과 요건의 충족 여부이다. 대법원은 이 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판단하며, 법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전과는 산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형이 실효된 전과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지 않으며(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재판받는 당사자들과 만나다 보면 이들의 억울함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수사기관은 모든 증거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그 내용을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편집하여 제출한다. 반면 수사 대상인 피의자는 고소장과 자신이 진술한 피의자신문조서 외에는 거의 모든 증거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피고인에게는 검사의 기소 이후에야 비로소 증거기록 전체를 열람할 권한이 부여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수사기관이 구축한 증거 구조는 이미 상당 부분 완성되어 있고, 그 위에 형성된 법관의 초기 심증 역시 일정한 방향성이 생긴다. 이러한 상태에서 방대한 기록을 분석하고 그 허점을 찾아내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일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경험이 없는 개인에게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단순한 서면 반박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변호인의견서나 준비서면을 통해 논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인식을 전환시키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때 요구되는 것은 법관으로 하여금 기존 기록만으로는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결정적 장면’이다. 그 중심에 놓이는 절차가 바로 증인신문이다. 증인신문이 공판절차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는 서면
최근 도입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왜곡죄(형법 개정),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은 사법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선의에서 출발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법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까지 함께 보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를 들여다보면,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위험 요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먼저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법재판소가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던 영역을 일반 재판까지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겉으로 보면 사법 통제 장치를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제도가 실질적인 권리 구제보다 ‘희망 고문’에 가까운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문턱은 낮아졌지만, 인용 요건은 여전히 엄격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청구는 폭증하고, 실제로 구제되는 사례는 극소수에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