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사법률>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지낸 이 의원은 30년간 검찰에 몸담은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권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며 수사·기소 분리와 교정행정 개편 등 형사사법체계 전반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치검찰의 권한 남용 문제를 언급하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와 제도적 견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과 교정행정 구조 개편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성윤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검사로 재직하시다 정치에 입문하셨습니다. 검찰에서의 경험이 정치 참여 결심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A. 검사로 근무하면서 검찰 조직 문화, 이른바 폭탄주 등 잘못된 관행과는 거리를 두려고 했습니다. 주말에는 아내와 야생화를 보러 다니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겼습니다. 30년 동안 전국을 돌며 여러 사건을 맡았는데,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억울한 분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 수사의 출발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입니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다소 거친 수사 방식과 인권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모습에 대해 생각이 달랐고 충돌도 있었습니다. 이후 정권과 갈등을 겪으며 검찰을 떠나게 됐고, 국민들께서 저를 국회로 보내주셨습니다. 지금은 검찰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 통과로 검찰개혁 입법이 이뤄졌습니다. 향후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는 건축에 비유하면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입니다. 이제 「형사소송법」 개정 등 제도 운영의 구체적 내용을 채워야 할 단계입니다. 이러한 후속 입법은 제도 안착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아울러 수사권 분산 과정에서 특정 기관에 권한이 다시 집중되는 것을 막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수사 역량도 유지해야 합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각각 견제와 균형 속에서 작동하며 인권 보호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검찰에 집중돼 있던 권한을 분산해 두 기관이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형사사법체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Q.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제도 설계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A. 검찰개혁의 목표는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수사 역량을 유지하면서도 정치검찰의 재발을 막는 데 있습니다. 그동안 검찰은 보완수사권을 통해 내부 인사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외부 대상에 대해서는 과도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을 확립한 것입니다. 보완수사권을 유지할 경우 이름만 바뀐 ‘제2의 검찰청’이 될 수 있습니다. 공소청에는 보완수사권이 아닌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해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소방·경찰과 같은 제복 공무원으로 불리며 소외된 직업군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의원님께서는 평소 교정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져오신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교정공무원 국립묘지 설치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을 연이어 발의하셨습니다. A. 먼저 교정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안은 교정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를 완화해 본연의 업무에 더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는 법안입니다. 교정시설이라는 폐쇄적 환경에서 범죄자를 대면하는 교정공무원의 업무 특성을 감안해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이를 의료기관에 맡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교정공무원이 수용자로부터 받는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많은 상황에서 소송 지원을 통해 교정업무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직원 숙소와 복지시설 운영도 지원하고 퇴직 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취업 지원까지 포함했습니다. 「국립묘지 설치법(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이유 역시 교정공무원들이 다른 제복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30년 이상 근무 후 정년퇴직한 교정공무원을 국립호국원 안장 대상에 포함해, 합당한 예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Q. 교정행정 전반에 검찰의 영향력이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구조에 대한 평가와 개선 방향은 무엇입니까. A. 전 정부 시기 정치검찰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피의자를 회유·압박해 진술을 왜곡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출정 절차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검사가 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를 수사하려면 직접 구치소를 찾아가야 하며 수용자 관리 기준에 부합하는 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검찰이 교정행정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교도관이 검찰청으로 수용자를 데려오고 교정공무원들은 일부 검사들의 압력으로 제대로 된 수용자 관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변호인 없이 불시에 조사를 하거나 교정공무원이 조사를 참관하지 못하는 문제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권 보호 측면에서도 수용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는 교정공무원이 교정행정의 중심이 되는 것이 타당합니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며 교정행정까지 침범하는 현재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교정공무원과 검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고 교정공무원의 관리·감독 아래에서 수사기관의 조사가 이뤄지도록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Q. 교정청 신설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과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A. 교정청을 신설하는 법안도 발의되어 있을 뿐 아니라 법무부가 최근 교정본부를 독립해 교정청으로 승격하기 위한 TF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정행정은 수사와 재판에 이어지는 형사사법체계의 한 축입니다. 교정업무는 범죄자 수용관리와 처우에 대한 오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하고, 교정행정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궁극적으로 재범률을 줄여 국가 치안도 높아질 겁니다. 지금 교정본부는 법무부 내 본부라는 제약 때문에 다른 형사사법기관과의 협업이 필수적인 교정행정이 독립적으로 갖춰지지 않아 협의 권한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정청 설치가 추진되더라도, 단순히 행정적으로 기관을 독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정행정의 본래 목적인 수형자의 교정을 할 수 있는 권한과 기능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Q. 앞으로의 정치적 목표와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A. 검찰과 법원 개혁을 통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악용하는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하고,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내란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던 법원과 검찰을 개혁해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내란에 동조한 군과 경찰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관련 법률 등 제도 정비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과거 일제강점기 식민지 유제인 검찰·법원과 군·경찰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혁하는 것 역시 완전한 대한민국 회복을 위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부터 ‘빛의 혁명’까지 자랑스러운 K-민주주의를 어떻게 계승·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지역구가 전북 전주입니다. 대한민국 발전에서 뒤처진 ‘대한민국의 아픈 손가락’ 전북을 회복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또 다른 대한민국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직전인 4월 2일, 전북 발전을 가로막던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습니다. 앞으로는 전북 회복이 더욱 중요합니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에 ‘글로벌 서해안시대 특별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앞으로 새만금과 전북, 전남 등 서해안이 글로벌 경제 중심 권역으로 성장하고, 새만금이 대한민국 발전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의혹과 관련해 국민참여재판에서 ‘소주병 시연’을 허용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4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변호인 측은 다음 달 8일부터 10일간 예정된 국민참여재판과 관련해 “배심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생수병에 소주를 붓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싶다”며 시연 허가를 요청했다. 변호인은 “쌍방울 직원이 소주 3병과 생수 3병을 구매했는데, 생수는 500㎖, 소주는 360㎖로 용량이 달라 마지막 병이 채워지지 않는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소주 1병을 구매했다는 점을 배심원 앞에서 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연 요청은 형사소송 절차상 ‘검증’ 또는 증거물 조사 방식이다. 법원은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경우 사물의 상태나 결과를 오감으로 확인하는 검증을 실시할 수 있으며, 공판정 내에서도 재현 방식의 증거조사가 가능하다. 다만 실제 허용 여부는 재판부의 소송지휘 권한에 속한다. 시연이 사건 쟁점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당시 상황을 동일하게 재현할 수 있는지, 배심원에게 오해를 줄 우려가 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단순 계산이나 도면, 영상 자료로 충분한 경우 시연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사건 경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도 지난 9일 수원지검을 방문해 유사한 방식의 시연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또 이종석 원장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대북 송금 시기에 필리핀에 체류한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국정원 자료에 대한 사실조회도 신청했다. 한편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연어 술파티’ 장소로 지목된 객실에 대한 배심원 현장 방문도 검토되고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공판정 밖에서 검증이 진행될 경우 배심원도 참여할 수 있다. 증인으로는 수사를 담당한 검사와 당시 입회 변호사, 김성태 전 회장, 쌍방울 직원 등이 채택됐다. 재판 마지막 날인 6월 19일에는 검찰과 변호인의 최후변론이 진행된 뒤 배심원 평의를 거쳐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부는 “평의가 길어질 경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종료 즉시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시연 허용 여부에 대해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8일 열린다.
신혼여행 직후 별거에 들어간 한 남성이 혼인 관계만 유지한 채 홀로 형성한 재산까지 이혼 시 나눠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놨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30대 초반 직장인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25세에 5세 연상의 아내와 결혼했다. 대학 시절 아내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고 취업 후 한 차례 이별 위기를 겪었으나 재회 끝에 혼인에 이르렀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A씨는 신혼여행 직후부터 아내의 반복된 무시와 언어적 비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처가 식구들 앞에서도 수입을 문제 삼는 발언이 이어지며 갈등이 깊어졌다고 했다. 결정적 계기는 아내의 외도였다. 상대방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갈등을 이어갈 여력이 없었던 A씨는 결국 집을 나와 별거에 들어갔다. 이후 약 5년간 연락 없이 지내며 법적 혼인 관계만 유지해 왔다. A씨는 별거 기간 동안 홀로 생계를 꾸리며 자산을 형성했다. “집을 나올 때는 빈손이었지만 이후 일에 몰두하며 저축과 재테크로 상당한 자산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직장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 삶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서류상으로만 남은 혼인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며 “장기간 별거 동안 혼자 모은 재산까지 나눠야 한다면 억울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이혼 시 재산분할은 부부가 협력해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제도”라며 “장기간 별거로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이후 일방이 독자적으로 형성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재산이 파탄 이전에 형성된 기초 자산이나 경력, 영업 기반 등에 기초한 것이라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여지도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지만 파탄 이후 일방의 사정으로 발생한 재산 변동은 예외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혼여행 직후 별거가 시작됐고 이후 5년 이상 독립적인 생활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법원이 별거 시점을 실질적 파탄 시점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별거 이후 형성된 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향의 판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상대방이 혼인 기간 중 형성된 기반에 기초한 재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어 별거 당시 자산 규모와 이후 형성 경위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며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후 2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며 별거 시점과 자산 형성 경위를 입증할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몸 사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혹시라도 법왜곡죄로 고발당할까 봐 조금이라도 재량이 필요한 판단은 피한다는 것이다. 2026년 3월 12일,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법왜곡죄’가 신설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120명에 가까운 법관과 검사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하는 사법권력의 남용을 막겠다는 숭고한 취지가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법왜곡죄 도입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관이나 검사가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왜곡하여 적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집행되었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제도적 통제 장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법왜곡죄는 사법권 독립이라는 원칙이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 정의로운 칼이 현실에서 누구를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법왜곡죄라는 칼날의 위협은 부
그동안 우리 법조계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은 ‘의무로서 존재하지만 행사할 수 없는 권리’에 가까웠다. 기존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맞서 의뢰인의 자료를 지켜낼 적극적인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모730 결정은 바로 이 법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은 자산운용사 대표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사기관이 별건 혐의의 영장을 활용하여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초안, 반대신문 대비 자료 등 약 12만 개의 이메일을 압수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ACP는 단순한 변호사의 윤리적 의무를 넘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의뢰인의 ‘헌법적 성역’으로 확립되었다. 문서 보호의 기틀을 세운 것이 2024모730 결정이라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도4422 판결은 그 보호의 범위를 ‘의사소통의 매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압수물도 확보됐고 국과수 결과도 나와 1심 판결까지 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체념을 하는 것이다. 특히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준비하면 밖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제한되니 재판은 멀고 냉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재판에서는 전자정보 압수 절차 위반을 다투어 증거능력 배제를 이끌어내는 사례들이 생긴다. 그 사건들도 이미 다 확정된 사건처럼 보였지만 영장이 정한 선을 넘는 순간부터 증거는 흔들렸다. 영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헌법이 그어놓은 경계다. 그 선을 넘은 자료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무너질 수 있고 항소심은 그 경계를 묻는 절차의 재판이다. 한 사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을 수사한 경우를 들어보면, 수사기관은 케타민 관련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필로폰 관련 전자정보를 보았고, 별도 영장 없이 추가 탐색·복제·분석을 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르면 압수·수색·검증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장에는 혐의사실이 특정되어야 하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 혐의를 ‘탐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전자정보는 특히 위험하다. 휴대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설치된 약 12만 3천여 대의 CCTV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AI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해당 시스템이 전 자치구에 도입되면 서울 전역의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할 수 있어 실종자 수색과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 어디에서도 해당 시스템이 서울 시민의 얼굴 정보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축적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면 정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보가 공공기관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관리되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관리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편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한때 중국이 CCTV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국민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우리는 이를 두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이제 유사한 기술이 우리 사회에도 도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