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갑질 및 불법 의료행위 의혹을 받는 방송인 박나래(40)가 설 연휴 이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박나래를 의료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박나래는 당초 지난 12일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박나래 관련 사건은 강남경찰서 6건, 용산경찰서 2건 등 총 8건이 접수된 상태다. 박나래는 의사 면허가 없는 이른바 ‘주사이모’로 불린 인물로부터 병원 외 장소에서 수액 주사를 맞고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인물은 의료법·보건범죄단속법·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행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자는 처벌 대상이 되지만, 통상 시술을 받은 환자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에 따라 박나래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과의 분쟁도 이어가고 있다. 전 매니저들은 지난해 12월 직장 내 괴롭힘, 특수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을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일부는 박나래가 던진 술잔에 맞아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나래 소유 부동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하고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추가 고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들이 과도한 금전 요구를 했다며 공갈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맞고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양측은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병행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처벌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의 경우 적용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특수상해나 횡령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형사책임이 무겁게 판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당사자는 명확한 처벌 대상이지만, 시술을 받은 사람이 공모하거나 적극 가담한 정황이 없다면 형사책임을 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수상해 혐의는 고의성과 위험한 물건 사용 여부, 상해의 정도가 핵심 쟁점이 된다”며 “횡령 등 금전 관련 혐의 역시 자금 흐름과 회사 운영 구조에 대한 객관적 자료 확보가 수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현오 SK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특수상해 혐의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중요하다”며 “여러 혐의가 병합될 경우 실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를 노린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살인과 강도, 절도는 물론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수단으로까지 악용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금거래소 등에 따르면 순금 한 돈(3.75g) 가격은 86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값 상승과 맞물려 국내 금 거래도 활발해지면서 금은방과 개인 간 직거래를 겨냥한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경기 부천에서는 금은방 업주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성호(42)는 지난달 15일 오후 1시 1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의 한 금은방에서 50대 여성 업주 A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2000만원 상당의 귀금속과 금고 안에 있던 현금 2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인근에서 옷을 갈아입고 여러 차례 택시를 갈아타며 도주했으나, 같은 날 오후 5시 34분께 서울 종로3가역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체포 당시 김씨는 훔친 귀금속 대부분을 현금화한 상태였으며 수중에는 여권과 현금 약 1200만원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많은 빚을 갚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족 측은 김씨의 개인 채무가 300만원과 밀린 월세 45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동종 범죄 재발 방지와 사회적 경각심 제고를 위해 이달 19일까지 김성호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지인을 상대로 금을 빼앗은 사건도 발생했다. 인도 국적 40대 남성 C씨는 지난달 29일 남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같은 국적 40대 남성 D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20돈짜리 금목걸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C씨가 가스 불을 이용해 사체를 훼손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보했다. C씨는 살인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훔칠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자금세탁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2025년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휴대전화를 원격으로 조작해 금 거래를 가장한 송금을 시킨 뒤 실물 금을 수거·현금화하는 방식으로 피해금을 빼돌린 E씨와 F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2025고합468). 이들은 메신저로 피해자를 속여 금융정보를 확보한 뒤 원격제어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했다. 이후 피해자 계좌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에 ‘18K 금목걸이(10돈)’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판매자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조직은 피해자가 정상적인 구매자인 것처럼 가장해 거래를 성사시킨 뒤 금을 받아 곧바로 되팔아 현금화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금 가격 급등과 함께 관련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매가 활발해졌고 이를 노린 강력범죄와 절도 사건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금은방은 사설 경비업체를 통한 보안 강화를 검토하고, 개인 간 거래 시에도 인적이 드문 장소를 피하고 CCTV가 설치된 장소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조직이 현금 대신 금 거래를 악용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며 “금 구매를 대신해 달라거나 원격제어 앱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 의심스러운 송금 요청이나 거래 방식이 있을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112 또는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가격이 급등할수록 고가의 현물 자산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금 시장 과열 양상 속에서 투자 열기와 함께 안전 관리와 거래 주의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설 명절 당일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명절 기간마다 가정폭력 신고가 평시보다 급증하는 가운데 또다시 가족 간 비극이 발생했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78)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 55분께 자택에서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그는 아들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연도별 설 연휴 가정폭력 신고 건수도 평시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설 연휴 가정폭력 신고는 모두 일평균 800건을 웃돌았다. △2021년(2월 11~14일) 3376건·일평균 844건 △2022년(1월 29일~2월 2일) 4092건·일평균 818.4건 △2023년(1월 21~24일) 3562건·일평균 890.5건 △2024년(2월 9~12일) 3384건·일평균 846건이다. 이는 지난해 평시 일평균 신고 건수(648건)와 비교해 약 26~37%가량 높은 수치다. 실제로 설 명절 당일 가족 간 갈등이 강력 범죄로까지 번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설 명절 당일 B씨는 온 가족이 친척 집을 방문한 뒤 함께 귀가한 후 난방 온도 문제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피해자인 부친이 손바닥으로 그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자, 격분한 그는 주방에 있던 과도로 찔러 살해했다. 전문가들은 명절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가족이 장시간 한 공간에 머물면서 물리적·정서적 거리를 두기 어려워지고, 음식 준비와 손님맞이 등 가사·감정노동이 특정 구성원에게 집중될 경우 불만이 누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친척 방문 과정에서 직업·경제 상황·결혼·출산 문제 등이 비교·평가의 소재가 되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명절 비용 증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 음주 증가에 따른 충동성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명절은 가족이 밀집해 지내는 시간이 길고, 음주와 경제적 부담, 과거 갈등이 한꺼번에 표면화되기 쉬운 시기”라며 “사소한 언쟁이라도 격화될 경우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형사사건에서 ‘구속’은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국가형벌권 실현을 위해 개인의 신체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강력한 처분이다. 그래서 형사소송법은 구속을 원칙이 아니라 예외로 두고 있으며, 구속이 타당한지 여부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바로 구속적부심사와 보석이다. 이 두 제도는 모두 구속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청구(신청) 시기와 판단 기준은 분명히 다르며, 무분별하게 신청하여 기대만 키웠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법원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어떤 사정이 있을 때 기존 판단을 바꾸는지에 대한 이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구속적부심사는 법원이 구속의 적법 여부와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절차다. 최초 구속결정이 적법한지 여부에 더하여 구속 이후 새로 발생한 사유까지 포함하여 구속을 계속할 필요성이 여전히 있는지를 판단한다. 구속적부심사는 구속된 피의자,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가족, 동거인 또는 고용주가 청구할 수 있다. 공소제기 전까지 청구 가능하며, 수사 방해 목적 등이 없는 경우 청구서 접수 시부터 48시간 이내에 심문이 진행된다. 구속적부심사에서 법
“변호사님, 저는 회사를 살리려고 한 일입니다. 제 주머니로 들어온 돈은 한 푼도 없습니다.” 접견실에서 마주하는 기업인이나 자금 담당 피고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회사가 무너질 위기에서 급하게 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뿐이라는 항변이다.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들의 절박한 심정과 달리, 검찰의 공소장에는 ‘업무상 횡령’ 혹은 ‘업무상 배임’이라는 무거운 죄명이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그 한 줄의 죄명은 1심 법정에서 실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결국 구치소의 차가운 공기 속으로 사람을 밀어 넣는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난 뒤 피고인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 역시 비슷하다. “이제 끝난 건가요?” 그러나 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체념이 아니라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이다. 감정이 아니라 구조를, 억울함이 아니라 논리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재산 범죄 사건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벽은 ‘불법영득의사’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다. 횡령과 배임을 가르는 핵심은 단순하지 않다. 나를 위해 돈을 썼는지, 회사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이었는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것을
같은 제복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교도관들이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음에도, 각종 복지와 예우 제도에서 교도관은 반복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제복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각종 혜택과 지원 제도를 살펴보면,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포함되어 있으나 교도관은 빠져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호국원 안장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 국회마저도 같은 제복공무원인 교도관들의 존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소외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교도관 개개인의 자존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내가 퇴직 교도관 역시 호국원에 안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그곳에 안장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는 교도관 전체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이 직업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정당한 존중을 받고 있다는 최소한의 신호를 되찾기 위함이다. 교도관의 업무는 단순히 수용자를 관리·감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교도관들은 어떤 죄명으로 수용되었든 수용자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운동시간과 종교집회 참가 등을 철저히
잘못된 한 번의 판단은 이후의 삶의 모습을 좌우한다. 특히 전력이 있는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었을 경우 이후의 선택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술기운이 남아있던 저녁, 경찰의 정차 신호 앞에서 그 기로에 서게 됐다. 그에게는 이미 두 차례 음주 운전 전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상태였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걸린 그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공포감에 중대한 판단 착오에 빠져든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뢰인은 이를 생각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를 통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하나의 실수가 연쇄적인 오판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을 더 큰 궁지에 몰아넣고 말았다. 형사사건을 다루다 보면 이런 케이스를 흔히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한 행동이었겠지만, 이것이 수사기록상에 남게 되면 무게감이 달라진다. 특히 의뢰인처럼 반복 전과가 있을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의 시각은 냉정하다. 음주 운전에 무면허 운전, 여기에 사문서위조까지 더해져 의
2026년 현재, 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2년째 복역 중이다. 거기에 잘못 얽힌 건이 하나 더 있어 추가 건 재판도 받고 있다. 나의 잘못 때문에 우리 가족은 모두 흩어지고 사라졌다. 나는 벌써 세 번째 이곳에 발을 들이밀었다. 첫 징역살이 때는 모든 행복이 근처에 있었다. 결혼도 하고, 하던 일이 잘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2017년 2월 2일 파견된 형사에게 붙잡히고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그렇게 3년 형을 선고받고 어머니께 많은 투정을 부렸다. 당시엔 사회에서 쓰는 칫솔이 교도소 내로 반입 가능했었다. 그때 나는 카카오프렌즈 칫솔이 갖고 싶었고, 접견 오신 부모님께 당장 내일 그 칫솔을 넣어달라고 애걸복걸했었다. 장성급 장교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이었지만, 내 고집에 그다음 날 병가를 내고 아침 9시 접견 시간까지 칫솔을 구해다 주시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칫솔은 그날 들어오지 않았다. 이틀 뒤 관구실에서 나를 불렀다. ‘부모 사망’이라는 쪽지를 넘겨받았는데, 솔직히 슬프지도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발인 날이 다가왔고, 친누나의 보증 덕에 구치소를 잠시 나올 수 있었다.
1심 재판 선고를 받은 후 감옥으로 돌아오는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바깥세상의 모습은 마치 별세계처럼 낯설었다. 재판을 받고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서글펐다. 감옥의 담벼락이 세상과 우리를 갈라놓듯이, 바깥에 있는 일반 사람들은 교정버스 안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누구의 가족인지는 몰라도, 추운 겨울날 법원 정문에 서서 절대로 보이지 않을 교정버스 안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각자의 잘못으로 구속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시적으로 자유를 빼앗겼으나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하얀 눈이 녹아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그게 너무 아름다워서 슬펐다. 이곳에서 보내야 할 남은 시간들은 분명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간다. 지금은 혼자라서 아무도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다. 왠지 모르게 쓸쓸한 마음도 들지만, 선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금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절대로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가 않다. 올해를 감옥에서 보내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미결수입니다. 힘든 수감생활 중에 저희 오빠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는데 읽고 눈물로 밤을 지새웠네요. 한 방에 수감 중인 언니가 보고 있는 <더시사법률> 신문을 같이 보는데, 많은 걸 배우고 깨닫고 또 뉘우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밖에 있는 가족들이 안에 있는 이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마음에 많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오빠가 보낸 편지도 신문에 실어주실 수 있을까요? 신문을 읽는 다른 독자분들도 함께 읽고 마음의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그곳에서 맘고생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감방 밖에 있는 몸이라지만 내 마음 역시 감방에 갇혀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보다 네 이름을 더 크게 부르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 세상에서 제일 자유로웠던 네가, 이제는 시간표 안에서 숨 쉬고 있다니. 밤마다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들어라. 너는 죄로만 묶인 사람이 아니다. 실수를 했을 뿐이고, 넘어졌을 뿐이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벽은 너를 가두지만 너의 내일까지는 가두지 못한다. 사람은 어두운 데에서 다시 태어나기도 하니까. 동생아, 지금은 하루가 백 년
처음으로 아들에게 편지를 써본다. 10여 년 전 초등학교 3학년이던, 조그맣고 나를 닮은 너를 두고 난 무책임하게 집을 나와버렸지. 본래 1년의 별거를 약속했지만, 세월은 기약 없이 10년이나 흘러버렸다. 달력을 헤아려 보니 벌써 너는 성인이 된 지 한참이더구나. 이곳에 와서 네 또래 정도 되는 사람들을 보면 왜 이리 마음이 가는지…. 은연중에 나는 너를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밖에 있을 땐 뭔가 준비가 되어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은 벌써 다른 가정을 꾸렸는데 내가 나타나면 마음의 상처를 후벼파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지. 또 지금의 내 초라한 행색으로 인해 서로 마음만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고. 그러나 이젠 모든 걱정을 다 걷어버리고 서로 눈을 마주한 채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들, 나 또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단다. 내성적으로 자란 탓에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에서 혼란을 많이 겪었어. 그런 전철을 밟아보았기에 이혼만큼은 절대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게 혼자만의 다짐으로 되는 것은 아니더구나. 훗날 아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너는 나를 이해하기 어렵겠지. 그래도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