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에게 필로폰 등 마약류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51)가 태국에서 붙잡혀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 ‘청담’, ‘청담사장’ 등의 활동명을 사용해 온 최씨는 이날 오전 9시 8분쯤 국적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최씨는 입국 절차를 거쳐 경찰에 신병이 인계될 예정이다. 최씨는 2019년부터 필로폰 22㎏ 등 시가 10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 수사기관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였다. 최씨의 활동명인 ‘청담’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가족은 청담동에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고가 외제차를 이용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3월 25일 필리핀에서 강제 송환된 박왕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마약 공급책으로 활동했다는 단서를 확보했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를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하고 최씨 관련 5개 사건을 병합해 행적을 추적했다. 수사 결과 2018년 이후 출국 기록이 없던 최씨가 태국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가 확인됐다. 경찰은 방콕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사뭇쁘라깐주 일대로 수사망을 좁혔다. 한국 경찰과 태국 경찰은 사뭇쁘라깐주 고급주택 단지에서 사흘간 합동 잠복 작전을 벌인 끝에 지난달 10일 최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 공조 요청이 접수된 지 7일 만이었다. 송환 절차도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다. 주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경찰청 등 관계 기관이 협업하면서 최씨는 검거 약 3주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박왕열과 공모한 마약범죄 혐의뿐 아니라 여권법 위반 등 관련 범죄 전반을 수사할 방침이다. 태국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타인 명의 여권과 전자기기 등 압수물에 대해서도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 일대에 유통된 다량의 케타민과 엑스터시가 최씨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수사가 진행되면 최씨가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마약류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최씨의 범죄수익도 추적해 환수할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송환을 계기로 마약 범죄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 검거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 평택을 재선거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김용남 후보 공천을 두고 “그 이유를 분석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가 과거 보수정당 소속으로 활동하며 민주개혁 진영을 겨냥했던 발언들에 대해서는 “국민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후보는 지난달 30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김 후보 배치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 후보를 견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조 후보는 “정 대표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알 수도 없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지도 않고 있다”며 “아예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무슨 이유에서든 공천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그것을 분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제가 해야 할 일은 김 후보와 저 중 누가 민주개혁 진영의 가치와 비전에 충실한 사람인지, 누가 평택 발전과 혁신을 위해 더 많은 고민과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김 후보가 과거 ‘조국 저격수’로 불린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김 후보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에 충실한 활동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그 점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조 후보는 김 후보가 과거 제기했던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다시 꺼낸다면 반격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김 후보의 과거 발언 전반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후보는 “김 후보가 국민의힘 시절 민주개혁 진영에 대해 훨씬 독한 저격수 역할을 한 부분은 국민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김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보유 필요성을 언급한 점과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표현을 했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조 후보는 “그런 발언들에 대해서는 김 후보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는 조 후보와 김 후보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 내부 경쟁이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는 과거 보수정당 소속으로 활동하며 조 후보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홀덤펍을 가장한 불법 도박장 운영 사례가 잇따르면서 도박장 개설죄의 적용 범위와 처벌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 게임 공간으로 위장했더라도 환전 구조나 수익 취득이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이용자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5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4개월간 홀덤펍 등 영업장 내 불법 도박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최근 일부 업장이 텔레그램과 회원제 운영, CCTV 감시 등을 활용해 단속을 회피하는 등 운영 방식이 점차 은밀화·지능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속 대상에는 칩을 현금이나 코인으로 환전하는 행위, 업주가 수수료 등 이익을 취하는 구조, 대회 참가권(시드권)을 현금으로 거래한 뒤 운영자가 재매입하는 방식이 포함된다. 참가비를 받고 고액 상금을 지급하는 변칙적인 홀덤 대회 운영도 점검 대상에 들어간다. 경찰은 업주와 딜러, 환전책, 모집책, 도박 행위자 등 관련자 전반의 혐의를 규명하고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해 재범 가능성을 차단할 방침이다. 주범인 업주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조직적 운영 체계를 갖춘 경우에는 범죄단체조직죄 적용도 적극 검토한다. 2024년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홀덤펍 내 유사 카지노 행위 처벌이 가능해진 만큼 경찰은 관련 법 적용도 병행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집중 단속을 통해 불법 도박장 운영 및 도박 혐의로 6285명(구속 69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 약 240억원을 몰수·추징했다. 도박 범죄 적발 건수는 2023년 3823건에서 2024년 7087건으로 8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도박장 개설 사례는 2024년 1326건으로,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한 2007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수법이 실제 사건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5일 부산 도심에서는 출입문을 잠그고 인증 절차를 거친 손님만 입장시키는 방식으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부산 동구 한 상가 건물에서 홀덤펍으로 위장한 도박장을 운영하며 이용자들에게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주고 10%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참가자를 모집하고 후불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단속을 피하기 위한 구조를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칩 재구매를 제한 없이 허용해 하루 판돈이 수천만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공동 업주 등 7명을 구속 송치하고, 딜러와 도박 참여자 등 1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또 범죄수익 약 2억원에 대해 추징 보전 조치를 취했다. 한편 경찰은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 제보자에게 최대 5000만원의 범인검거공로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도박 행위자가 자수할 경우 임의적 감면 대상에 해당해 처벌이 면제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 수집과 112 신고 이력이 있는 업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탐문을 통해 증거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업장에 대한 무분별한 단속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성폭행 사건에서 가장 첨예한 다툼이 발생하는 영역 중 하나는 ‘동의’의 존재 여부다. 특히 준강간 사건에서는 당사자의 인식과 법적 판단 사이에 큰 간극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피고인은 분명히 합의된 관계였다고 호소하지만, 고소인은 당시 상황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될 경우 당시 상대방의 상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준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상황을 이용해 성관계를 가졌을 때 성립하는 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쟁점은 ‘상태’다. 즉 상대방이 정상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가 유죄 판단의 기준이 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성관계는 바로 이 지점이 다툼이 되는 대표적인 경우다. 술을 마신다고 해서 모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지는 않는다. 또한 같은 양의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취하는 정도와 판단 능력 저하의 수준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단순히 음주 사실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당시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이나 거부가 어려운 상태였는지를 구체
이 사건은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피트니스 콘텐츠 유튜버 A와, 유사한 콘셉트의 숏폼 영상을 제작하던 또 다른 크리에이터 B 사이에서 시작된 분쟁이었다. 한쪽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고, 다른 한쪽은 즉각 반박 입장을 내며 법률적 대응에 나섰다. 저작권 사건은 겉보기 인상만으로 결론 내릴 수 없다.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침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창작의 핵심 표현을 가져갔다면 일부만 바꾸었다고 해서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법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표현을 보호한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역시 보호 대상은 창작적인 표현형식이지 주제나 소재 그 자체가 아니라고 일관되게 판시해 왔다. 다시 말해 ‘다이어트’, ‘마트에서 장보기’, ‘운동 루틴’, ‘몸 상태 점검’ 같은 큰 틀의 기획이나 장르적 문법만으로는 형사책임을 논하기 어렵다. 무엇이 구체적으로 창작된 표현인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이용되었는지가 저작권 분쟁의 핵심이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문제로 지적된 요소는 특정 멘트, 마트에서 장을 보는 장면, 신체를 강조하는 연출 등이었다. 이는 A유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몸 사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혹시라도 법왜곡죄로 고발당할까 봐 조금이라도 재량이 필요한 판단은 피한다는 것이다. 2026년 3월 12일,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법왜곡죄’가 신설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120명에 가까운 법관과 검사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하는 사법권력의 남용을 막겠다는 숭고한 취지가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법왜곡죄 도입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관이나 검사가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왜곡하여 적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집행되었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제도적 통제 장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법왜곡죄는 사법권 독립이라는 원칙이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 정의로운 칼이 현실에서 누구를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법왜곡죄라는 칼날의 위협은 부
그동안 우리 법조계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은 ‘의무로서 존재하지만 행사할 수 없는 권리’에 가까웠다. 기존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맞서 의뢰인의 자료를 지켜낼 적극적인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모730 결정은 바로 이 법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은 자산운용사 대표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사기관이 별건 혐의의 영장을 활용하여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초안, 반대신문 대비 자료 등 약 12만 개의 이메일을 압수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ACP는 단순한 변호사의 윤리적 의무를 넘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의뢰인의 ‘헌법적 성역’으로 확립되었다. 문서 보호의 기틀을 세운 것이 2024모730 결정이라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도4422 판결은 그 보호의 범위를 ‘의사소통의 매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