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물거래 투자 손실을 만회하고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학교법인 자금을 수십억 원 빼돌린 40대 여성 교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징역 7년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 학교법인 신청에 따라 피고인 소유 2억7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토지에 가압류가 이뤄졌으나 이는 피해 회복이 현실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양형을 변경할 만한 사정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경기 이천시 소재 한 고등학교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던 2024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자신이 관리하던 학교법인 계좌에서 총 582회에 걸쳐 30억67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회계담당자용 OTP와 공동인증서, 계좌 비밀번호 등을 관리하는 지위를 이용해 하루 1000만원 이하 이체는 상급자 승인 없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 자신의 계좌로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2023년 12월부터 사설거래소를 통해 해외선물거래에 나섰다가 손실이 확대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 손실을 보전하거나 채무를 갚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횡령으로 학교 측이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학교법인 명의 문서를 위조해 약 7억원 상당의 정기예탁금을 해지한 뒤 이를 공사대금으로 메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은폐를 위해 추가 범죄까지 저지른 셈이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령한 자금은 고등학생들의 교육과 학교법인 운영을 위해 쓰여야 할 돈”이라며 “피해 학교법인뿐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 등 다수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형인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역시 이러한 판단을 유지하면서, 거액의 법인 자금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횡령한 점과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중하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전 교도소 보급” 홍보…광고주 혼선 및 기망 교정시설 내에서 유통되는 잡지책 ‘옥중비급’이 화제가 된 이후, 출소자들이 수발업체가 아닌 잡지 사업에 뛰어들며 이를 모방한 출판물이 우후죽순 제작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출판사가 “수용자 7만 명·가족 30만 명 직접 노출”, "전국 교정시설 배포" 등의 문구를 내세워 광고주를 모집하면서 실제 유통 구조와 다른 과장 홍보로 광고주를 기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취재에 따르면 한 로펌은 최근 특정 잡지로부터 ‘감옥 전용 매체’라고 소개받으며 광고 제안을 받았다. 이후 해당 로펌은 본지에 “더시사법률의 자회사가 맞는지와 신문처럼 발송이 되는거 맞냐”는 확인 전화를 걸어왔다. 제보자가 보내온 해당 잡지사의 홍보 팸플릿에는 “더시사법률 성공 노하우 검증 완료”, “더시사법률은 00잡지사의 전신”, "이미 검증된 방정식", “압도적 광고 효과” 등의 등의 문구가 담겼다. 또 해당 출판물들은 신문처럼 전국 교도소에 일괄 보급되는 것으로 읽히는 표현과 일부 문구는 본지와의 관계를 오인할 정도로 유사하게 구성돼 있었다. 실제 광고 제안을 받았다는 한 로펌 관계자는 “전화 통화 과정에서 더시사법률과 광고 효과는 동일하지만 광고비는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며 “유통 방식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전국 교도소에 일괄 보급되는 것처럼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과 다른 유통 구조…잡지는 개별 반입 교정시설 내 신문과 잡지의 유통 방식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신문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 활동의 일환으로 각 교도소 신문보급소를 통해 정식 접수 절차를 거쳐 배포된다. 반면 잡지는 개별 수용자가 가족이나 외부인을 통해 신청하거나 수발업체를 통해 반입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도소는 선정성, 저작권 침해, 음란성 등을 이유로 반입을 제한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 11일 한 교도소에서는 해당 잡지의 저작권 및 내용상 문제를 이유로 반입을 거절했다. 이후 해당 소에서 본지에 "해당 출판물이 더시사법률과 관련된 것이냐"는 문의가 접수되기도 했다. 수용자 가족 커뮤니티 ‘오크나무’ 운영자는 과거 교도소 전용 '교양' 잡지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그는 “수용자는 재판 진행, 형 확정, 이송, 출소 등으로 주소지가 수시로 바뀌어 구독 관리가 쉽지 않다”며 “특히 잡지는 교도소 특성상 외부 지인이나 수발업체를 통해 반입되는 구조라 반송·지연·누락이 잦고 유통 구조 자체가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서점 유통망을 이용할수 없어 실제 판매 부수나 열람 통계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 보니 광고주에게 노출 규모와 효과를 설명하는 데 구조적 제약이 크다”며 “결국 1년도 채 되지 않아 일부 변호사 광고를 받았다가 환불하고 사업을 접었다”고 전했다. 교도소 전용 잡지 5곳 등장…선정성 경쟁 조짐 최근에는 ‘교도소 전용 잡지’를 표방하는 업체가 최소 5곳 이상 등장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과열 경쟁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교정 관계자들에 따르면 잡지 간 차별화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점차 자극적인 이미지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본지가 확인한 일부 책자에는 여성의 발가락 등 신체 특정 부위를 강조한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한 교정 관계자는 “처음에는 단순한 인터넷 콘텐츠 모음집 수준이었지만, 판매를 의식하면서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누가 더 강한 수위의 이미지를 싣느냐는 식의 경쟁 구도까지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수발업체 난립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와 음란물 반입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도서 사전 등록제’였다”며 “지금처럼 출소자들이 출판물을 제작해 저작권 위반이나 음란성이 문제 되는 출판물을 반복적으로 유통할 경우 교정당국이 추가적인 규제나 보완책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교정 관련 시장 구조 변화가 있다. 한때 10곳 미만이던 수발업체는 츨소자들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1년 만에 전국 200여 곳까지 늘었지만, 2023년 ‘교정 인터넷편지 서비스’ 폐지, 2024년 8월 ‘우송도서 등록제’ 도입 등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축소됐다. 상당수 업체가 폐업하거나 연락이 두절됐고, 선입금 미반환 등 피해도 발생했다. 시장 기반이 흔들리자 일부 출소자들이 출판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ISBN만 부여받으면 정식 간행물 형식을 갖출 수 있고 소량 인쇄로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유튜브 영상·온라인 게시글 무단 사용..저작권 위반도 최근 출판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한 출소자는 <더시사법률>에 “출판은 비교적 손쉬운 선택지”라며 “재소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알고 있어 그 취향에 맞추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물은 부수 집계가 명확하지 않아 광고주를 속이기 쉽고, 유튜브 영상 캡처나 자극적인 사진을 활용하면 제작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본지가 입수한 일부 책자에는 유튜브 영상 캡처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과 댓글, 합성 이미지 등이 출처 표기 없이 실려 있었다. 저작권 관련 기관에 확인한 결과 상당 부분이 무단 전재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일부 글은 외부 언론사의 기사를 그대로 옮긴 형태로 보이는 사례도 확인됐다. 통상 일반 언론사는 사진과 영상 사용을 위해 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저작권료를 지급한다. 출처 표기와 사용 범위 역시 엄격히 관리된다. 반면 해당 출판물들은 온라인 콘텐츠를 무단 활용하고 있었다. 이 같은 출판물이 교정시설에 반입되는 데에는 현행 법 구조도 작용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7조는 수용자가 신청한 도서가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상 유해 간행물이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반입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ISBN은 출판물 식별을 위한 등록 제도일 뿐 내용의 적정성이나 저작권 침해 여부를 사전 심사하지 않는다. 외형상 출판물 요건만 갖추면 반입을 제한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한 ‘옥바라지’ 카페 운영자가 카페를 통해 선임된 변호사에게 의뢰인들이 제출한 반성문을 당사자 동의 없이 책으로 제작해 ISBN을 등록한 뒤 유통하고 있다. 피해자가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 한 제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ISBN 제도가 사실상 내용 검증 없이 활용될 수 있는 사각지대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장 광고,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의 월간 도서 반입 건수는 평균 14만 권 수준이며, 이 가운데 성인 잡지는 월평균 3500건에 달한다. 교정 현장에서는 “교화 목적과 배치된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법원은 현행 법 체계상 교도소장의 재량권 행사에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국회에는 음란·폭력·마약·저작권 위반 등 교화를 저해하거나 시설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구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형집행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용자 7만 명·가족 30만 명 직접 노출' 등 마치 전국 교도소에 일괄 보급되는 것처럼 과장 홍보로 광고주를 유치하는 행위는 표시·광고법 위반이 될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변호사는 “실제 유통 구조와 다른 정보를 제공해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며 “교정시설 특수성을 이용한 시장일수록 사실 검증과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장 내 불법 환전 단속 과정에서 경찰관이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자동차 열쇠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동영상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충북 청주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며 게임을 통해 획득한 점수 1만점당 10%의 수수료를 공제한 뒤 9000원씩 현금으로 환전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게임물 이용 결과물을 환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경찰관 B씨는 불법 환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손님으로 가장해 해당 게임장을 방문한 뒤 자동차 열쇠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로 내부 모습과 환전 장면을 촬영했다. 이후 경찰은 해당 영상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고, A씨는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결과물을 환전해 영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촬영 과정의 위법성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당시 동영상 촬영은 영장 없이 이뤄졌고, 촬영 직후에도 사후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사전에 소형 카메라를 준비해 비밀리에 촬영을 계획했고, 비공개된 장소에 들어가 범행 현장을 촬영했다”며 “이 사건 동영상에 기초해 확보한 2차적 증거 역시 1차 증거와의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판단을 달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관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게임장에 일반 손님과 동일한 방법으로 출입해 촬영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당시 게임장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었고, 단속 경찰관이 불법행위를 유도한 정황도 없다”며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한 이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적법절차에 따라 추가 수사가 진행된 점을 고려해, 초기 촬영이 곧바로 영장주의를 위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동영상과 이를 토대로 확보한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형사사건에서 ‘구속’은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국가형벌권 실현을 위해 개인의 신체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강력한 처분이다. 그래서 형사소송법은 구속을 원칙이 아니라 예외로 두고 있으며, 구속이 타당한지 여부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바로 구속적부심사와 보석이다. 이 두 제도는 모두 구속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청구(신청) 시기와 판단 기준은 분명히 다르며, 무분별하게 신청하여 기대만 키웠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법원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어떤 사정이 있을 때 기존 판단을 바꾸는지에 대한 이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구속적부심사는 법원이 구속의 적법 여부와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절차다. 최초 구속결정이 적법한지 여부에 더하여 구속 이후 새로 발생한 사유까지 포함하여 구속을 계속할 필요성이 여전히 있는지를 판단한다. 구속적부심사는 구속된 피의자,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가족, 동거인 또는 고용주가 청구할 수 있다. 공소제기 전까지 청구 가능하며, 수사 방해 목적 등이 없는 경우 청구서 접수 시부터 48시간 이내에 심문이 진행된다. 구속적부심사에서 법
“변호사님, 저는 회사를 살리려고 한 일입니다. 제 주머니로 들어온 돈은 한 푼도 없습니다.” 접견실에서 마주하는 기업인이나 자금 담당 피고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회사가 무너질 위기에서 급하게 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뿐이라는 항변이다.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들의 절박한 심정과 달리, 검찰의 공소장에는 ‘업무상 횡령’ 혹은 ‘업무상 배임’이라는 무거운 죄명이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그 한 줄의 죄명은 1심 법정에서 실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결국 구치소의 차가운 공기 속으로 사람을 밀어 넣는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난 뒤 피고인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 역시 비슷하다. “이제 끝난 건가요?” 그러나 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체념이 아니라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이다. 감정이 아니라 구조를, 억울함이 아니라 논리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재산 범죄 사건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벽은 ‘불법영득의사’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다. 횡령과 배임을 가르는 핵심은 단순하지 않다. 나를 위해 돈을 썼는지, 회사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이었는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것을
같은 제복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교도관들이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음에도, 각종 복지와 예우 제도에서 교도관은 반복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제복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각종 혜택과 지원 제도를 살펴보면,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포함되어 있으나 교도관은 빠져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호국원 안장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 국회마저도 같은 제복공무원인 교도관들의 존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소외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교도관 개개인의 자존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내가 퇴직 교도관 역시 호국원에 안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그곳에 안장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는 교도관 전체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이 직업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정당한 존중을 받고 있다는 최소한의 신호를 되찾기 위함이다. 교도관의 업무는 단순히 수용자를 관리·감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교도관들은 어떤 죄명으로 수용되었든 수용자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운동시간과 종교집회 참가 등을 철저히
잘못된 한 번의 판단은 이후의 삶의 모습을 좌우한다. 특히 전력이 있는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었을 경우 이후의 선택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술기운이 남아있던 저녁, 경찰의 정차 신호 앞에서 그 기로에 서게 됐다. 그에게는 이미 두 차례 음주 운전 전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상태였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걸린 그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공포감에 중대한 판단 착오에 빠져든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뢰인은 이를 생각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를 통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하나의 실수가 연쇄적인 오판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을 더 큰 궁지에 몰아넣고 말았다. 형사사건을 다루다 보면 이런 케이스를 흔히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한 행동이었겠지만, 이것이 수사기록상에 남게 되면 무게감이 달라진다. 특히 의뢰인처럼 반복 전과가 있을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의 시각은 냉정하다. 음주 운전에 무면허 운전, 여기에 사문서위조까지 더해져 의
2026년 현재, 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2년째 복역 중이다. 거기에 잘못 얽힌 건이 하나 더 있어 추가 건 재판도 받고 있다. 나의 잘못 때문에 우리 가족은 모두 흩어지고 사라졌다. 나는 벌써 세 번째 이곳에 발을 들이밀었다. 첫 징역살이 때는 모든 행복이 근처에 있었다. 결혼도 하고, 하던 일이 잘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2017년 2월 2일 파견된 형사에게 붙잡히고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그렇게 3년 형을 선고받고 어머니께 많은 투정을 부렸다. 당시엔 사회에서 쓰는 칫솔이 교도소 내로 반입 가능했었다. 그때 나는 카카오프렌즈 칫솔이 갖고 싶었고, 접견 오신 부모님께 당장 내일 그 칫솔을 넣어달라고 애걸복걸했었다. 장성급 장교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이었지만, 내 고집에 그다음 날 병가를 내고 아침 9시 접견 시간까지 칫솔을 구해다 주시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칫솔은 그날 들어오지 않았다. 이틀 뒤 관구실에서 나를 불렀다. ‘부모 사망’이라는 쪽지를 넘겨받았는데, 솔직히 슬프지도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발인 날이 다가왔고, 친누나의 보증 덕에 구치소를 잠시 나올 수 있었다.
1심 재판 선고를 받은 후 감옥으로 돌아오는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바깥세상의 모습은 마치 별세계처럼 낯설었다. 재판을 받고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서글펐다. 감옥의 담벼락이 세상과 우리를 갈라놓듯이, 바깥에 있는 일반 사람들은 교정버스 안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누구의 가족인지는 몰라도, 추운 겨울날 법원 정문에 서서 절대로 보이지 않을 교정버스 안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각자의 잘못으로 구속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시적으로 자유를 빼앗겼으나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하얀 눈이 녹아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그게 너무 아름다워서 슬펐다. 이곳에서 보내야 할 남은 시간들은 분명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간다. 지금은 혼자라서 아무도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다. 왠지 모르게 쓸쓸한 마음도 들지만, 선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금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절대로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가 않다. 올해를 감옥에서 보내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미결수입니다. 힘든 수감생활 중에 저희 오빠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는데 읽고 눈물로 밤을 지새웠네요. 한 방에 수감 중인 언니가 보고 있는 <더시사법률> 신문을 같이 보는데, 많은 걸 배우고 깨닫고 또 뉘우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밖에 있는 가족들이 안에 있는 이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마음에 많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오빠가 보낸 편지도 신문에 실어주실 수 있을까요? 신문을 읽는 다른 독자분들도 함께 읽고 마음의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그곳에서 맘고생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감방 밖에 있는 몸이라지만 내 마음 역시 감방에 갇혀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보다 네 이름을 더 크게 부르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 세상에서 제일 자유로웠던 네가, 이제는 시간표 안에서 숨 쉬고 있다니. 밤마다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들어라. 너는 죄로만 묶인 사람이 아니다. 실수를 했을 뿐이고, 넘어졌을 뿐이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벽은 너를 가두지만 너의 내일까지는 가두지 못한다. 사람은 어두운 데에서 다시 태어나기도 하니까. 동생아, 지금은 하루가 백 년
처음으로 아들에게 편지를 써본다. 10여 년 전 초등학교 3학년이던, 조그맣고 나를 닮은 너를 두고 난 무책임하게 집을 나와버렸지. 본래 1년의 별거를 약속했지만, 세월은 기약 없이 10년이나 흘러버렸다. 달력을 헤아려 보니 벌써 너는 성인이 된 지 한참이더구나. 이곳에 와서 네 또래 정도 되는 사람들을 보면 왜 이리 마음이 가는지…. 은연중에 나는 너를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밖에 있을 땐 뭔가 준비가 되어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은 벌써 다른 가정을 꾸렸는데 내가 나타나면 마음의 상처를 후벼파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지. 또 지금의 내 초라한 행색으로 인해 서로 마음만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고. 그러나 이젠 모든 걱정을 다 걷어버리고 서로 눈을 마주한 채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들, 나 또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단다. 내성적으로 자란 탓에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에서 혼란을 많이 겪었어. 그런 전철을 밟아보았기에 이혼만큼은 절대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게 혼자만의 다짐으로 되는 것은 아니더구나. 훗날 아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너는 나를 이해하기 어렵겠지. 그래도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