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자들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 간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희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경찰 간부 A씨(40대)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서울경찰청과 산하 경찰서에 근무하며 도박 및 가상자산 사기 사건 관련 피의자들로부터 현금 5000만 원과 유흥대금 7000만 원 등 총 1억2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일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2조가 적용돼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과 수뢰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이 병과될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한 법무법인 사무장 B씨를 통해 수사 대상자들과 접촉했으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도로 A씨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초과근무를 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총 80회에 걸쳐 초과근무수당 788만 원을 지급받은 혐의도 받는다. 초과근무수당은 공무원이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 근무했을 경우 지급되는 보수로,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시간외근무수당·야간근무수당·휴일근무수당 등으로 구분된다. 경찰 역시 복무관리 전산시스템에 초과근무 시간을 입력하고 소속 기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 수당을 지급받는다. 이 때문에 근무시간 입력 기록은 예산 집행의 근거가 되는 공적 자료로 평가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자기록에 관한 시스템에서 ‘허위 정보 입력’의 의미에 대해 “입력된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아 그 전자기록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라고 판시한 바 있다. 또 입력 권한이 없는 자가 전자기록을 작성하거나 단위 정보를 입력하는 경우뿐 아니라,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그 권한을 남용해 허위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대법원 2019도11294). 재판부는 “간부급 경찰관이 직무상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해 수사 대상자들과 유흥을 즐기고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직무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 동원명령서를 작성해 수당을 지급받은 점,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한 태도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A씨에게 수사 대상자들을 연결해 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법무법인 사무장 B씨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금품을 제공한 C씨 등 2명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계좌 추적과 통화 내역 분석, 압수수색 등을 통해 금품 수수 경위와 가담자들의 역할을 규명했다.
가상의 무속인을 내세워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수십억 원대 재산을 갈취한 40대 일당이 검찰 보완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은 A씨(49)와 B씨(46)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등 혐의로 지난달 9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8년경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C씨에게 “장애를 가진 자녀를 치료해 줄 용한 무속인을 안다”며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말례’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무속인은 가족과 떨어져 이사하라는 등 각종 지시를 내렸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자녀에게 화가 닥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해당 무속인은 실존 인물이 아니었다. A씨가 직접 무속인 행세를 하며 꾸민 자작극이었다. 이들은 C씨로 하여금 성적 동영상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10억 원 상당의 아파트 지분과 77억 원대 수표를 갈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액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C씨는 빚까지 떠안았고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초기 수사 단계에서는 C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일수 있는 사건이였지만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의문점을 발견했다. 수사 결과 A·B씨는 C씨의 전남편 D씨에게도 접근해 같은 수법으로 회삿돈 65억여 원을 횡령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D씨 역시 지난해 1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를 단순 횡령 사건으로 보지 않고 ‘가스라이팅을 통한 배후 조종형 범죄’로 판단해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관계기관 자료 확보 등을 통해 A·B씨가 실질적인 배후라는 점을 규명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일반적인 상식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라이팅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의 판단과 행동이 외부에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오히려 형사처벌을 받는 구조로 전개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며 “겉으로는 자발적 행위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심리적 지배와 협박 아래 이뤄진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지능형 통제 범죄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비합리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배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가스라이팅 범죄는 피해자가 범행의 도구로 이용되는 구조를 보이기 때문에 자금 흐름과 지시 관계를 입체적으로 추적하는 수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광주·대구·대전회생법원이 3일 동시에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전국 회생법원은 서울·부산·수원을 포함해 총 6곳으로 확대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별관에 들어선 광주회생법원은 광주·전남·전북·제주 지역의 회생·파산 사건을 전담한다. 개인과 기업이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되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 법원장에는 김성주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법원장을 포함해 법관 6명이 배치됐다. 김 법원장은 법인 회생·파산을 심리하는 파산1부 재판장을 직접 맡는다. 김 법원장은 취임사에서 “도산 절차에서 속도는 곧 생존”이라며 “파산이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단락을 여는 쉼표가 되도록 구성원 모두 겸허하고 성실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전회생법원은 대전·세종·충남과 충북 일부 지역 사건을 담당한다. 대전지법 별관에서 업무를 시작했으며, 2027년 7월 서구 둔산동 옛 한국농어촌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 부지에 신청사를 조성해 이전할 예정이다. 초대 법원장으로는 성보기 전주지법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대구회생법원은 대구·경북 지역 사건을 전담한다. 현재 대구지법에 입주해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7년 9월 달서구 이곡동 옛 대구식약청 부지에 신청사를 마련해 이전할 계획이다. 초대 법원장에는 울산지법 수석부장사를 지낸 심현욱 판사가 임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회생·파산 신청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지역별 전담 법원 출범은 사건 처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여 지역 경제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상의 관심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선다. “오늘 학교는 어땠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를 묻는 평범한 대화는 아이의 생활을 지켜보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가 구속 상태에 놓일 경우 이러한 역할은 사실상 중단된다. 문제는 그 공백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최근 교정시설 수용자 상담 과정에서는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는 학교 방문이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폭력 절차는 보호자의 상황과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사실관계 조사, 진술서 작성,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여부 판단 등 주요 절차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보호자 부재가 곧 대응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심의위원회의 판단 역시 과거보다 엄격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대응이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속된 부모의 경우 무엇보다 ‘대리 보호자 지
“변호사님, 저는 정말 고액 알바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제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걸 꿈에라도 알았겠습니까?” 구치소 접견실의 차가운 정적 속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지는 절규다. 대개 경제적 곤궁 속에서 ‘채권 회수 업무’나 ‘단순 현금 전달’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진 이들은 1심에서 ‘사기죄’ 또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이라는 무거운 판결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빠진 덫의 깊이를 깨닫는다. 변호사로서 그들의 눈을 마주하다 보면, 억울함 뒤에 숨겨진 막막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한순간에 피고인이 된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자각보다는 뒤늦게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되었다는 억울함이 배어있다. 그러나 수사 기록에는 피해 금액의 규모, 현금 수거 장면이 담긴 CCTV, 송금 내용과 이동 동선이 정리되어 있다. 법정은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 그러한 객관적 정황을 중심으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 피고인의 절박한 호소는 차가운 증거의 벽에 가로막히곤 한다. 법정은 냉혹한 질문을 던진다. 피고인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이다. 현장에서 피고인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지점은 ‘고의성’이다. 본인은 정말 몰랐다는 것이다. 하지
저는 일주일 중 한 번 있는 전화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허락된 시간은 단 5분뿐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 힘든 생활도 잊어버린 채 짧고 소중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곤 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아버지는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셨습니다. 회사 일로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 기죽지 말라며 학부모회 임원까지 맡으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늘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도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 덕분에 원하는 과에 입학한 것은 물론 졸업까지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그릇된 행동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온 후, 아버지와의 첫 접견 때가 떠오릅니다. 며칠을 못 주무셨는지 충혈되어 있던 눈, 말씀하실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던 손, 어느새 흰서리가 가득 내린 머리카락을 보고 죄스러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순간에도 저에게 “걱정하지 마라. 아프지 말고 힘내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동생과 함께 편의점 일을 하시며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젊은 저
요즘따라 더욱 보고 싶네요. 이제 나를 기다릴 수 없다며 미안하다는 당신은 벌써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어요. 솔직히 밉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붙잡을 수도 없어요. 나라는 사람이 당신에게 걸림돌이라면 당신을 위해 비켜주는 게 도리겠죠. 이곳에서 몇 번의 계절을 맞이했지만 제 마음의 계절은 당신을 마지막으로 본 겨울날에 멈춰 있어요. 사회에 나오면 연락하라며, 친한 오빠로서 밥 한 끼 사주겠다는 당신의 그 말이 저를 너무 슬프게 만들어요. 매일 밤 당신의 편지를 꺼내 보며 우는 저이지만, 이젠 정말 당신을 제 마음속에서 보내줘야 할 것 같아요. 제 지인과 잘 되어가는 중이라는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 들었어요.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이곳에 와서 가장 소중한, 내 전부였던 당신을 떠나보내게 되었네요. 이 또한 제 업보겠죠. 행복했던 저와 그때의 다정했던 당신은 추억 속에 담아 둘게요. 그러니 당신은 부디 행복하세요. 2026년 겨울, 배배가
찬 바람이 얼굴에 스치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분명 산다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데, 가끔은 왜 사는지 저 자신에게 묻고 또 묻게 됩니다. 몇 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몇 개월 후, 무엇이 그리 급하셨는지 어머님마저 먼 길을 따라가셨습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교정직원에게 전해 들을 당시 저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로 인해 돌아가신 분, 그분의 기일과 어머님이 가신 날이 같은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순간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 그때 느낀 두려움은 살아오면서 처음 겪은, 감당할 수 없는 공포였습니다. 눈물밖에 흐르지 않았고, 한동안 정신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느님이 노하셔서 제게 외치시는 것 같았습니다. “잊지 마라, 잊지 마. 죽는 그날까지!” 그날 이후로 저는 그 분노 가득한 음성을 계속 듣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죄인이라지만 사랑하는 어머님의 기일을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날이 오면 이제 저는 저로 인해 돌아가신 그분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유가족의, 그 숨이 끊기는 듯한 절규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과연 우연일까요? 365분의 1의 확률입니다. 저는 이제 죄인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죄의 무서움을
어머니, 이곳에 와서 벌써 네 번째 맞는 겨울입니다. 시간은 더디게 흐르는 듯하면서도, 지나고 보니 언제 이렇게나 되었나 싶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사십 중반이 되도록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제 모습을 보니 어머니께 죄송스럽습니다. 못난 모습 보여 죄송합니다. 이제 9개월가량 남은 수용생활을 절대 허투루 보내지 않겠습니다.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항상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모범수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출소 후 그동안 속만 썩이고 고생시켜 드린 어머니께 열심히 효도하겠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못난 아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