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전쟁에 따른 고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원 제도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3일 김영훈 장관 주재로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고용 충격 대응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지방 기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석유화학, 철강 등 위기가 가시화된 업종별 협력업체 동향 등을 보고했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고용유지 등을 위해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량 요건 판단기준을 개선하고, 관계부처 협의 및 행정예고 등을 거쳐 관련 고시를 신속히 개정할 계획이다. 중동 전쟁으로 타격받는 업종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도 마련한다. 석유 정제품 제조업과 화학 물질 및 제품 제조업종 사업주, 물류 문제를 겪는 중동 수출 사업주는 매출액 감소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4천165억원 규모의 노동부 소관 2026년 1차 추가경정예산안 집행계획도 점검했다. 이번 추경에서는 중동전쟁 위기에 따른 고용 충격을 완화하고, 취약노동자의 권리구제·생활 안정 및 청년층 집중 지원 등 민생 안정 목적의 예산이 편성됐다. 이날 김 장관은 추경 사업별 계획을 점검하며 공모 절차에 착수하고, 지방정부와 신속히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또 "중동전쟁의 불안정한 정세가 우리 실물경제와 일자리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공급망 충격이 일자리와 취약계층의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긴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국인 마약 총책의 범행을 도운 90대 노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가족 간 금전 거래라 하더라도 자금이 범죄수익일 가능성을 인식했는지가 형사 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위은숙 판사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90·여)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3억8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4월부터 2022년 2월까지 9차례에 걸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물로부터 약 3억8642만원을 전달받은 뒤, 아들인 60대 B씨가 지정한 계좌로 송금해 자금 세탁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당 자금이 마약 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수수·전달했다”며 “마약 범죄는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여러 차례 캄보디아를 방문했고 아들의 현지 체포 사실도 통보받은 점 등을 근거로 “범죄 연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령이고 동종 범죄 전력이 없으며 아들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현행 마약거래방지법 제7조는 마약류 범죄와 관련된 불법수익의 출처에 관한 수사를 방해하거나 몰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해당 수익의 성질·소재·출처 또는 귀속 관계를 숨기거나 가장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범행을 목적으로 사전에 준비하거나 공모한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사 사건에서도 범죄수익에 대한 인식 여부가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2022년 청주지방법원은 마약류 밀반입 총책의 아들이 자신의 계좌 자금을 이더리움으로 전환하고 모친 명의 계정까지 개설해 가상자산을 분산 이체하는 데 관여한 사실을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사라김’ 김모씨 사건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김씨의 아들은 2021년 3월 아버지 지시에 따라 운송비 39만원을 무통장 송금했다. 이후 해당 우편물에서는 시가 5412만2500원 상당의 액상 필로폰 808.96g이 발견됐지만, 법원은 범행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예견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자금 전달이나 계좌 제공이 단순한 가족 간 도움처럼 보이더라도 해당 자금이 범죄수익일 가능성을 인식했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며 “마약 범죄는 조직적 특성이 강해 자금 흐름에 관여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 유지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로 범죄수익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며 “가족의 요청이라도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개입을 자제하고, 감정적 판단보다 법적 위험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시사법률>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제작사 스토리웹 대표이자 SBS 출신 최삼호 PD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 PD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범죄·사건 중심 콘텐츠를 오랫동안 연출해 온 인물이다. 현재는 제작사 스토리웹을 이끌며 기존 범죄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서사와 해석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범죄를 “가장 극적인 논픽션”이라고 정의한다. 사건의 자극성보다 해소되지 않은 욕망과 관계의 왜곡, 자기중심적 사고가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데 의미를 둔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범죄를 넘어 세대 간 단절과 가족 내 소통 부재를 완화할 수 있는 콘텐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음은 최삼호 PD와의 일문일답이다. Q. <더시사법률>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SBS라는 온실에서 편안하게 자라다가 지금은 비바람을 맞으며 야생에서 생존 투쟁을 하고 있는 최삼호 PD입니다. Q. 범죄·사건 중심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주로 연출해 오셨습니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원래는 소설을 쓰는 것이 꿈이어서 대학 졸업 당시 신춘문예에도 도전했지만 잘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이걸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겠다고 판단해 PD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후에도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스토리가 매력적이려면 극적인 순간이 필요한데 그 핵심은 갈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논픽션 가운데 사건, 특히 범죄는 가장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고 봤고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제가 믿는 기준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아이템은 반만 알고 있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절반을 모르면 두렵고, 절반을 넘으면 취재가 흥미롭지 않습니다. 적당히 모르는 부분이 있어야 취재 과정에서 궁금증이 생기고, 그 궁금증이 시청자에게도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Q. SBS 출신 제작진과 함께 ‘스토리웹’을 설립하셨는데 회사를 만들게 된 계기와 목표가 궁금합니다. A. 인하우스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조직 안에서는 관리직으로 올라가거나 PD로서의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구조인데, 제 성향상 관리직은 맞지 않았습니다. 결국 PD로서의 시간이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빨리 나가 자유롭게 시도해보자는 판단을 했습니다. 나와 보니 환경은 녹록지 않았고 시장 상황도 쉽지 않았지만, 의사결정이 빠르고 원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양한 범죄 사건을 다뤄 오셨습니다. 범죄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기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대든 욕망은 존재하고, 공동체 안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욕망이 엇나간 방식으로 표출되면 범죄로 이어집니다. 특히 사회가 개인의 욕망을 더 억누르는 구조일수록 범죄는 더 빈번하고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Q. 취재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을 꼽는다면요. A. ‘구로동 카빈 강도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범인이 가족을 인질로 잡고 결국 모두 사망에 이른 사건입니다. 당시에는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됐지만, 저는 ‘살해 후 자살’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가족 관계와 위계 구조, 세대 갈등 등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65억 금괴 도난사건’입니다. 화재로 훼손된 사무실을 수리하던 인테리어 업자가 우연히 금괴를 발견한 뒤 이를 빼돌리면서 시작된 사건입니다. 이후 주변 인물들이 얽히며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금괴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드러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Q. ‘범죄자의 편지를 읽다’를 연출하게 된 계기와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범죄 장르를 오래 다뤄온 입장에서 사건 자체는 이미 공개된 정보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중 범죄자들이 직접 쓴 편지를 접하게 됐고, 이것이 새로운 콘셉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가해자를 직접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편지는 그들의 육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지에는 자기변명이 많지만 그 행간을 통해 감정이나 왜곡된 사고방식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통해 범죄를 해석하는 방식이 새로운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범죄자의 편지를 통해 드러난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입니까. A.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게 드러납니다. 객관적으로 관계를 보지 못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하다 보니 해소되지 않은 욕망이 자기만의 논리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논리를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도 중요하지만 자기 객관화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가정환경, 그리고 소통이 중요합니다. 소통이 단절되면 개인은 자기 논리에 갇히게 되고 결국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Q. 요즘 관심 있게 보는 사회 이슈나 향후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콘텐츠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방향성도 듣고 싶습니다. A. 요즘은 세대 간 차이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특히 20대와 50대 사이의 사고방식 차이가 크다고 느낍니다. 과거에는 젊은 세대가 더 진보적이고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화 세대의 자식 세대가 왜 다른 방향을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 내 소통 단절 문제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객관화의 출발점은 가족이라고 봅니다. 가족 안에서 대화와 소통이 이뤄져야 외부 관계에서도 건강한 관계 형성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모와 자식 간 소통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과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제작하면서 방송을 보고 아버지와 대화를 시작했다는 시청자 반응을 접하고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범죄 콘텐츠가 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범죄를 넘어 세대와 관계의 단절을 완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몸 사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혹시라도 법왜곡죄로 고발당할까 봐 조금이라도 재량이 필요한 판단은 피한다는 것이다. 2026년 3월 12일,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법왜곡죄’가 신설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120명에 가까운 법관과 검사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하는 사법권력의 남용을 막겠다는 숭고한 취지가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법왜곡죄 도입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관이나 검사가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왜곡하여 적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집행되었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제도적 통제 장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법왜곡죄는 사법권 독립이라는 원칙이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 정의로운 칼이 현실에서 누구를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법왜곡죄라는 칼날의 위협은 부
그동안 우리 법조계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은 ‘의무로서 존재하지만 행사할 수 없는 권리’에 가까웠다. 기존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맞서 의뢰인의 자료를 지켜낼 적극적인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모730 결정은 바로 이 법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은 자산운용사 대표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사기관이 별건 혐의의 영장을 활용하여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초안, 반대신문 대비 자료 등 약 12만 개의 이메일을 압수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ACP는 단순한 변호사의 윤리적 의무를 넘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의뢰인의 ‘헌법적 성역’으로 확립되었다. 문서 보호의 기틀을 세운 것이 2024모730 결정이라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도4422 판결은 그 보호의 범위를 ‘의사소통의 매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압수물도 확보됐고 국과수 결과도 나와 1심 판결까지 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체념을 하는 것이다. 특히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준비하면 밖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제한되니 재판은 멀고 냉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재판에서는 전자정보 압수 절차 위반을 다투어 증거능력 배제를 이끌어내는 사례들이 생긴다. 그 사건들도 이미 다 확정된 사건처럼 보였지만 영장이 정한 선을 넘는 순간부터 증거는 흔들렸다. 영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헌법이 그어놓은 경계다. 그 선을 넘은 자료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무너질 수 있고 항소심은 그 경계를 묻는 절차의 재판이다. 한 사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을 수사한 경우를 들어보면, 수사기관은 케타민 관련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필로폰 관련 전자정보를 보았고, 별도 영장 없이 추가 탐색·복제·분석을 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르면 압수·수색·검증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장에는 혐의사실이 특정되어야 하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 혐의를 ‘탐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전자정보는 특히 위험하다. 휴대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설치된 약 12만 3천여 대의 CCTV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AI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해당 시스템이 전 자치구에 도입되면 서울 전역의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할 수 있어 실종자 수색과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 어디에서도 해당 시스템이 서울 시민의 얼굴 정보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축적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면 정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보가 공공기관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관리되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관리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편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한때 중국이 CCTV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국민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우리는 이를 두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이제 유사한 기술이 우리 사회에도 도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