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수감자 가족들이 모인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를 직접 운영해 온 변호사를 둘러싸고, 불성실 변론 의혹과 함께 수임료를 제3자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는 제보가 제기됐다. 27일 제보자들에 따르면 해당 카페의 1:1법률상담에 글을 남기면 ‘김 사무장’이라 불리는 인물이 상담을 진행하며 특정 부장판사를 언급하고, 특정 대학 출신의 형사전문 변호사라며 A변호사 선임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의뢰인은 A변호사를 사무실에서 한 차례 만난 뒤 단체 대화방으로 연결됐고, 이후 상담은 사무장들이 맡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제보자들의 공통된 진술에 따르면 의뢰인들은 A변호사 및 소속 변호사들의 연락처를 알지 못한 채 단체 대화방에서만 소통했고, 재판 당일에는 여성 어쏘 변호사 C씨가 출석하는 방식이다. 한 제보자는 불구속 재판을 받던중 변호사 연락처도 모른채 재판 당일 어쏘 변호사를 만났고 법정구속됐다. 카페를 통해 가족이 선임한 구속 수감자의 경우, A변호사가 단 한 차례 접견을 진행한 뒤 추가 접견 요청 시 별도의 접견비를 요구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의뢰인들이 변호사와 상담을 하지 못한 채 사건을 맡겼고, 수임료 역시 법무법인 계좌가 아닌 현금 또는 출처 불명의 개인 명의 계좌로 지급됐다는 점이다. 제보자들은 “부장판사 출신이라는 설명과 특정 대학 형사전문 변호사라는 말을 듣고 선임했지만 실제 상담은 사무장들과 이뤄졌다”며 “비용도 현금과 개인 계좌로 나눠 송금했고, 변호사와는 대화 한 번 하지 못한 채 재판 당일 어쏘 변호사가 출석했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A변호사의 어쏘 변호사였던 C씨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했으나, 최근 퇴사한 상태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실제 본지가 단체 대화방 내용을 확인한 결과, 변호사는 대화방에 참여만 했을 뿐 실질적인 상담은 사무장들이 진행하고 있었다. 한 제보자는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 셋을 키우는 가정주부로, 남편이 구속된 이후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당 카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이후 ‘1대1 법률상담’ 게시판에 글을 남겼고, 남편이 집행유예 기간 중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선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해당 제보자는 350만원의 착수금 가운데 150만원은 계좌이체로, 나머지 200만원은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서초동의 한 법조인은 “변호사가 타인의 개인 계좌로 수임료를 받고 이를 장부나 신고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 누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금 수령이나 세금계산서 미발급이 결합될 경우 해당 변호사는 조세범 처벌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무장이나 외부 인물이 사건을 소개하고 대가를 받는 구조에서 개인 계좌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며 “현금 거래는 자금 흐름을 감추기 쉬워 브로커 비용 지급과 결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한변호사협회 징계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유형으로, 법조계에서는 위법 소지가 큰 사안으로 평가된다. 본지는 해당 계좌로 수임료를 받은 경위에 대해 A변호사 측에 질의했으나 별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단톡방에 있던 직원들은 본지에 “A 변호사에게 직접 문의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본지에 제보한 뒤 단체 대화방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사무장들이 “앞으로 변호사와 직접 소통하면 된다”며 책임을 전가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는 “지금까지 변호사는 선임 당시 한 차례 만났을 뿐 연락처도 모르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이 카페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페를 운영하던 배모씨는 ‘성전카페’를 운영하면서 A변호사와 함께 의뢰인을 모집하고, 카페의 변호사를 선임한 의뢰인들에게 대가로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등 개인정보를 제공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아동성착취물 사건의 피해자 사진을 동의 없이 첨부 정황도 드러났다. 당시 서울경찰청은 개인정보보호법위반, 금품을 받고 법률사건 등을 변호사에게 소개, 알선하였다는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였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배씨는 A변호사와 함께 옥바라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카페를 개설해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이 글을 남기면 전화 상담을 통해 로펌의 부장판사출신을 언급하며 특정 대학 출신의 A변호사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본지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자 지난해 5월 대한변호사협회가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같은 해 9월 A변호사는 “언론 보도로 인해 분쟁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회원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카페 운영자를 자신으로 변경했다. 배씨 역시 “평화롭던 카페에 대한 언론 보도로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변호사로 운영자를 변경하면 외부 공격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달 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대한변협 직권조사를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본지 취재 결과 배씨는 다른 아이디를 사용해 1대1 법률상담에 관여한 정황도 확인됐다. 실제 대한변호사협회는 직권조사 끝에 징계 대신 ‘주의’ 촉구 내렸다. 변협은 “A변호사가 카페를 직접 운영하며 교정시설 수감자의 심리를 이용한 수임 방식은 적절성에 의문이 있다”면서도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구체적 위반 여부 확인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 역시 배씨 관련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직접적인 알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증거 불충분’ 판단을 내렸다. 당시 카페에 글을 남기면 ‘김 사무장’이라는 인물이 전화를 걸어 상담을 진행했으며 해당 인물은 협회에 사무직원으로 등록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본지의 끈질긴 취재 끝에 배씨가 직접 사건 알선하는 녹취와 수임료 수령계좌를 확보했다. 녹취에는 특정 부장판사를 언급하며 A변호사 선임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의뢰인은 변호사와 별도의 상담 없이 단체 대화방에서 사무장들과 상담을 이어가고, 재판 당일 어쏘 변호사가 출석하는 방식이였다. 사무직원 등록은 검찰의 전과 조회를 거쳐 사기·횡령 등 전력이 없어야 가능하지만, 배씨는 현재 등록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성전카페에서 배씨와 활동하던 직원들이 A변호사의 사무장으로 이동한 사실도 확인됐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공통된 지적은 변호사와의 소통이 아닌 사무장들과 상담이 이루어졌고 일부 의뢰인은 변호사의 연락처조차 전달받지 못한 채 사건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배씨와 A변호사, 어쏘 변호사, 로펌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의뢰했으며 일부 제보자는 A변호사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수사기관의 수사와 별도로 해당 카페나 온라인 경로를 통해 배씨와 통화후 A 변호사를 소개 받았거나, 로펌 계좌가 아닌 제3자 명의 계좌로 수임료를 입금했거나 현금으로 지급한 사례가 있는 경우 제보를 기다립니다.
층간소음 등 일상적 생활 갈등에서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한 신고가 늘고 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의 포괄적 구조가 과잉 신고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스토킹범죄 사건 접수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고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2023년 1만 438건이던 접수 건수는 지난해 1만 5222건으로 늘었다. 반면 정식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같은 기간 2097건에서 2234건으로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 약 5건 중 1건만 기소된 셈이다. 불기소 처분은 2023년 1910건에서 2025년 3045건으로 크게 늘었다. 신고는 증가했지만 실제 범죄로 인정되는 비율은 낮은 구조다. 스토킹처벌법은 경범죄처벌법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비판 속에서 2021년 제정됐다. 이후 강력범죄를 계기로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어졌다. 하지만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일상적 갈등까지 형사 사건으로 비화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층간소음 분쟁은 경범죄처벌법상 인근 소란이나 지속적 괴롭힘 등의 조항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처벌 수위도 벌금이나 과료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에는 반복적인 항의 행위가 ‘불안감 유발’로 해석되면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행법은 스토킹 행위를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의사에 반해 특정 행위를 반복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규정한다. 접근·추적, 주거지 인근 대기, 정보통신망을 통한 메시지 전달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을 찾아가 항의하는 행위도 상황에 따라 스토킹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제는 처벌 규정이 광범위하게 설정돼 동일한 유형의 분쟁에서도 적용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판결도 사안마다 엇갈린다. 2024년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층간소음 갈등 과정에서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11차례 주거지를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반복성과 거부 의사 이후의 접근을 중시한 것이다. 반면 2025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현관문에 포스트잇과 편지를 여러 차례 부착한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행위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고 분쟁 해결을 위한 시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토킹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동일한 층간소음 갈등이라도 행위 방식과 반복성, 상대방의 의사 표시 여부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명확한 기준이 부족해 법 적용의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현행법은 ‘불안감’이라는 추상적 기준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생활 분쟁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반복성, 위해 가능성, 관계의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잉 신고를 걸러낼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한 문제 제기와 범죄 행위를 구분하지 못하면 갈등 해결 과정이 형사 절차로 과도하게 이동할 수 있다”며 “피해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태국을 거점으로 대규모 마약 밀매 조직을 꾸려 국내에 유통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이은혜)는 2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2)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약 14억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태국 현지에서 조직한 밀수 조직원들과 공모해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가 밀반입한 물량은 케타민 약 17kg, 엑스터시(MDMA) 1100정, 코카인 300g에 달한다. 케타민은 약 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해외에서 마약류를 들여오는 행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수입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 케타민과 엑스터시는 향정신성의약품, 코카인은 마약으로 분류된다. 허가 없이 수입할 경우 원칙적으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영리 목적이나 조직적 범행이 인정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된다. 대량 밀수 사건에서는 마약류의 ‘가액’이 양형 판단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시가가 5000만 원 이상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은 서울 강남 일대 클럽 등으로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4년 11월 태국에서 검거된 뒤 2025년 4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춘천지법 영월지원으로부터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A씨는 유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되어 올해 3월 춘천지법에서 징역 6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A씨는 검찰이 사건을 나눠 기소한 이른바 ‘쪼개기 기소’로 인해 양형상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범행 초기에는 조직적 범행이 아니었고 수사 과정에서 적극 협조했다는 점도 들어 감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직 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범행을 주도했다”며 “범죄 규모와 사회적 해악을 고려할 때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와 수사 협조 등을 일부 참작해 형량을 20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마약 범죄의 경우 범행에 사용된 물건이나 수익은 원칙적으로 몰수 대상이며,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한다. A씨에게 약 14억 원의 추징이 명령된 것도 이 같은 법리에 따른 것이다. 수사기관은 밀수 조직과 유통 조직, 투약자 등 총 27명을 검거해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 대해서는 징역 4년에서 12년 사이의 형이 확정됐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마약을 들여와 유통한 사건은 단순 투약이나 소지와는 다른 공급형 범죄로 평가된다”며 “대량 밀수와 고액 가액이 인정되면 법정형이 크게 높아져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협조나 자백이 일부 반영되더라도 범행 규모와 조직성, 사회적 파장이 크면 감형 폭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제 밀수형 마약 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성폭행 사건에서 가장 첨예한 다툼이 발생하는 영역 중 하나는 ‘동의’의 존재 여부다. 특히 준강간 사건에서는 당사자의 인식과 법적 판단 사이에 큰 간극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피고인은 분명히 합의된 관계였다고 호소하지만, 고소인은 당시 상황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될 경우 당시 상대방의 상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준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상황을 이용해 성관계를 가졌을 때 성립하는 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쟁점은 ‘상태’다. 즉 상대방이 정상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가 유죄 판단의 기준이 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성관계는 바로 이 지점이 다툼이 되는 대표적인 경우다. 술을 마신다고 해서 모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지는 않는다. 또한 같은 양의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취하는 정도와 판단 능력 저하의 수준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단순히 음주 사실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당시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이나 거부가 어려운 상태였는지를 구체
이 사건은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피트니스 콘텐츠 유튜버 A와, 유사한 콘셉트의 숏폼 영상을 제작하던 또 다른 크리에이터 B 사이에서 시작된 분쟁이었다. 한쪽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고, 다른 한쪽은 즉각 반박 입장을 내며 법률적 대응에 나섰다. 저작권 사건은 겉보기 인상만으로 결론 내릴 수 없다.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침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창작의 핵심 표현을 가져갔다면 일부만 바꾸었다고 해서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법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표현을 보호한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역시 보호 대상은 창작적인 표현형식이지 주제나 소재 그 자체가 아니라고 일관되게 판시해 왔다. 다시 말해 ‘다이어트’, ‘마트에서 장보기’, ‘운동 루틴’, ‘몸 상태 점검’ 같은 큰 틀의 기획이나 장르적 문법만으로는 형사책임을 논하기 어렵다. 무엇이 구체적으로 창작된 표현인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이용되었는지가 저작권 분쟁의 핵심이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문제로 지적된 요소는 특정 멘트, 마트에서 장을 보는 장면, 신체를 강조하는 연출 등이었다. 이는 A유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몸 사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혹시라도 법왜곡죄로 고발당할까 봐 조금이라도 재량이 필요한 판단은 피한다는 것이다. 2026년 3월 12일,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법왜곡죄’가 신설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120명에 가까운 법관과 검사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하는 사법권력의 남용을 막겠다는 숭고한 취지가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법왜곡죄 도입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관이나 검사가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왜곡하여 적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집행되었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제도적 통제 장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법왜곡죄는 사법권 독립이라는 원칙이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 정의로운 칼이 현실에서 누구를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법왜곡죄라는 칼날의 위협은 부
그동안 우리 법조계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은 ‘의무로서 존재하지만 행사할 수 없는 권리’에 가까웠다. 기존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맞서 의뢰인의 자료를 지켜낼 적극적인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모730 결정은 바로 이 법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은 자산운용사 대표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사기관이 별건 혐의의 영장을 활용하여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초안, 반대신문 대비 자료 등 약 12만 개의 이메일을 압수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ACP는 단순한 변호사의 윤리적 의무를 넘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의뢰인의 ‘헌법적 성역’으로 확립되었다. 문서 보호의 기틀을 세운 것이 2024모730 결정이라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도4422 판결은 그 보호의 범위를 ‘의사소통의 매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