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괭이를 들고 무인점포에 침입해 현금을 훔치는 등 상습적인 절도 범행을 저지른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4단독(강현호 부장판사)은 공중협박·절도·절도미수·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5년 11월 12일 오전 4시 46분경 충북 증평군의 한 무인점포에 곡괭이를 들고 들어가 현금이 보관된 키오스크의 잠금장치를 파손한 뒤 현금 5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같은 해 10월 18일에는 증평군의 한 도로에 주차된 문이 잠기지 않은 승용차에 침입해 현금 100만원을 절취하는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160여만원 상당의 현금과 재물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중협박죄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가 석방된 이후에도 재판 과정에서 다시 절도 범행을 반복했다”며 범행의 상습성을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우울증과 불안증 등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었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무인점포를 노린 절도 범죄는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무인점포 결제 단말기를 파손하고 현금을 훔친 50대 남성 B씨를 붙잡았다. B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경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아이스크림 무인점포에서 결제 단말기를 부순 뒤 현금 1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점포 주인의 신고를 접수한 뒤 주변 순찰과 탐문을 벌여 약 9시간 만에 B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절도와 폭행 등으로 74차례 전과가 있는 상습 범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형법 제329조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절도죄는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에 대한 절취 행위와 고의·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면 성립하며,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합의서를 제출하더라도 처벌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법원은 무인점포 절도 사건의 상습성이나 범행 수법을 기준으로 처벌 수위를 달리하고 있다. 2025년 부산지방법원은 출소 직후 누범기간 중 무인점포에서 네 차례에 걸쳐 무인결제기 등을 파손해 총 204만원을 절취한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해 인천지방법원은 세 차례에 걸쳐 무인점포에서 1만7400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피고인에 대해 고령인 점과 피해 회복을 위해 공탁한 점 등을 참작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무인점포 운영이 늘면서 소액 절도도 증가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산 피해액이 10만원 이하인 절도 사건은 2020년 5만 3060건에서 2024년 8만 1329건으로 53% 증가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무인점포 절도는 피해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상습성이 인정되거나 흉기·도구를 사용한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키오스크를 파손해 현금을 탈취한 경우에는 단순 절도를 넘어 특수절도나 재물손괴가 함께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절도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 절차가 중단되지는 않는다”며 “소액이라 하더라도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범행이 반복될 경우 누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법무시설 수장 공백으로 지연됐던 청주교도소 이전 논의가 최근 법무부 인사 정비를 계기로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청주시에 따르면 교정본부 복지과장의 현장 조사를 거쳐 이르면 늦어도 상반기 중 청주교도소·청주여자교도소·청주외국인보호소 등 3개 법무시설의 이전 후보지 3곳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0월 후보지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전임 교정본부장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법무부 인사 공백이 발생해 일정이 미뤄졌다. 이후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교정본부장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임명하고, 같은 해 12월 법무시설 이전 업무를 담당하는 복지과장을 교체했다. 이전 후보지는 2024년 수립된 ‘청주 법무시설 이전 전략계획 수립 용역’에서 도출된 3곳이다. 모두 산남동 청주지방법원·청주지방검찰청과 호송 차량 기준 30분 안팎 거리에 위치한 도심 외곽 지역으로 알려졌다. 시는 후보지 공개와 함께 법무부와 법무시설 이전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후 법무부가 기획재정부에 사업계획안을 제출하면 사업 타당성 검토와 ‘기부 대 양여’ 심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기부 대 양여’는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대체 시설을 건립해 국가에 기부하면, 기존 국유재산을 양여받는 방식이다. 사업 일정도 구체화됐다. 시는 2025년 8월 착수한 이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2027년 8월까지 마무리하고, 2028년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착공 목표는 2029년, 이전 완료 시점은 2032년으로 잡았다. 이전이 완료되면 법무시설 부지 규모는 현재 15만5천635㎡의 약 3배로 확대되고, 수용 인원도 약 70%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시설 부지는 생태도시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청주교도소는 1978년, 청주여자교도소는 2003년, 청주외국인보호소는 2005년 각각 건립됐다. 그러나 도심 확장과 청주시·청원군 통합 이후 교도소가 시가지에 편입되면서 서남부권 개발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시설 노후화와 정원 대비 30% 이상 과밀 수용 문제도 이전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후보지 발표 이후 인근 주민 반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후보지가 공개되면 지역사회 의견 수렴과 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면허 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이를 운전자에게 다시 청구하도록 한 자동차보험 약관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A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1월 14일 0시 10분께 경기 화성시에서 무면허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잠이 들었고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창문을 두드리자 차량이 움직이며 경찰관을 들이받았다. 피해 경찰관은 다리 골절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이 떨어진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현대해상은 보험계약에 따라 피해자에게 약 2천28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뒤, 약관에 근거해 A씨에게 사고부담금 상당액을 청구했다. 문제가 된 약관은 무면허 운전 사고의 경우 피보험자가 대인배상Ⅰ에 대해 사고당 300만원, 대인배상Ⅱ에 대해 사고당 1억원의 사고부담금을 보험사에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인배상Ⅰ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른 의무보험으로, 사망사고의 경우 최대 1억5천만원까지 보상한다. 대인배상Ⅱ는 의무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손해를 보상하는 임의보험으로, 보상 한도에 제한이 없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약관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했다. 1·2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급심은 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을 근거로, 무면허 운전의 경우 보험사가 손해배상 책임자에게 구상할 수 있는 금액은 사고 1건당 3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보고 보험사의 청구를 제한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해당 시행규칙의 구상금 한도 규정은 의무보험, 즉 대인배상Ⅰ에만 적용된다고 봤다. 임의보험인 대인배상Ⅱ 부분까지 일률적으로 300만원 한도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자동차손배법령의 입법 목적과 체계, 관련 규정의 문언을 종합하면 구상금 한도는 의무보험 범위에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대인배상Ⅱ에 대해 사고당 1억원까지 사고부담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약관 조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이 무면허·음주운전 등 중대 법규 위반 사고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해 온 점도 근거로 들었다. 2020년 6월 이후 가입·갱신된 자동차보험에는 임의보험에도 일정한 사고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반영됐고, 이 사건 약관 역시 개정된 표준약관을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사고부담금 상향은 중대 법규 위반 사고를 유발한 사람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표준약관 개정 취지를 반영한 이 사건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사고부담금 액수가 고액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약관 조항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형사사건에서 ‘구속’은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국가형벌권 실현을 위해 개인의 신체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강력한 처분이다. 그래서 형사소송법은 구속을 원칙이 아니라 예외로 두고 있으며, 구속이 타당한지 여부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바로 구속적부심사와 보석이다. 이 두 제도는 모두 구속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청구(신청) 시기와 판단 기준은 분명히 다르며, 무분별하게 신청하여 기대만 키웠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법원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어떤 사정이 있을 때 기존 판단을 바꾸는지에 대한 이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구속적부심사는 법원이 구속의 적법 여부와 그 필요성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절차다. 최초 구속결정이 적법한지 여부에 더하여 구속 이후 새로 발생한 사유까지 포함하여 구속을 계속할 필요성이 여전히 있는지를 판단한다. 구속적부심사는 구속된 피의자,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가족, 동거인 또는 고용주가 청구할 수 있다. 공소제기 전까지 청구 가능하며, 수사 방해 목적 등이 없는 경우 청구서 접수 시부터 48시간 이내에 심문이 진행된다. 구속적부심사에서 법
“변호사님, 저는 회사를 살리려고 한 일입니다. 제 주머니로 들어온 돈은 한 푼도 없습니다.” 접견실에서 마주하는 기업인이나 자금 담당 피고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회사가 무너질 위기에서 급하게 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뿐이라는 항변이다.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들의 절박한 심정과 달리, 검찰의 공소장에는 ‘업무상 횡령’ 혹은 ‘업무상 배임’이라는 무거운 죄명이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그 한 줄의 죄명은 1심 법정에서 실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결국 구치소의 차가운 공기 속으로 사람을 밀어 넣는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난 뒤 피고인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 역시 비슷하다. “이제 끝난 건가요?” 그러나 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체념이 아니라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이다. 감정이 아니라 구조를, 억울함이 아니라 논리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재산 범죄 사건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벽은 ‘불법영득의사’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다. 횡령과 배임을 가르는 핵심은 단순하지 않다. 나를 위해 돈을 썼는지, 회사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이었는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것을
같은 제복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교도관들이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음에도, 각종 복지와 예우 제도에서 교도관은 반복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제복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각종 혜택과 지원 제도를 살펴보면,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포함되어 있으나 교도관은 빠져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호국원 안장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 국회마저도 같은 제복공무원인 교도관들의 존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소외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교도관 개개인의 자존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내가 퇴직 교도관 역시 호국원에 안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그곳에 안장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는 교도관 전체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이 직업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정당한 존중을 받고 있다는 최소한의 신호를 되찾기 위함이다. 교도관의 업무는 단순히 수용자를 관리·감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교도관들은 어떤 죄명으로 수용되었든 수용자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운동시간과 종교집회 참가 등을 철저히
잘못된 한 번의 판단은 이후의 삶의 모습을 좌우한다. 특히 전력이 있는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었을 경우 이후의 선택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술기운이 남아있던 저녁, 경찰의 정차 신호 앞에서 그 기로에 서게 됐다. 그에게는 이미 두 차례 음주 운전 전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상태였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걸린 그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공포감에 중대한 판단 착오에 빠져든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뢰인은 이를 생각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를 통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하나의 실수가 연쇄적인 오판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을 더 큰 궁지에 몰아넣고 말았다. 형사사건을 다루다 보면 이런 케이스를 흔히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한 행동이었겠지만, 이것이 수사기록상에 남게 되면 무게감이 달라진다. 특히 의뢰인처럼 반복 전과가 있을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의 시각은 냉정하다. 음주 운전에 무면허 운전, 여기에 사문서위조까지 더해져 의
2026년 현재, 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2년째 복역 중이다. 거기에 잘못 얽힌 건이 하나 더 있어 추가 건 재판도 받고 있다. 나의 잘못 때문에 우리 가족은 모두 흩어지고 사라졌다. 나는 벌써 세 번째 이곳에 발을 들이밀었다. 첫 징역살이 때는 모든 행복이 근처에 있었다. 결혼도 하고, 하던 일이 잘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2017년 2월 2일 파견된 형사에게 붙잡히고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그렇게 3년 형을 선고받고 어머니께 많은 투정을 부렸다. 당시엔 사회에서 쓰는 칫솔이 교도소 내로 반입 가능했었다. 그때 나는 카카오프렌즈 칫솔이 갖고 싶었고, 접견 오신 부모님께 당장 내일 그 칫솔을 넣어달라고 애걸복걸했었다. 장성급 장교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이었지만, 내 고집에 그다음 날 병가를 내고 아침 9시 접견 시간까지 칫솔을 구해다 주시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칫솔은 그날 들어오지 않았다. 이틀 뒤 관구실에서 나를 불렀다. ‘부모 사망’이라는 쪽지를 넘겨받았는데, 솔직히 슬프지도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발인 날이 다가왔고, 친누나의 보증 덕에 구치소를 잠시 나올 수 있었다.
1심 재판 선고를 받은 후 감옥으로 돌아오는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바깥세상의 모습은 마치 별세계처럼 낯설었다. 재판을 받고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서글펐다. 감옥의 담벼락이 세상과 우리를 갈라놓듯이, 바깥에 있는 일반 사람들은 교정버스 안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누구의 가족인지는 몰라도, 추운 겨울날 법원 정문에 서서 절대로 보이지 않을 교정버스 안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각자의 잘못으로 구속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시적으로 자유를 빼앗겼으나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정버스 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하얀 눈이 녹아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그게 너무 아름다워서 슬펐다. 이곳에서 보내야 할 남은 시간들은 분명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간다. 지금은 혼자라서 아무도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다. 왠지 모르게 쓸쓸한 마음도 들지만, 선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금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절대로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가 않다. 올해를 감옥에서 보내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미결수입니다. 힘든 수감생활 중에 저희 오빠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는데 읽고 눈물로 밤을 지새웠네요. 한 방에 수감 중인 언니가 보고 있는 <더시사법률> 신문을 같이 보는데, 많은 걸 배우고 깨닫고 또 뉘우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밖에 있는 가족들이 안에 있는 이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마음에 많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오빠가 보낸 편지도 신문에 실어주실 수 있을까요? 신문을 읽는 다른 독자분들도 함께 읽고 마음의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그곳에서 맘고생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감방 밖에 있는 몸이라지만 내 마음 역시 감방에 갇혀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보다 네 이름을 더 크게 부르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 세상에서 제일 자유로웠던 네가, 이제는 시간표 안에서 숨 쉬고 있다니. 밤마다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들어라. 너는 죄로만 묶인 사람이 아니다. 실수를 했을 뿐이고, 넘어졌을 뿐이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벽은 너를 가두지만 너의 내일까지는 가두지 못한다. 사람은 어두운 데에서 다시 태어나기도 하니까. 동생아, 지금은 하루가 백 년
처음으로 아들에게 편지를 써본다. 10여 년 전 초등학교 3학년이던, 조그맣고 나를 닮은 너를 두고 난 무책임하게 집을 나와버렸지. 본래 1년의 별거를 약속했지만, 세월은 기약 없이 10년이나 흘러버렸다. 달력을 헤아려 보니 벌써 너는 성인이 된 지 한참이더구나. 이곳에 와서 네 또래 정도 되는 사람들을 보면 왜 이리 마음이 가는지…. 은연중에 나는 너를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밖에 있을 땐 뭔가 준비가 되어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은 벌써 다른 가정을 꾸렸는데 내가 나타나면 마음의 상처를 후벼파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지. 또 지금의 내 초라한 행색으로 인해 서로 마음만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고. 그러나 이젠 모든 걱정을 다 걷어버리고 서로 눈을 마주한 채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들, 나 또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단다. 내성적으로 자란 탓에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에서 혼란을 많이 겪었어. 그런 전철을 밟아보았기에 이혼만큼은 절대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게 혼자만의 다짐으로 되는 것은 아니더구나. 훗날 아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너는 나를 이해하기 어렵겠지. 그래도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