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박찬운 자문위원장이 9일 사임했다. 추진단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박 위원장이 오늘 윤창렬 추진단장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추진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배포한 언론 공지문에서 사임 이유에 대해 “저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전건 송치(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것)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온 사람”이라며 “제가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 자문을 맡는 것은 추진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보완수사권 등을 둘러싼 논의 구조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우리 형사사법 절차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사안임에도 충분한 숙의와 균형 잡힌 토론보다 감정적 접근이 앞서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제 소신을 여러 통로를 통해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교한 검토와 합리적 토론 없이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개편된다면 그 부담과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사 보완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주장이 거세진 데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우리 형사사법 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진단은 지난해 10월 24일 검찰개혁 후속 조치와 관련해 박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자문위를 구성했다. 지난 1월에는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해 자문위원 6명이 “제2의 검찰청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사퇴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을 심의·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과 기소를 담당하는 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인사, 설치 및 운영 사항도 함께 규정한다. 수정된 정부안은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기존 9개 범죄에서 6개 범죄(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사이버·국가보호)로 축소하고 조직 체계를 수사관 단일 직급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안은 국회로 이송돼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공포된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올해 10월 초 출범을 목표로 한다. 김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약 5개월간의 사회적 토론과 여당과의 조정을 거쳐 법안을 마련했다”며 “정부는 국민의 입장에서 검찰개혁을 완수한다는 각오로 보완수사권 등 남은 쟁점도 충분한 숙의와 공론화를 통해 최선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추진단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검사의 보완수사권 허용 여부를 두고 쟁점 검토와 의견 수렴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독립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과 수사기관에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는 이번 달과 다음 달을 ‘집중 공론화 기간’으로 정하고 공개 토론회와 자문위원회,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대한변호사협회와의 공개 토론회가, 16일에는 추진단이 주관하는 종합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추진단은 “보완수사의 예외적 필요 사례가 있는지, 보완수사 요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 정비 사항이 무엇인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틈을 노린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금융당국은 유사수신행위뿐 아니라 신기술 투자 사기, 가짜 금 판매 등 다양한 형태의 사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일 중동 상황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을 악용해 허위 호재성 정보를 퍼뜨리거나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불법 행위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불법 업체들은 자체 제작한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고수익을 올렸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특히 투자자에게 변제기일 이전이라도 원리금을 청구하면 이의 없이 지급하겠다는 문구를 내세워 사실상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투자자가 배당금 지급이나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면 지급을 거절하거나 잠적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수소에너지·드론·아트테크 등 신기술 분야 투자를 내세워 가짜 투자 성공 인터뷰 영상 등을 유포하는 방식도 활용됐다. 이후 차명 계좌로 자금을 모집한 뒤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면 추가 납입을 요구하거나 출금을 지연시키고 연락을 끊는 수법이다.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해주겠다며 접근해 원금 보장을 약속하고 유사수신업체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원금 보장과 함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유사수신일 가능성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최근 중동 사태를 계기로 정부나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재건 사업 투자처럼 가장해 자금을 모집하는 사기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유사수신 민원 제보 건수는 295건으로 전년(410건)보다 줄었지만 당국은 이 가운데 불법 자금 모집 혐의가 구체적인 26개 업체를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업체들은 주로 신기술·신사업, 부동산, 가상자산 투자 등을 내세워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악용한 사기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금 제품이 가짜로 확인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김모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 보증서를 제공한다는 판매자의 설명을 믿고 18K 금 귀걸이를 구매했다. 양가 부모에게 선물할 귀걸이 2개와 아내에게 줄 귀걸이 1개 등 총 세 개의 제품을 약 77만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한 제품에 18K 각인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김씨가 금은방에서 감정을 의뢰한 결과 세 제품 모두 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감정사는 “도금 제품도 아닌 아연·철·구리로 만든 일반 액세서리”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한 법인과 보증서를 발급한 업체는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정사는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는 보증서로 한국금시장 회원사 제품이 아닌 일반인이 임의로 만든 가짜”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일 쿠팡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지만 닷새가 지나도록 제품이 계속 판매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가품 판매가 확인되면 즉시 판매 중지 조치를 하고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을 구매할 때 한국조폐공사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협회 인증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원금 보장이나 고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는 대부분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금 모집 과정에서 허위 정보나 허위 광고가 동반될 경우 사기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시장 불안이나 국제 정세 이슈를 이용해 투자 기회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 전 사업 실체와 금융당국 등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금이나 투자 상품을 구매할 때도 판매자 정보와 인증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9일 제17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이사장에 최영승(63)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임명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법무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출소자의 건전한 사회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숙식 제공과 직업훈련 등 갱생보호사업을 수행한다. 이번 인선은 ‘법무부 산하단체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운영 규정’에 따라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 최 신임 이사장은 진주 대아고등학교와 경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경희대학교 대학원 법학과에서 법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참여연대 실행위원을 시작으로 대한법무사협회 협회장, 한국교정학회 부회장, 한국소년정책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정 장관은 최 신임 이사장에게 “출소자의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지원해 국민 안전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공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상의 관심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선다. “오늘 학교는 어땠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를 묻는 평범한 대화는 아이의 생활을 지켜보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가 구속 상태에 놓일 경우 이러한 역할은 사실상 중단된다. 문제는 그 공백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최근 교정시설 수용자 상담 과정에서는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는 학교 방문이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폭력 절차는 보호자의 상황과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사실관계 조사, 진술서 작성,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여부 판단 등 주요 절차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보호자 부재가 곧 대응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심의위원회의 판단 역시 과거보다 엄격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대응이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속된 부모의 경우 무엇보다 ‘대리 보호자 지
오빠, 부부에서 서로를 제일 잘 아는 남 되기가 참 쉽다. 우리가 여기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나 되었네. 과거에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주곤 했잖아. 그래서일까? 모든 걸 잊고 잘 살아가 보자는 오빠에게 난 결국 잡은 손을 놓자고 했지.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는 않아. 실감이 안 나는 건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과거의 나는 늘 오빠 탓을 하며 오빠를 괴롭혔잖아. 더 이상 오빠가 그런 말들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나의 가장 예쁜 20대에 오빠를 만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살게 해줘서 고마웠어. 오빠가 힘든 만큼 나도 힘들 거고, 오빠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플 거야. 그래서 말인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불러보자! 준아, 넌 나의 20대 전부였어. 그래서 그게 참 고마워. 다음번에 사랑할 때는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길 바라. 아~ 덕분에 내 20대 너무 예뻤다! - 대구에 있는 너에게, 사랑했던 내가.
이 글을 쓰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3년 3월에 구속되었거든요. 같은 해 6월 19일, 제 생일에 아버지께서 눈을 감으셨습니다. 루게릭병을 앓아 온몸의 근육이 다 빠진 채로 쓸쓸히 돌아가셨어요. 저는 집행유예도 있었기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정신 나간 행동을 했거든요.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렸고요. 저를 믿어주시던 목사님, 사모님께서 필리핀에 선교를 가신다고 해서 사택에 몰래 들어가 체크카드 2개를 훔쳤습니다.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며 수용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징역을 살면서도 전 불량아였습니다. 미결 때 징역 3번, 기결 때 4번, 훈방 1번… 징벌방을 8번이나 들락날락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었지만… 결국 임종도 지키지 못한 천하의 후레자식이 됐습니다. 아버지는 죽기 직전까지 제 걱정을 하셨습니다. 피해를 입은 목사님과 사모님께 저 대신 용서를 구하셨고, 아프신 와중에도 저만 생각하다가, 저만 기다리다가 그렇게 눈을 감으셨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아버지가 늘 힘들고 무서웠습니다. 아버지 뜻대로 살지 못하는 장남이었고, 두 동생에게도 피해만 주
2018년 1월, 지금은 없어진 ○○교도소 전기기능사 직업훈련 공과 훈련 시작 직후 있었던 일이다. 훈련생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로 꽤 젊은 축이었는데, 개중 돋보이는 62세 어르신 한 분이 계셨다. 그 어르신은 자기소개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는 은퇴 후 좋지 못한 일에 연루되어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이 나이에도 직업훈련을 신청한 이유는 출소 후 아파트 경비원 일을 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이 있으면 경비원 취직 시 우대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교도소에 들어왔다고 해서 마냥 절망만 하지 마시고, 이곳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인생 설계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1년간 선생님과 반장, 숙련공을 포함한 모든 훈련생들이 이 어르신을 도와드렸다. 어르신은 12월 말 시험 당일 가석방으로 출소하시게 되었지만, 소장님과 선생님, 직원분들의 도움으로 교도소 안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사히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나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훈련생들이 그 어르신의 자기소개를 듣고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 전까지만 해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
저는 일주일 중 한 번 있는 전화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허락된 시간은 단 5분뿐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 힘든 생활도 잊어버린 채 짧고 소중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곤 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아버지는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셨습니다. 회사 일로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 기죽지 말라며 학부모회 임원까지 맡으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늘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도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 덕분에 원하는 과에 입학한 것은 물론 졸업까지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그릇된 행동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온 후, 아버지와의 첫 접견 때가 떠오릅니다. 며칠을 못 주무셨는지 충혈되어 있던 눈, 말씀하실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던 손, 어느새 흰서리가 가득 내린 머리카락을 보고 죄스러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순간에도 저에게 “걱정하지 마라. 아프지 말고 힘내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동생과 함께 편의점 일을 하시며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젊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