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사법률>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정시설을 관할하는 법무부를 비롯해 법원, 검찰 등을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무소속 최혁진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민사회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한 최 의원은 사법 불평등 구조를 핵심 문제로 지목하며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변호사 비용 부담과 국선변호 제도의 한계로 다수 국민이 법률 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불균형을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전관예우를 꼽으며, 고위 법조인의 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이른바 ‘전관예우 방지법’ 발의를 통해 구조 개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선변호 보수 현실화와 인적 구성 다양화, 사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사법부 역시 국민의 감시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며 “재판의 독립은 보장하되 제도와 조직은 견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정공무원 처우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장의 어려움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혁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시민사회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활동하시다 정치에 입문하셨습니다. 정치 참여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이러한 경험이 현재 의정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초기에는 시민사회의 힘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서민들이 노력한 만큼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를 바꾸려면 시민 권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경제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시민사회가 성장해도 제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한계를 확인했습니다. 정치에는 ‘돈의 장벽’이 있어 시민의 직접 참여가 어렵다는 점도 체감했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다수 시민의 목소리가 밀릴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정치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서민과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정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최근 이른바 ‘전관예우 방지법(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하셨습니다. 법안 발의 배경과 전관예우가 사법 시스템에서 갖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사법 불평등은 이미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고 봅니다. 형사 사건의 절반 이상과 민사 사건 상당수가 변호사 없이 진행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과 국선변호 제도의 한계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개인이 대형 로펌과 대등하게 싸우기 어렵습니다.
전관예우는 이런 불균형을 고착화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사법부 고위직이 특정 배경에 집중돼 있고 인사와 재판 과정에 네트워크가 작동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습니다. 고위직 출신이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 재판이 관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구조는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사법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고위 법조인의 사건 수임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다만 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사법부가 스스로 바꾸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입법부가 제도를 통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국선변호 보수 현실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선변호 제도의 역할과 한계, 개선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국선변호 제도는 사법 불평등을 완화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그러나 현재 구조로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보상이 부족하면 성실한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의 희생에만 의존하는 제도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지금처럼 낮은 보수로는 사건을 충분히 검토하고 변론하기 어렵습니다.
이 구조는 사법 불평등을 더 심화시킵니다. 그럼에도 제도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단순한 보수 인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국선변호를 맡은 변호사에게 명예와 제도적 보상이 함께 주어져야 합니다. 공공직 임용이나 주요 법률 직위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도 필요합니다. 또 국선변호 경험을 가진 인재가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경로도 마련돼야 합니다. 그래야 사법부 안에 다양한 시각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인적 구성과 보상 체계를 함께 바꿔야 사법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법왜곡죄(형법 개정안)’ 법안 표결에서 기권하셨습니다.
A. 법왜곡죄 도입 필요성에는 동의합니다. 권력은 견제를 받아야 하고 사법부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봅니다. 법률을 통해 기준을 만들고 재판으로 책임을 묻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다만 적용 범위에는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번 법안은 형사 재판에만 한정됐습니다. 저는 민사와 형사 모두에 적용돼야 한다고 봅니다. 특정 영역에만 적용하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민사 재판에서도 불균형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행정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법왜곡죄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적용 범위를 제한한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향후 개정 논의를 염두에 두고 기권했습니다.
Q. 사법개혁을 둘러싸고 사법체계 안정성 훼손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에 대한 입장과 사법 독립과 민주적 통제의 균형을 어떻게 보십니까.
A. 그동안 사법부는 충분한 견제를 받지 않았다고 봅니다. 내부 운영을 국민이 알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행정부와 국회는 제도를 통해 투명성과 감시 장치를 강화해 왔습니다. 반면 사법부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사법개혁의 핵심은 사법부를 들여다보고 문제를 제기하며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맞지 않습니다. 사법부가 견제를 받지 않았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은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됩니다. 그런데도 사법부는 개혁 논의에 대해서는 위헌을 주장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법 독립은 ‘재판의 독립’을 뜻합니다. 재판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사법부 조직 전체가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삼권분립의 취지와 다릅니다. 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의 감시를 받아야 합니다. 재판의 공정성도 국민의 평가 대상입니다. 배심원 제도 역시 같은 취지입니다.
결국 사법개혁은 사법부를 국민에게 보이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공직자라면 공개적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사법부도 이런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교정공무원의 열악한 처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A. 최근 교정공무원직에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강력범죄자 증가로 인해 교정시설 내 난동과 협박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처우 개선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교정공무원의 국립호국원 안장 문제 등 여러 현안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 데 국회 역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법개혁이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과정이라면, 동시에 성실하게 헌신하는 공직자를 존중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국민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공직자는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반대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은 분명히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Q. 교정공무원은 같은 제복 공무원임에도 경찰이나 소방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고, 호국원 안장에서도 제외돼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A. 이 문제는 단순히 처우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구조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고 봅니다. 검찰 조직에서도 일부 권력 지향적 행태가 조직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내부에서 이를 바로잡기 어려운 구조가 존재합니다. 결국 구조적으로 왜곡된 부분은 제도를 통해 바로잡아야 합니다.
교정공무원 역시 법무부 내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낮은 직군으로 분류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관심밖의 측면이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개선이 지연되는 것입니다.
또 교정공무원의 근무 환경이 안정돼야 수형자의 교정·교화 기능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수형자가 협동조합을 구성해 공공조달에 참여하고, 그 수익을 가족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운영되기도 합니다. 이는 가족 관계 유지와 재사회화, 나아가 재범 방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체가 교정공무원이지만, 현재의 근무 환경에서는 기존 업무를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따라서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과 관련된 입법이 국회에서 논의될 경우,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