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감독’ 있었는데 못 막았다…김훈 사건이 드러낸 허점

성매매·도주사고까지 이어진 범행 이력
신속수사팀 존재에도 현장 대응 의문

 

경기 남양주 스토킹 살해범 김훈(44)이 법원이 부과한 준수사항을 수차례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누범기간 중 성매매 알선과 무면허 교통사고 등 추가 범죄까지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리·감독 체계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은 2013년 강간치상 등 혐의로 김훈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10년 부착을 명령했다. 김훈은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2016년 7월 출소했다.

 

법원은 출소 이후 김훈에게 야간 외출 제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성행 개선 교육 및 전문의 진료, 음주 제한 등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재범 위험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그러나 김훈은 휴대용 추적 장치를 임의로 분리하거나 야간 외출 제한을 어기는 등 십여 차례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의 진료는 12차례 거부했고, 음주 제한도 여러 차례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훈은 준수사항 위반에 그치지 않고 누범기간 중 추가 범죄도 저질렀다. 2019년에는 20대 여성을 이용한 성매매 알선을 하였고 채팅앱을 통해 불상의 남성과 대화를 나누다 20만원에 거래 여성을 모텔로 보내  경찰에 적발됐고, 2018년에는 무면허 상태로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사고 이후 지인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는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보호관찰법 위반과 도주치상, 무면허운전, 범인도피교사, 성매매알선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

 

경찰은 이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훈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치료 중인 점을 고려해 머그샷 대신 운전면허증 사진이 공개됐으며 공개 기간은 다음 달 20일까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 범죄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전자장치 훼손이나 준수사항 위반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수사팀’을 운영 중이다. 해당 조직은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바탕으로 위반 발생 시 즉시 현장에 출동해 체포와 수사를 진행하는 전담 조직이다.

 

다만 신속수사팀은 위반 행위 발생 이후 대응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로, 반복적인 준수사항 위반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훈의 경우 수차례 준수사항 위반이 누적됐음에도 강력 범죄로 이어진 점에서, 위험도 평가와 사전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제28차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스토킹 신고를 신속히 전수 조사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김훈은 지난 14일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과거 교제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범행 전 피해자의 동선을 미리 파악한 뒤 차량을 가로막고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