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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의 효율성 뒤에 숨은 ‘디지털 빅브라더’의 그림자

    최근 다양한 생성형 AI가 저마다의 성능을 뽐내며 등장하고 있다. 오픈에이아이(OpenAI), 구글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선보인 모델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인간의 사고와 창작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간의 노동과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최첨단 IT 전선에 있는 리더들이 공통으로 경고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AI로 인한 인류의 위험’이다. 이들이 말하는 위험은 단순히 기계의 반란이 아니라,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존재가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인간을 통제하는 사회에 대한 공포다. 최근 미국의 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과 미국 국방부(DoD) 사이에서 벌어진 논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방부는 AI 프로그램을 공급받으며 어떠한 제한도 없는 ‘순수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원했다. 일촉즉발의 분쟁 상황에서 AI가 윤리적 판단을 이유로 명령을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명령 거부를 해제해달라고 매번 기업에 전화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국방부의 주장은, 민간 기업인 앤스로픽이 국

    • 곽준호 변호사
    • 2026-07-11 10:33
  • 진실을 쓴 기자와 무혐의 통지서 한 장

    7월 1일 아침, 사무실 책상 위에 통지서 한 통이 놓여 있었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2026형제0000호. 처분요지란에는 짧게 여섯 글자가 적혀 있었다.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더시사법률 임예준 기자를 상대로 제기되었던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고소 사건이 불기소로 종결된 것이다. 돌이켜보면 시작은 기사 한 편이었다. 더시사법률은 교정시설 수용자와 그 가족들을 상대로 한 불법 사건 알선, 이른바 '사무장 카페' 문제를 파헤쳐 왔다. 수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인터넷 카페 뒤에 숨어, 담장 안에 있는 사람들의 절박함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구조였다. 접견 한 번, 서신 한 통이 아쉬운 수용자와 가족들에게 '좋은 변호사를 연결해 주겠다'며 접근해 뒷돈이 오가는 세계. 임예준 기자는 그 실태를 끈질기게 취재해 기사로 썼고, 나는 기사가 나갈 때마다 곁에서 법률 검토를 함께했다. 그러자 돌아온 것은 해명이나 반박이 아니라 고소장이었다. 보도의 당사자인 변호사는 임 기자를 상대로 잇달아 형사고소를 제기했다. 기사의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보다, 기자를 피의자로 만들어 취재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전형적인 입막음 고소였다.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소식을 들은 날, 나는 곧

    • 김상균 변호사
    • 2026-07-08 15:21
  • 교정시평 | ② 정문정책과 후문정책, 과밀수용 해소의 구조적 해법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는 단순한 수용 공간의 부족이 아니라 형사정책 구조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결과다. 더구나 이는 이미 헌법적 차원에서도 지적된 문제다. 헌법재판소도 2016년 구치소 과밀수용 사건에서, 수용자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과밀수용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과밀수용은 행정 운영의 불편을 넘어 국가형벌권의 한계를 묻는 문제인 셈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시설 확충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유입과 유출이 맞물려 작동하는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른바 ‘정문정책’과 ‘후문정책’의 역동적 균형이다. 최근 법무부가 과밀수용 해소를 위해 가석방 확대를 추진하고, 노후 교정시설 확충을 위한 민자·개발사업 추진단을 신설한 것도 이러한 구조적 압력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조치들이 단기 처방에 그치지 않고 형사사법 흐름 전체를 조정하는 정책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문정책은 형사사법 체계의 입구를 조정하는 정책이다. 수사·기소·재판·구속을 거쳐 교정시설로 들어오는 흐름을 통제하여 불필요한 구속과 과잉수용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블룸스타인(Alfred

    • 박병선 전문경력관
    • 2026-07-07 10:47
  • 공소사실과 축소사실 사이 법원의 선택

    “분명 강도상해죄로 기소됐는데, 강도 혐의는 무죄가 나오고 상해죄만 유죄로 인정될 수 있습니까. 검사가 공소장을 바꾸지도 않았는데요.” 형사재판에서 종종 문제 되는 질문이다. 검사가 기소한 공소사실 전체가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그 안에 포함된 더 가벼운 범죄사실은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그 축소된 사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형사소송의 출발점은 공소장이다. 법원은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사실에 대해서만 심판할 수 있다. 이를 불고불리의 원칙이라고 한다. 법원이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사실을 임의로 심판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면, 원칙적으로는 검사가 공소장 변경 절차를 통해 심판 대상을 바꿔야 한다. 피고인이 자신에게 적용되는 혐의와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고 방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원은 일정한 경우 공소장 변경 없이도 법원이 ‘축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축소사실이란 검사가 기소한 공소사실보다 범위가 좁거나 법정형이 가벼운 범죄사실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살인죄의 공소사실 안에는 폭행치사죄가 포함될 수 있고, 강도상해죄의 공소

    • 백홍기 변호사
    • 2026-07-03 19:15
  • 교정시평(矯正時評) | 검찰개혁 다음은 교정개혁이다

    법무부가 교정미래혁신단을 출범시키며 교정청 신설 논의를 본격화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결단이다. 특히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교정청 신설과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교정행정의 구조적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인물이다. 검찰개혁이 형사사법의 입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라면, 교정개혁은 형사사법의 마지막 단계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조치는 검찰개혁 이후 법무행정의 개혁 축을 교정으로 확장한 바람직한 수순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교정 현장에서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낸 사람으로서 이번 결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교정청 독립은 법무부 교정본부의 간판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교정행정의 뼈대를 새로 세우는 국가적 과제다. 그동안 교정은 형사사법의 마지막 단계에 있으면서도 사회적 관심에서는 늘 뒤로 밀려 있었다. 수사는 뉴스가 되고 재판은 논쟁이 되지만, 판결 이후 수용자를 어떻게 책임지고 다시 사회로 돌려보낼 것인가는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그러나 교정시설은 이제 단순한 수용공간이 아니다. 마약류 수형자, 정신질환 수용자, 고령 수용자, 여성 수용자, 장기수와 무기수까지 다양한 처우 수요가 한곳에 모여 있다

    • 박병선 전문경력관
    • 2026-06-29 19:44
  • 보이스피싱은 전화 사기가 아니라 조직범죄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더 이상 단순한 전화 사기가 아니다. 해외 거점을 둔 조직이 국내 하위 조직원을 모집하고, 총책·관리책·유인책·모집책·수거책·인출책·자금세탁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조직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범행 방식도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피해금을 현금으로 수거하거나 여러 계좌로 나누어 이전하고, 상품권·가상자산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까지 결합된다. 범죄수익의 흐름을 숨기고 추적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구조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말단’으로 불리는 가담자들의 역할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현금을 직접 받아 전달하는 수거책,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계좌를 제공하거나 자금을 옮기는 자금세탁책은 모두 피해 발생과 범죄수익 실현에 연결된다. 조직의 지시를 받은 하부 역할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돈을 빼앗기는 마지막 단계에 직접 관여한 사람들이다. 모집책 역시 마찬가지다. 고액 아르바이트나 단순 전달 업무처럼 포장해 사람들을 범행에 끌어들이는 행위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유지시키는 핵심 고리다. 범행에 필요한 사람을 계속 공급하지 못하면 조직은 움직이기 어렵다.

    • 박보영 변호사
    • 2026-06-24 19:28
  • 반복되는 가석방 비리 의혹에도…제도는 그대로

    며칠 전 가석방 심사 도움과 수용생활 편의 제공을 내세워 수형자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교도관 비리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다. 해당 보도를 보면서 필자는 오래전 있었던 가석방 비리 사건이 다시 떠올랐다. 2013년 무렵 한 교도소에서 가석방 관련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일이 있었다. 내부에서는 법무부 본부 직원까지 연루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보고됐다는 말도 나왔다. 당시 이 내용을 알게 된 P 소장은 가석방 비리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기관장 모임을 통해 알고 지내던 해당 교도소 관할 지청장을 찾아가 자체 조사 관련 서류를 전달하려 했다. 본부까지 거론된 비리 의혹을 외부 수사기관에 알리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지청장은 당시 특검으로 파견돼 검찰청에 없었고, P 소장의 시도는 무산됐다. 그 당시 그 검사는 대쪽같이 곧고 정의로운 검사로 소문나 있었다. P 소장은 그 검사라면 가석방 비리를 바로잡아 줄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이후 P 소장은 직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끝내 문제를 바로잡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 자리에 있던 필자는 가석방 제도를 둘러싼 내부의 불신과 무력감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 천동성 교도관
    • 2026-06-20 16:53
  • 가수금 거래, 투명한 회계가 분쟁 막는다

    주식회사에서 대표이사와 회사 사이에 금전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대표이사가 회사 계좌에 자금을 입금하거나,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차입금 또는 가수금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회사는 대표이사 개인과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다. 회사 계좌에 있는 돈은 대표이사 개인의 돈이 아니며, 대표이사가 회사에 자금을 투입한 사실이 있더라도 회사 자금을 임의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대표이사와 회사 사이의 자금 거래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입금 경위, 금액, 상환 약정, 회계 처리 등이 명확하지 않으면 이후 회사 자금 인출 과정에서 민·형사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표이사가 회사 계좌에서 자신의 개인 계좌로 돈을 이체한 경우, 그 이체가 회사 채무의 정당한 변제인지, 아니면 업무상횡령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될 수 있다. 형식상 ‘가수금 상환’이라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실제 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금액이 불명확하거나, 회사와 무관한 개인 용도로 사용됐다면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형법상 업무상횡령죄는 업무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그 재물을 임의 처분할 때 성립한다. 대표이사는 회사

    • 이승환 변호사
    • 2026-06-18 14:19
  • 순간의 분노, 특수협박으로 번질 수 있어

    특수협박이나 폭행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는 진술이다. 실제 형사사건 가운데 상당수는 치밀한 계획범죄라기보다 말다툼이나 감정 충돌이 격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중요한 기준은 감정의 크기가 아니라 행위의 위험성이다. 특히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상대방의 생명·신체에 직접적인 공포를 느끼게 한 경우에는 단순한 다툼을 넘어 중대한 범죄로 평가될 수 있다. 한 사례에서 피고인과 피해자는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며 동거하던 사이였다. 주변에서도 두 사람이 가까운 장래에 부부가 될 것으로 여길 정도로 관계가 깊었다. 하지만 말다툼이 격해지면서 사건은 형사절차로 이어졌다. 피고인은 주방에 있던 식칼을 들고 피해자에게 다가가 위협적인 행동을 했고, 언쟁 과정에서 폭행까지 이어졌다. 공포를 느낀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형법상 특수협박은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경우 성립할 수 있다. 여기서 반드시 실제 상해가 발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상대방이 현실적인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을 만들었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 식칼과

    • 백홍기 변호사
    • 2026-06-15 18:41
  • 구속 상태 재판, 양형 판단은 어떻게 이뤄질까

    통계상 1심 재판 단계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이 실형을 선고받는 비율은 약 71%에 이른다. 구속된 피고인과 가족 입장에서는 열 명 중 일곱 명이 실형으로 이어진다는 수치가 쉽게 체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구속은 곧 실형을 의미하지 않는다. 구속은 형벌이 아니라 형사절차상 강제처분이다.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를 막기 위한 조치일 뿐, 그 자체가 유죄의 증거가 되거나 형을 무겁게 하는 독립적인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구속 상태에 있다는 사정은 별도의 가중 사유로 규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구속됐다는 이유만으로 실형이 예정되는 것은 아니다. 구속 상태에서도 집행유예 선고는 법리상 가능하다. 문제는 구금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자료로 재판부를 설득하느냐에 있다. 구속 상태의 피고인에게 가장 위험한 태도는 선고 전까지의 시간을 단순히 흘려보내는 것이다. 형사재판에서 양형 판단은 선고 직전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 미결구금 기간은 반성, 피해 회복, 재범 방지 계획을 구체

    • 박민규 변호사
    • 2026-06-11 14:02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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