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1. 안녕하세요. 상고를 포기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재심 신청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선고받은 형량 중 마약 판매 혐의에 대해 이의가 있습니다.
저는 마약을 판매한 사실이 없고, 저에게서 마약을 구매했다고 진술했던 사람도 현재 진술을 번복하여 ‘마약을 구매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확인서를 확보하여 재심 신청을 할 경우 재심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 확인서가 재심 사유로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효민 이승환 변호사입니다. 이하의 답변은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적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확정판결에 대해서도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를 다시 심리할 수 있도록 재심 제도를 두고 있으며, 이는 판결 확정 이후에도 실체적 진실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비상 구제 절차입니다.
질문자님이 상고를 포기한 것은 단지 판결을 확정시키는 효과만을 가질 뿐, 재심청구권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항소나 상고를 포기했거나 상소심까지 모두 진행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라도,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재심 사유에 해당하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심은 확정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예외적 절차이므로 단순한 억울함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에서 정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 재심개시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재심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며, 그 외 사유로는 재심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주요 재심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판결의 증거가 된 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해 위조·변조된 것이 증명된 경우
② 원판결의 증거가 된 증언, 감정, 통역 또는 번역이 확정판결에 의해 허위임이 증명된 경우
③ 무고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그 무고가 확정판결로 입증된 경우
④ 원판결의 기초가 된 재판이 확정판결로 변경된 경우
⑤ 무죄 또는 면소, 혹은 더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경우
⑥ 지식재산권 관련 범죄에서 해당 권리가 무효로 확정된 경우
⑦ 판결에 관여한 법관·검사·수사기관이 직무상 범죄를 저질렀음이 확정판결로 입증된 경우
여기서 ‘명백한 증거’란 단순히 의문을 제기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것이 거의 확실할 정도의 강력한 증거를 의미합니다.
질문자님의 경우처럼 기존 유죄의 주요 근거였던 진술이 번복되고 확인서가 작성되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실무상 단순한 진술 번복만으로는 재심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사후 작성된 확인서는 작성 경위나 외부 영향 가능성 등으로 인해 신빙성이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당 확인서는 새로운 증거라기보다는 기존 증거의 재평가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며, 재심 개시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은 편입니다.
다만 번복된 진술이 객관적 물증(금전 거래 내역, 통화 기록, 위치 정보 등)과 결합되어 기존 사실인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면 재심 사유로 인정될 여지는 있습니다. 특히 기존 진술이 허위였다는 점이 위증죄 확정판결 등을 통해 입증된다면 재심 가능성은 크게 높아집니다.
결국 재심의 성패는 해당 확인서가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증거들과 결합하여 유죄 판단을 뒤집을 정도의 명백성을 갖추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해당 진술자가 과거 법정에서 증언한 경우라면, 위증죄 고소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재심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Q2. 현재 A 사건이 상고심 계속 중인 상태에서 별도의 B 사건으로 1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두 사건을 병합하여 하나의 형을 받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2. 형사소송법상 사건 병합은 동일한 심급에서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소심까지는 사실심이므로 사건 병합이 가능하지만, 상고심은 법률심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건을 병합하여 함께 심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고심 진행 중인 사건과 별도의 사건을 병합하여 하나의 형으로 선고받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합니다.
질문에서 언급된 ‘비약적 상고’는 정확히는 ‘비상상고’를 의미합니다. 비상상고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제기하는 절차입니다. 피고인에게는 신청권이 없고, 사건 병합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 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장치로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과 제39조 규정이 적용됩니다. 즉, 별도로 형이 선고되더라도 전체 범죄를 고려해 형량이 조정됩니다.
따라서 형식적으로 하나의 형으로 병합되지는 않더라도, 후행 사건의 양형 과정에서 선행 사건의 확정판결이 반영되어 과도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조정됩니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 측이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피고인 측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형평 고려를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