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사진을 텔레그램 이용자에게 전달해 딥페이크 합성 음란물 제작을 의뢰한 2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단순 제작뿐 아니라 의뢰와 소지 행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요구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서지혜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 교사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24년 4월 3일부터 8일까지 자신이 보관하던 여성 지인 B씨 등 2명의 사진을 텔레그램 익명 이용자에게 전달해 딥페이크 합성 음란물 44장을 제작하도록 한 뒤 이를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대학 지인 등의 사진을 이용해 허위영상물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수법,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할 때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 판사는 “허위영상물의 내용과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 등을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등을 반영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유사한 판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울산지방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B씨는 2024년 12월 자택에서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인기 걸그룹 멤버 2명의 얼굴을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과 합성하는 방식으로 허위영상물 4개를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해당 합성물을 포함해 총 9개의 불법 영상물을 텔레그램 등 SNS 단체대화방에 게시해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영상물을 편집·합성·가공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4년 법 개정을 통해 처벌 대상을 제작자뿐 아니라 시청자와 소지자까지 확대했다.
딥페이크 음란물 범죄는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찰청 신고 건수는 2022년 160건에서 2024년 1202건으로 7.5배 늘었다. 같은 기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지원 인원도 212명에서 1384명으로 증가했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접속차단 요구 역시 2022년 3574건에서 2024년 2만 3107건으로 크게 늘었으며, 전체 디지털 성범죄 중 딥페이크 음란물 비중도 6.5%에서 24.5%로 약 4배 확대됐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딥페이크 성범죄는 실제 촬영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물을 생성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제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더라도 이를 의뢰하거나 전달하는 행위 역시 교사 또는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높은 플랫폼을 통해 합성물 제작이나 유포에 관여할 경우 전파 가능성과 피해 확산 위험이 커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시작했더라도 중대한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