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진호가 뇌출혈로 쓰러진 가운데 건강보험료 장기 체납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강보험 체납 문제의 규모와 구조적 한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3일 연예계에 따르면 이진호는 지난 1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지인의 신고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현재 의식은 회복했지만 뇌출혈 후유증으로 인한 마비 가능성이 제기되며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진호는 방송 활동 중단 이후 생활고를 겪으며 건강보험료 약 2800만 원을 체납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납부하지 않을 경우 보험급여가 제한될 수 있어, 중환자실 치료비 역시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는 과거 불법 도박 사실을 인정하며 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자숙 기간 중 음주운전까지 적발되면서 수입이 끊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측 역시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건강보험 체납 구조 전반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지역가입자는 96만1000세대에 달하며, 총 체납액은 1조53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전체 체납 규모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체납 기간별로 보면 120개월 이상 장기 체납자가 5만9000세대에 이르며, 체납액은 3199억 원 규모다. 이어 60~120개월 미만 3478억 원, 24~60개월 미만 3962억 원, 12~24개월 미만 2431억 원, 6~12개월 미만 1717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500만 원 미만 체납 세대가 약 89만1000세대로 가장 많았지만, 1000만 원 이상 고액 체납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억 원 이상 체납 세대도 10여 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일정 기간 이상 보험료를 체납할 경우 공단은 보험급여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급여 제한은 체납 기간, 횟수, 통지 절차, 분할 납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며 일률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급여 제한 기간 중 진료를 받을 경우 공단이 부담한 비용은 사후에 부당이득금 형태로 환수될 수 있다.
반면 체납 보험료를 완납하거나 분할 납부 승인을 받아 일부를 납부하면 예외적으로 보험급여가 인정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체납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단은 독촉과 연체금 부과, 강제징수 절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소득이 없거나 타인 명의 계좌를 사용하는 경우 징수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부당이득금 환수율도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 제도의 형평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는 가입자와의 형평성 확보를 위해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징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납부 여력이 있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징수율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건강보험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만큼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에서 체납 보험료를 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동안 고액·장기 체납자에게도 환급금이 지급되던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5년간 고액·장기 체납자 4089명에게 지급된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은 약 39억 원에 달했다.
이번 개정으로 공단은 환급금을 지급할 때 미납 보험료와 징수금을 우선 공제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