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재범 62%”…공중화장실 침입 성범죄 끊이지 않는 이유

몰카 범죄자 75% 유사 범행 반복
판례 10건 중 6건 동종 전과 확인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을 노린 침입형 성범죄가 반복되면서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와 노원구 일대 건물 여자 화장실에 4차례 침입해 여성의 용변 장면을 엿보거나 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성적 욕망을 충족하려 한 A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과거 건조물 침입 후 촬영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으며, 출소 직후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범죄는 재범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법무부 ‘2023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건수는 2021년 기준 11만442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재범자의 약 62.4%는 첫 범행 이후 3년 이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는 동일 수법 반복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0 성범죄백서’에서는 몰래카메라 범죄로 처벌된 이들 중 약 75%가 유사 범행을 다시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더 시사법률이 리걸테크 플랫폼 ‘엘박스’를 통해 성폭력처벌법 제12조(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적용 판례 10건을 분석한 결과 6건은 동종 전과가 있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소와 범행 대상, 행위 방식에서도 일정한 패턴이 확인된다. 장소는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 등 폐쇄적 구조의 다중이용시설에 집중됐다. 외부 시야가 차단되고 피해자가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공통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범행 대상은 대부분 불특정 다수였으나 일부 사건에서는 특정 피해자를 뒤따라 들어가는 ‘추적형 침입’ 양상도 확인됐다. 미성년자를 뒤따라 화장실에 침입하거나 동일 장소를 반복 방문하며 범행 기회를 노린 사례도 있었다.

 

행위 방식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화장실 칸 내부 또는 인접 공간에 장시간 머무르며 소리를 듣거나 칸막이 틈을 통해 훔쳐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피해자를 뒤따라 들어가 접근하는 유형도 확인됐다. 일부 사건에서는 촬영 범행이나 공연음란 행위가 함께 이뤄지기도 했다.

 

법원은 재범 여부와 반복성을 주요 양형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대전지방법원은 17차례 침입과 촬영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고, 서울동부지방법원도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한 사건에서 실형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반면 초범이거나 전력이 없는 경우에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법원은 ‘성적 목적’이라는 내심을 직접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CCTV 동선, 체류 시간, 피해자 진술, 현장 구조, 피고인의 행동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를 뒤따라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칸 내부에 머물며 틈을 통해 훔쳐보는 행위를 주요 판단 요소로 보고 있다.

 

재범 성범죄를 병리적 문제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 사건에서 정신의학적 진단이 언급되지만, 법원은 이를 책임 감경보다는 재범 방지 필요성 판단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등 재범 예방 조치가 병과되며, 재범 자체는 형을 가중하는 사유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예방과 현장 대응, 사후 관리의 병행을 강조한다. 이용자는 위험 상황 발생 시 즉시 신고하고 주변 도움을 요청해야 하며, 시간대 기록과 CCTV 보존 등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시설 관리 측면에서는 CCTV 사각지대 최소화, 야간 출입 통제, 남녀 동선 분리, 칸막이 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CCTV와 출입 기록을 통해 신원을 특정하고 반복 접근 정황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알려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와 법률 지원 체계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는 성적 욕망을 목적으로 화장실 등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퇴거 요구에 불응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