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집단 폭행으로 숨진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당시 현장에 있었던 그의 발달장애 아들을 직접 불러 조사에 나선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던 아들 진술 확보가 뒤늦게 진행되면서 수사 부실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김 감독의 아들 A씨(21)에게 출석을 요청하고,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 경기 구리시 한 식당에서 아버지가 여러 명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특히 A씨는 중증 발달장애를 갖고 있지만 성인이며 사건의 전 과정을 목격한 만큼, 검찰은 피해자 측의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는 보호자인 조부가 동석할 예정이며, 진술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 절차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아버지가 집단으로 둘러싸여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며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A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 당시 가해 인원, 폭행 경위, 피해 상황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재구성하고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은 수개월간 수사를 진행하면서도 A씨에 대한 조사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유족들은 “아들이 현장에 있었는데 왜 경찰은 조사하지 않느냐”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피의자 1명만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초동 대응부터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사건 초기 경찰은 가해자 다수가 CCTV에 포착됐음에도 불구하고 1명만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후 보완 수사 요구와 유가족의 문제 제기 끝에 추가 피의자가 특정됐다.
하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현재 피의자들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상황이다.
또한 피해 발생 후 병원 이송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된 점, 현장 대응의 적절성 등도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에 대해 일반 감찰과 수사 감찰을 동시에 진행하며 당시 출동 경찰관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직후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보완 수사에 착수했다.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은 의료기록 분석과 함께 목격자 진술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차 수사에 대한 빈틈없는 보완으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 가해자들에게는 엄정한 처벌이 뒤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85년생인 김 감독은 2016년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그 누구의 딸’을 비롯해 ‘구의역 3번 출구’ ‘보일러’ ‘회신’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평소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았던 그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을 실천했다. 가족들은 고인의 평소 뜻을 존중해 장기 기증을 결정했고, 김 감독은 심장과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총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과 작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