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집에 몰래 들어가 수천만 원이 든 금고를 훔친 아들이 대법원에서 공소기각 판단을 받았다.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친족 간 재산 범죄가 친고죄로 개정되면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은 김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2024년 12월 부모의 주거지 안방 드레스룸에 보관돼 있던 약 2천만 원 상당의 금품이 들어 있는 금고를 수레에 실어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이듬해 6월 건물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보관된 현금을 훔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직계가족 간 절도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이후 형법 개정이 이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문제됐다.
기존 형법 제328조 제1항, 이른바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등 일정한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국회는 입법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개정 형법은 친족 간 재산범죄를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대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전환했다.
해당 규정은 2024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됐으며, 2024년 6월 27일 이후 발생한 범죄부터 적용된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로, 고소가 취소되면 공소 유지가 불가능하다. 판례 역시 1심 선고 전 고소가 취소된 경우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1심과 2심은 개정 전 법리를 기준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1심은 신속한 재판 필요성을 이유로 입법을 기다리지 않았고, 2심 역시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 형량만 징역 1년에서 8개월로 감경했다.
그러나 2심 선고 이후 개정 형법이 시행되면서 법적 평가가 달라졌다. 대법원은 해당 범죄가 친고죄로 평가되는 이상 피해자들이 1심 선고 전에 이미 고소를 취소한 경우 더 이상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1심 선고 전에 고소를 취소한 이상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절도 범행과 경합범 관계로 하나의 형이 선고된 점을 고려해 원심 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