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매매계약 체결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의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A씨의 자녀와 며느리가 서초·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A씨는 2020년 4월 자녀 등이 지배주주로 있는 B사와 광주시 토지 1만8070㎡를 약 40억7300만 원에 매매하고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실시된 감정평가에서는 해당 토지의 가액이 72억 8320만 원으로 평가됐다. 세무 당국은 감정평가에 따른 토지 가액 72억 2800만 원을 토지 양도 당시인 2020년 4월의 시가로 보고 원고들에게 총 12억 3800만여 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에 원고들은 “계약 체결 뒤 3개월이 지난 시점의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매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감정평가 기준일 당시에는 창고 건축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토지의 가치가 상승한 상태였고, 매매계약 당시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B사가 계약 전부터
법무부가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과 관련해 상소를 취하하거나 포기하기로 했다. 28일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2·3심 사건에 대해서는 국가가 제기한 상소를 원칙적으로 취하하고, 향후 선고되는 1심 재판에 대해서는 상소를 포기할 예정”이라며 “다만 추가적 사실관계 확정이 필요한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된다”고 밝혔다. 삼청교육대 사건은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가 계엄 포고 제13호에 따라 3만9000여 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교육대에 강제 수용해 순화교육·근로봉사·보호감호 등을 실시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구타·가혹행위와 강제노역이 자행돼 50여 명이 사망하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현재 법원에는 피해자 2045명이 제기한 소송 639건(1심 430건·1383명, 2심 178건·519명, 3심 30건·143명)이 계류 중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청교육대 사건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관행적 상소로 피해자들의 고통이 가중돼 온 만큼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해 상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45년 전 국가의 잘못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피해자분들
결혼식을 한 달여 앞두고 호텔·예식장이 일방적으로 예식을 취소한다면 손해배상 책임은 어디까지 인정될까. 최근 광주 서구의 한 대형 호텔·예식장이 경영난을 이유로 예식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예비부부가 피해를 호소했다. 28일 예비 신랑 A 씨는 “한 달여 뒤 결혼식을 앞두고 호텔 측으로부터 ‘예식이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청첩장까지 다 돌린 상황에서 예고 없이 모든 준비가 무너져 정신적 충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해당 예식장은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B 호텔로, 2021년 700억 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웨딩홀과 호텔을 지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와 경영난으로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고, 결국 신탁사는 대출 미상환을 이유로 영업정지 가처분과 건물 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법원이 강제집행에 나서면서 호텔 측은 예식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호텔 측은 “예정된 예식만이라도 진행할 수 있도록 신탁사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신탁사는 “법원의 명도 판결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영업금지 가처분도 내려진 상황에서 더는 예식을 허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호텔 측의 채무불이행 책임이 명백하다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정부 핵심 전산망이 마비됐다. 이로 인해 대외 서비스는 물론, 각 부처 내부 업무를 담당하는 ‘온나라시스템’이 마비돼 접속이 불가능 한 상태이다. 온나라시스템은 정부 전 부처에서 문서 작성과 결재 등 주요 행정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전자문서 시스템이다. 그러나 지난 26일 발생한 화재 여파로 27일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다수 부처가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내부 직원들에게 공지를 통해 “온나라시스템 접속이 복구 전까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다만 온라인 쪽지 기능 등 일부 기능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내부 문서 처리뿐 아니라 부처 간 협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환경부는 정부 전자 우편 서비스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보도자료와 설명자료 배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온나라 전자문서 시스템이 멈추면서 부처 내부뿐 아니라 부처 간 소통에도 큰 어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내란 특별검사팀이 추가 기소한 특수공무집행방해 사건의 첫 공판에 출석했다. 지난 7월 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이후 85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윤 전 대통령 사건의 1차 공판과 함께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16분께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서 나와 417호 대법정으로 들어섰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남색 양복 차림에 짧게 자른 머리카락은 희끗해졌고, 얼굴은 수척해 보였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이 적힌 명찰이 달려 있었다. 그는 천천히 걸어 들어와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변호인단과 손짓으로 인사를 나눴고, 피고인석에 앉아 방청석을 둘러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법원 카메라로 녹화해 공개하기로 했다. 언론사 취재진에게도 공판 시작 전까지 사진·영상 촬영이 허용됐다. 다만 공판 직후 이어지는 보석 심문에 대해서는 중계가 불허됐다. 이어 재판부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자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신문에서 성명을 묻는 질문에는 작은 목소리로 “윤석열입니다”라고 답했고, 생년월일을 묻자 “196
전남 목포의 한 성당 사무장이 신도들이 모은 건축 기금 약 5억 원을 횡령해 암호화폐 ‘코인 리딩방’에 투자했다가 전액을 잃은 사실이 고해성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잇다. 목포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60대 성당 사무장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성당 건축과 토지 매입을 위한 헌금 약 4억 8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성당 회계·행정 업무를 맡으며 정상 정산이 이뤄지는 것처럼 꾸민 뒤 지인 계좌를 거쳐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유용했다. 피해 금액은 신도 1000여 명이 모은 건축기금이었다. 하지만 A 씨는 횡령한 돈을 모두 암호화폐 투자에 사용했고, 온라인에서 성행하는 ‘투자 리딩방 사기’에 휘말려 전액을 날렸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헌금을 투자 밑천으로 쓰고 다시 돌려놓으려 했지만 욕심에 눈이 멀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범행이 고해성사를 통해 드러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광주대교구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교구 측은 “사무장이 매월 정기 회계 보고 과정에서 사실을 감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주임 신부에게 면담을 요청
경찰이 고소인에게 피고소인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신청 여부와 수사결과보고서 작성 여부를 알려줬더라도, 이는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수뢰후부정처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경찰 김 모 경감과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조직폭력배 송 모 씨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1년을 선고한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누설된 내용이 법령상 ‘직무상 비밀’에 해당해야 하고, 그 비밀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어야 한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198조도 수사기관 공무원에게 수사상 비밀 엄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1심 법원은 김 경감의 뇌물수수와 부정처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속영장 신청 여부와 수사결과보고서 작성 여부는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수사 정보라
피해망상에 빠져 이웃 주민을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이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4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희수)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16일 오후 8시 40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주택가에서 이웃 B(50대)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평소 “B씨의 딸이 자신을 욕한다”고 망상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공격으로 B씨는 팔과 가슴, 허벅지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법정에서 A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그는 자폐증, 우울병, 충동조절장애 등의 진단을 받은 이력이 있고, 어릴 적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기록도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만 5~6세 때 특수학교를 다니다 일반초등학교로 진학한 점, 대학교를 다니고 현역병으로 병역 의무를 마친 점, 지능 수준이 평균 수준으로 추정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이 능력이 미약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가 수사기관에서 범행 의도를 인정하고 당시 상황을 구
검찰이 ‘초코파이 절도 사건’과 관련해 시민 목소리를 직접 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주지검은 23일 “항소심 2차 공판을 앞두고 검찰시민위원회 개최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시민위원회는 2010년 도입된 제도로, 기소독점주의 폐해를 견제하고 사건 처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대상으로 수사, 기소, 영장 청구의 적정성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회 결정은 구속력은 없지만, 검찰은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수사·공판 단계에서 주된 참고 자료로 사용한다. 실제 2020년 ‘반반 족발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편의점 종업원이 폐기 시간을 착각해 5900원 상당의 족발을 먹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도 시민위원회 권고에 따라 항소를 포기했다. 신대경 검사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초코파이 사건은 지역 언론에서도 연이어 다루고 있어 과거 족발 사건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검찰도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건의 피고인 A씨는 지난해 1월 전북 완주군 소재 물류회사 사무실 냉장고에서 초코파이(450원)와 과자(600원) 등 총
정부가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낸다. 비자 신청 서류를 간소화하고 3일 이내 전자비자 발급을 지원하는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을 대폭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내달 1일부터 ‘2025년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을 기존 39곳에서 90곳으로 늘려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5월 21개 기관을 먼저 지정한 데 이어, 이번에 69개 기관을 새롭게 추가 지정한 것이다. 이번 확대는 국정기획위원회 규제 합리화 태스크포스(TF) 권고를 반영해 의료기관의 진료 실적뿐 아니라 외국인 환자 유치업자의 실적도 평가 기준에 포함포함했다. 외국인 의료관광은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크다. 지난해 기준 의료관광객 국내 지출액은 7조5039억 원으로, 이를 통해 13조8569억 원의 생산 유발과 6조2078억 원의 부가가치, 14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관광객의 평균 지출은 약 811만 원으로 일반 관광객(495만 원)의 1.6배 수준에 달한다는 게 한국관광공사 분석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확대를 통해 외국인 환자의 편의를 높이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비자 제도를 적극 추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