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형사공탁을 명시적으로 거부했음에도 판결 이후 공탁금을 ‘기습 출금’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먹튀 공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공탁법이 개정됐지만, 되레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개정된 공탁법은 ‘기습 공탁’과 ‘먹튀 공탁’을 막기 위해 회수 절차를 제한했다. 형사소송법도 함께 개정되면서, 공탁이 이뤄질 경우 법원이 반드시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는 절차가 도입됐다. 공탁금은 ▲피해자가 회수에 동의하거나 ▲공탁물을 확정적으로 수령 거절한 경우, 또는 ▲무죄 확정이나 불기소 결정 시에만 예외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한 뒤 판결 선고 직전 또는 직후 ‘기습적으로 공탁금을 출금’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주거침입 및 절도 사건에서 피해자는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했지만, 선고 하루 전날 공탁금을 수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한 채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선고 이후 기습 출금 사례도 있었다. 성폭력 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1,500만 원을 공탁했으나
Q. 지난주 신문에 ‘가석방 기준은 그대로?’ 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교정본부에서 헌재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하는데요, 가석방업무지침에는 합산이라 되어 있는데 이해가 잘 안 가서요. 그러면 제가 1형이 3년을 받고 2형으로 2년을 받았을 때 헌재결정에 따라 가석방에 유리하게 적용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Q. 4월 10일 기사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각형을 받아 살고 있는데 저는 이미 2년 6개월 중 2년을 살았습니다. 이송 오기 전 소에서 교도관님들이 형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주변을 보면 대부분이 각형입니다. 다들 각형이라 다시 한 번 정확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새출발 상담소] A. 2025년 현재, 가석방 심사 기준과 관련해 교정본부는 헌법재판소의 1993헌마12 결정을 근거로 “각 형기별로 1/3 이상을 초과 복역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복수의 형이 각각 다른 판결로 확정된 경우, 전체 형기를 합산해 계산하지 않고 각 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각각 형기의 1/3을 초과 복역했는지를 따지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질문자처럼 사건 A에서 징역 3년, 사건 B에서 징역 2년을 각각 다른 재판에서 선고받은 경우, 가석
Q. 안녕하세요.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갑작스럽게 구속되다 보니 주변 정리를 못했고, 현재 신용회복위원회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데, 총 102회 중 53회까지 납부했으나 수감 후 2개월째 미납 중입니다. 가족도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워하고 있어 문의드립니다. [새출발 상담소] A. 질문자님은 신용회복 프로그램 상환 중 구속으로 인해 납부가 중단된 상황으로 보입니다. 신용회복위원회(신용위)는 채무 조정, 재무 상담 등을 지원하는 공익 재단법인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환 유예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수감자의 경우에는 대리인이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 하며, 유예 가능 여부는 신용위의 심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대리인 상담 및 접수 시 구비서류] 1. 채무자(신청인) 및 대리인 실명확인증표(교도소 수용 중인 경우 수용증명서 대체) 2. 채무자(신청인)의 인감증명서, 인감도장 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 정부24에서 전자민원창구로 발급한 인감증명서 제출 가능,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제출한 경우 용도(채무조정 등) 및 위임받은 사람(대리인)을 확인 후 대리인 상담 진행 3. 가족관계확인서류 4. 위임장(위원회 양식) - 양식은 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
형사 사건에서 중요한 양형 자료 중 하나가 바로 ‘탄원서’다. 많은 의뢰인 가족들이 이 탄원서를 준비하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서명 등을 부탁하지만, 정작 어떤 내용으로 써야 효과적인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얼마 전에도 의뢰인 어머니와 상담을 하던 중 “탄원서를 부탁해야 하는데 어떻게 써달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하셨던 기억이 있다. 흔히 탄원서라고 하면, “이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법정에서 양형에 효과를 보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탄원서를 읽는 판사가 피고인을 선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피고인의 성품을 언급해야 한다면 단순히 “착한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쓰기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야 한다. “평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주변 사람이 어려운 일을 겪을 때면 항상 먼저 나서서 돕던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가족들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강조하고 싶다면, 이 역시 구체적이고 명확한 서술이 필요하다. 피고인의 수입이 가족의 생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거나, 구금으
‘미결구금일수’라는 것은 판결이 선고되기 전날까지 구속되어 있는 기간을 뜻한다. 미결구금은 피고인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결국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가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의뢰인들께 이 미결구금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재판 결과가 참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피해자가 한 명인 단순 인정 사건에서 합의가 완료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형사 재판에서 이 속칭 ‘밑동’이라고 불리는 미결구금 기간을 최대한 길게 가지고 가는 것이 최종적으로 보다 좋은 결과를 받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형사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극도의 스트레스, 불안감을 동반하는 일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언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계속 놓여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서 재판받는 사람의 인생이 바뀌게 되는 형사 재판 제도의 본질적인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특히나 구속 상태에서 진행이 되면 몸과 마음이 고되고 불안감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속 상태에서 처음 재판을 받는 많은 분들은 이 미결구금 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 한다. 빨리 재판을 끝내고 싶
‘친족간 강제추행’ 사건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인 혈연관계 또는 사실상 친족과 다름없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그 특성상 피해자가 받는 충격이 상당하고, 가해자에 대한 법원의 시선 역시 매우 엄정하다. 그러다 보니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되고 피해자와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항소심에서 감형이나 집행유예를 노리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현실적인 방어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 1심에서 실형을 받았을 때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을 수 있는 주요 포인트는 무엇일까? 1. 사실관계 재검토 : 무죄 또는 죄명 축소 가능성 항소심은 1심만큼 폭넓게 사실관계를 재심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요건이 충족되거나 1심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주요 증거가 새롭게 제출된다면, 사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할 여지는 남아 있어, 항소심에서 반드시 증거 채택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항소심에서라도 피해 진술의 모순점을 찾거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입증할 수 있다면 무죄 혹은 범죄사실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 2. 양형부당 주장 : 왜 ‘이 정도 형량’이면 충분한가? 1심에서 사실관계와 법정 적용이 인정된 이후에는, 2심에서는 주로 양
Q.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그동안 ‘담장 너머 우체부’ 꼭지에서 글로만 뵙다가 이렇게 인터뷰로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독자분들도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먼저 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담장 너머 우체부’에 기고 중인 법무법인JK 구성원 변호사 이완석입니다. 첫 직장이 주로 형사사건을 다루는 법무법인이어서, 그 후로 계속 형사전문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많은 직업 중에 법조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A. 처음에 대학에 진학할 때에는 기자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대학에 가서도 학교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학생기자로 경력을 쌓고 언론중재위원회 실무수습 과정도 참여했고요. 그런데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다 보니, 제 적성에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변호사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Q. 평소 변호사님 글을 보면요, 정말 꼼꼼하게 사건을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쓰시잖아요.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어요. 의뢰인들과 상담하실 때도 그렇게 꼼꼼하고 진심으로 소통하실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떠신가요? A. 원래 성격이기도 하지만 변호사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다짐이랄까 그런 게 있었어요. 제 능력이 닿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요. 특
Q. 안녕하세요. ‘내 사건, 판사님과 판결이 궁금해!’ 코너에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16년에 음주로 벌금 1건, 18년도에 음주로 벌금, 23년도에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었는데 작년 11월에 집행유예 기간에 음주운전을 해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구속 중이라 항소를 하였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100% 나왔고, 무면허 상태였습니다. 이동 거리는 400m 정도로 길진 않았고, 사고는 났지만 큰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고, 반성문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창원지방법원 1항소부인데 음주 사건에서 항소심에 집행유예 가능성과 재판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A. 최근 판결 중 음주운전 3회 이상 시 항소심에 이르러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는 있으나, 3회 이상 집행유예 기간 중 집행유예 선고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음주운전 3회 이상 위반 시 도로교통법에 따라 엄격한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경우에는 운전면허가 필요적으로 취소됩니다. 법원은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사회적 해악을 고려하여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 엄격한 처벌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과거의 교도소는 단순히 격리와 구금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여 사회 안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치료정책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위험성을 제거함으로써 사회 안전에 힘쓰고 있다. 안전한 사회를 구현한다는 목표에 다가가는 방식이 격리로 할 것인지, 아니면 위험성을 제거하는 치료로 할 것인지는 접근방법이 정반대다. 치료정책의 시작은 1961년 명칭 변경부터 시작되었다. 과거에 교도소는 형무소로, 교도관을 형무관으로 불렀는데, 형무소의 ‘형무’는 죄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을 말하지만 교도소의 ‘교도’는 바로잡아 이끄는 것을 뜻한다.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밀어내야 할 짐이 아니라 범죄성을 치료해 선량한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치료정책이 힘을 얻고 있다. 법무부의 치료정책은 2006년 중독성범죄자 교화정책부터 시작되었다.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가 2010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면 300시간의 범위에서 치료과정 이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치료과정 참여를 강제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