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안내서] 13. 운동 - Part 1

 

교정시설 안에서 벌어지는 운동 시간은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웃픈’ 일상의 한 장면입니다. 시간이 되면 저는 늘 비슷한 외침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운동 갑시다!”

 

준비가 덜 된 방 앞에서는 슬쩍 잔소리도 보탭니다. “운동 가시자고요. 준비 좀 미리미리 해두셔야지요.” 그렇게 사람들을 챙겨 운동장으로 이동하다 보면, 수용자들은 오늘 점심 메뉴를 묻기도 하고 “다녀오겠습니다, 행님!”이라며 씩씩하게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켜야 할 규정은 엄격합니다. 다른 거실 사람들과 허가 없이 대화하거나 연락하는 ‘통방’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동 내내 “문에서 떨어지시고, 인사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흐름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통제하며 운동장까지 나가는 것부터가 이미 하나의 큰 일입니다.

 

운동장에 도착하면 분위기는 또 달라집니다.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에이, 설마요?” “교도소가 그런 데가 어딨어요?” “내 말이 맞다니까요...”

 

자기들끼리 한참 실랑이를 벌이던 한 수용자가 제게 다가와 묻습니다.

 

“부장님, XX 교도소가 그렇게 좋습니까?”

 

순간 말문이 막힙니다. 제가 그곳 사정을 잘 아는 건 맞지만, 그가 생각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헛웃음을 삼키며 대답합니다. “내가 그 교도소에 ‘있었던’ 건 맞는데, 수용자로 있었던 건 아니고 근무를 했던 거지요.”

 

그 친구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을 돌리더니, 이내 더 진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래도 어디가 낫습니까? OO보다 XX가 살기 좋지예? 저 상고 포기할라꼬예...”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진지함에 실소가 터집니다. “징역이 다 거기서 거기지, 좋은 데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타일러 봐도 끝까지 궁금하다는 기색입니다. “그래도 부장님, 군대 갈 때 어디가 편할지 궁금해하는 거랑 똑같은 거 아닙니까.”

 

그 말에 “그래도 군대는 다녀왔네”라며 농담을 주고받다 보니, 더 황당한 이야기가 튀어나옵니다. “저번 징역 때 같이 살았다는 분이 그러던데요?”

 

“징역을 같이 산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잠시 멍해졌습니다. 이 사람들 눈에는 교도관인 나도 그냥 여기서 ‘같이 지내는 사람’ 정도로 보이는 건가 싶은 생각이 스쳤기 때문입니다.

 

운동장은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논리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 소란스러운 틈바구니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슬슬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