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지연 및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공수처 핵심 인사들을 줄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을 오는 31일 오전 9시 30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처장은 지난해 8월 접수된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건을 1년 가까이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는다. 공수처법은 소속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관련 자료를 대검에 즉시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특검팀은 오 처장을 비롯해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 등이 수사를 고의로 지연시킨 정황이 있는지 집중 조사 중이다. 이 차장은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송창진 전 부장검사와 김선규 전 부장검사도 각각 오는 29일과 내달 2일 소환된다.
‘친윤 검사’로 분류되는 두 전직 부장검사는 채상병 사건의 핵심 수사를 방해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부장은 2009년 대구지검,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으며, 김 전 부장은 2013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등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통신기록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둘러싸고 송 전 부장이 “직을 걸겠다”며 반대했으며, 김 전 부장은 총선을 앞두고 “채상병 관련자 소환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공수처는 특검이 오 처장의 소환 일정을 공개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정례 브리핑에서 “출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상황이 사전에, 또는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것은 유감”이라며 “특검 수사에 아쉬운 점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오 처장의 소환 응 여부에 대해서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답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에 대해 특검은 “그간 주요 피의자에 대한 조사 일정은 모두 공개해왔다”며 “이번 발표도 같은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