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자금세탁을 목적으로 설립한 허위 법인의 명의로 금융거래를 한 경우, 이는 ‘타인의 실명’을 이용한 거래로서 금융실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 사건에서 지난달 5일 금융실명법 위반 무죄 부분 등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이들은 2023년 온라인 도박 및 투자사기 조직과 공모해, 상품권 판매업체를 가장한 허위 법인 명의로 개설한 계좌를 범죄수익금의 입출금에 활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기관은 피고인들이 계좌 정지를 피하려고 허위 대화내역을 제출하는 등 위장 행위도 벌였다고 봤다. 1심은 이들의 금융거래가 자금세탁을 위한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들의 다른 혐의를 인정해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징역형을 선고하면서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법인 대표이사 자격에서 법인 명의로 한 금융거래를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한 경우'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회사는 법인으로서 특성상 자연인과는 달리 기관을 통해 활동할 수밖에
직장도 소득도 없는 40대 여성이 지인 14명으로부터 37억 원 넘게 빌린 뒤 이를 ‘돌려막기’에 사용하다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직장이 없고 소득도 없으며 상환 능력이 없음에도 2020년 4월부터 작년 2월까지 지인 14명을 속여 37억 8,400만여 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편취한 금액을 다른 채무 변제, 이른바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모든 빚을 갚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유명 대부 회사 직원인데 대부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으니 투자해라', '지인 중 원단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지인들을 속여 돈을 빌렸다. 재판부는 "피고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에 일부 금액을 지급한 점, 이 사건 전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상당 기간 신뢰관계를 갖고 있는 다수 피해자에게 막대한 금원을 편취했고, 피해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은
아파트 신축 공사로 인한 인근 건물 손상에 대해 시공사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민사1단독 채승원 부장판사는 A 업체가 현대엔지니어링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A 업체는 전남 화순에 위치한 자사 건물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아파트 공사로 인해 균열 및 지반 침하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총 9,965만 원의 하자보수 비용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해당 건물은 공사 이전부터 균열과 누수 등 하자가 있었던 만큼, 손해액 산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 측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시행한 공사로 인해 원고 소유 건물에 손해가 발생한 이상, 피고는 시공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영상통화 중 상대방의 모습을 화면 녹화하는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영상통화를 녹화한 행위가 ‘직접 촬영’에 해당하지 않으며, 반포된 영상물이 아닌 이상 ‘소지’만을 이유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법조계에 따르면 3일,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2022년 연인이었던 B 씨와 영상통화를 하던 중, B 씨가 샤워 후 옷을 입는 장면을 휴대전화 화면 녹화 기능을 이용해 3차례 녹화했다. 이후 해당 영상을 발견한 B 씨가 화를 내자, A 씨는 B 씨를 폭행하고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성폭력 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 성폭력 처벌 특례법에서 규정하는 처벌 대상은 ‘다른 사람의 신체 그 자체’를 카메라 등을 이용해 직접 촬영하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피해자의 신체가 촬영된 화면'은 법률에서 지정한 적용 대상인 '사람의 신체 그 자체'가 아니고, 휴대전화 화면에 나타난 영상
이재명 정부가 1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며 대표적 검찰 개혁론자인 임은정 검사를 서울동부지검장에 보임했다. 임 검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지냈으며, 검찰 내부 비판과 개혁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온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좌천성 인사를 거쳤던 그가 요직에 복귀하며, 검찰 개혁 추진 의지를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검사장) 7명과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 2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 중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윤석열 정부 시절 대검 과학수사부장을 지낸 정진우(29기) 서울북부지검장이, 대검 차장검사에는 노만석(29기)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임명됐다. 서울남부지검장에는 김태훈(30기) 서울고검 검사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에는 각각 최지석(31기), 성상헌(30기)이 보임됐다. 공석이던 광주고검장은 송강(29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맡게 됐다. 법무부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분위기 쇄신과 국정 기조에 부합하는 법무행정 실현”을 인사 배경으로 설명했다. 앞서 심우정 검찰총장을 포함해 이진동 대검 차장, 양석조 서울동부지검장,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 등 윤석열 정부에서 중
대검찰청이 스토킹 범죄 등 지속적·반복적 위해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과 피해자 보호 강화를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대검은 30일 전국 검찰청에 보낸 업무 연락을 통해 “스토킹, 교제 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등 반복적 위해 가능성이 있는 사건은 초기부터 경찰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또 구속영장이나 잠정조치 청구 전 피해자의 진술을 통해 가해자 분리 필요성을 적극 청취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영장 신청서에 포함되지 않은 별개의 사건도 수사 중인 경우가 있는지 철저히 확인해, 가해자의 추가 위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범죄 소명을 위한 자료 불비 등으로 부득이 구속영장, 잠정조치 등을 기각하더라도, 경찰이 스마트워치 지급, 112시스템 등록 및 맞춤형 순찰 등 피해자 신변보호조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지시는 최근 불구속 상태의 스토킹 피의자가 피해 여성을 살해한 사건, 심야에 반복 침입한 스토킹범으로 인해 피해 여성이 주거지를 옮긴 사례 등으로 인해 수사기관의 초기 대응 및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스토킹 등 반복적 위해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은 물론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시내버스 근로자 포상금 지급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준공영제 하에 우수한 시내버스 업체에 정부와 지자체가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실질적인 서비스 향상에 기여한 버스 운전기사 등 종사자들에게는 이 포상금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는 현실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개정안은 평가 결과에 따라 회사가 수령한 포상금 가운데, 종사자의 기여에 해당하는 부분은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되도록 명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황 의원은 “정부의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 정책과 버스 기사들의 헌신이 오늘날의 시내버스 체계를 만들어왔다”며 “정작 기여한 이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법안은 진짜 민생법안이자 작지만 정의로운 법”이라며 “시내버스 노동자들에게 작은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동발의자인 한 의원도 “수익만이 아닌 공공성과 책임을 중심에 두는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라며 “현장의 노동이 존중받을 때 대중교통은
지난 26일, <더 시사법률>에 교도소에 수감 중인 A 씨의 편지가 도착했다. 작성자 A 씨는 “저는 <더 시사법률> 구독자입니다.”라는 짧은 인사로 글을 시작했다. A 씨는 "현재 조직폭력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특수상해 혐의 일부만 인정한 채 재판을 받고 있다"고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2023년 9월 5일, 저는 천사 같은 딸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라며, 채 두 돌도 되지 않은 딸을 두고 수감되었음을 밝혔다. 또한 “아이가 가장 예쁘게 자라는 시기를 함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A 씨는 아내와의 스마트 접견을 통해 아이의 얼굴을 본 뒤, ‘장소변경 접견(돌봄 접견)’ 제도를 알게 되어 이를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 날 돌아온 답변은 “조직 사범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과거 수형 기간에도 모범적으로 생활하며 가석방까지 받았던 이력을 강조했다. 그는 “징역 1년 6개월 중 5개월을 가석방으로 나왔고, 사고 하나 없이 수용 생활을 마쳤습니다. 지금도 불만 없이, 교도관님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직 사범이라는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당시 7층 판사실까지 무단 진입한 시위 참가자들이 법정에서 “7층이 판사실인 줄 몰랐으며 궁금해서 따라 올라갔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우현)는 지난 23일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 등 14명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였던 지난 1월 19일, 지지자들과 함께 서부지법 7층 판사실에 진입해 소란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이 씨는 “7층이 판사실인지 몰랐다. 유튜브 촬영을 위해 따라 올라갔을 뿐”이라며 범죄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판사가 자리에 없을 줄 알았고, 문을 발로 툭 차봤는데 열려서 신기해 둘러봤다”며 방실 수색 혐의도 부인했다. 이 씨 등 일부 시위대는 지난 1월 19일 서부지법 7층 판사실까지 진입해 "내전이다", "판사 나와" 등을 외치며 영장을 발부한 판사에 대한 욕설을 내뱉었다. 이 씨는 "이미 판결은 내려졌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판사실에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발로 차볼까' 하고 찼는데 문이 열려 신기해서 직원이 있나 둘러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뿐만 아니라 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전격 발표하며 국정 운영 철학을 인사에 투영했다. 기업인, 노동계, 정치권 등 다양한 배경의 인사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인사는 ‘유능함’과 ‘실용주의’, 그리고 ‘개혁’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AI 선도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과감한 인선을 단행했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지명했다. 이들은 모두 민간에서 실무 경험을 갖춘 AI 전문가로, 과학기술 행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낙점했다. 전자상거래·스타트업 분야에 정통한 인물로, ‘AI 창업국가’ 구상과 맞물린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방개혁 의지를 담아 국방부 장관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의원이 지명됐다. 군 관련 입법과 국방위 활동 경력이 풍부한 안 의원은 12·3 사태 이후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부처 개편도 가시화됐다. 산업부의 에너지 기능을 떼어내 신설 예정인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