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거나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는 등 절차적 하자가 반복되면서 형사재판에서 무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전자정보 압수가 일상화되면서 영장 제시 방식, 압수목록 교부, 디지털 자료 선별·반출 절차 중 하나라도 위반될 경우 핵심 증거가 배제돼 대형 사건에서도 공소 유지가 어려워지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지윤섭 부장판사는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9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청주 지역에 사무실 4곳을 마련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약 281억 원을 입금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직원들은 사이버머니 충전 및 환전 업무를 담당하거나 대포통장 계좌를 모집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투자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한 계좌가 도박사이트 환전 계좌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청주의 한 사무실에서 해외 IP 우회 접속 흔적을 확인한 뒤 금융기관과 관련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
3·1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를 희화화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현행 법체계로는 제작자를 형사 처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에 게시된 유관순 열사 조롱 영상을 인지하고 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나 아직 내사에는 착수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영상은 한 이용자가 지난 22일부터 게시한 콘텐츠로 유관순 열사가 일장기에 호감을 보이거나 과장된 행동을 하는 모습 등으로 표현됐다. 해당 영상들은 2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됐고 공론화 이후에도 추가 게시가 이어지다 플랫폼 측 삭제 조치 이후에야 계정 활동이 중단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수사 착수에는 법적 한계가 작용하고 있다. 고인을 대상으로 한 명예훼손 행위는 형법 제308조의 사자명예훼손죄 적용이 검토되는데, 이 죄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대법원은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 사실의 적시와 그 내용의 허위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시해 왔다(대법원 72도1798, 2009도14127). 문제는 이번 영상처
20대 여성 틱토커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수원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송병훈)는 27일 살인과 사체유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하고 변론을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의견 진술에 앞서 유족 측에 발언 기회를 부여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법정에서 “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산속에 버린 피고인의 처벌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며 "그저 그 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눈물을 보였다. 유족 측은 특히 초범 여부가 형량 판단에 고려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 피해자가 생존해 있는 것처럼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 이후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며 재판부에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건 당시 피해자와의 갈등 속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이 발생했다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후진술에서 A씨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유가족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긴 점을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반장을 맡고 있던 A양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B양에게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통보했다. B양이 평소 친구들을 괴롭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B양은 교우관계에서 점차 멀어졌고, 부모는 학교를 찾아가 딸이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A양은 억울하다고 주장했지만 담임교사 C씨는 이를 믿지 않았다. 교사 C씨는 A양에게 가해자라는 표현을 쓰며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A양에게 “너희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라서 소풍에 갈 자격이 없다”며 “너희들도 똑같이 피해를 당해봐야 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이 반박하자 ‘피해자 말만 들어야 한다’며 무조건 사과를 요구했다. 또 학급 심부름을 맡은 A양에게 "시킨 것도 제대로 못 하냐. 정말 형편없다"고 비난하는 등 한 달 조금 넘게 A양에게 이러한 행위를 이어갔다. 이후 A양은 조퇴와 결석이 잦아지다 다음 해 6월 학교 건물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결국 C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법원은 2022년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형사 사건이 마무리된 뒤 A양과 부모는 교사의 행위로 인해 회복하기 어
법무부 서울지방교정청 교정연합회 변상해 회장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용자들에게 온정을 전했다. 서울지방교정청은 23일 ‘교정연합회 변상해 회장’이 관내 16개 교정기관에 수용 중인 경제적 취약 수용자들을 위해 약 1천만원의 영치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교정위원 중앙협의회 유동근 회장의 후원금과 뜻을 모아 명절 기간 소외되기 쉬운 수용자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변 회장은 “설 명절은 가족과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인 만큼 수용자들에게도 정서적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며 “수용자들 역시 사회의 일원으로서 재기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작은 정성이지만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지원이 재활 의지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재범 방지와 건전한 사회복귀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교정 현장에서 참회와 성찰, 재활 의지를 북돋우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지방교정청 관계자는 “명절마다 이어지는 지속적인 지원은 수용자들에게 실질적인 위로가 되고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교정 지원 활동이 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변 회장은 20여 년간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물적 지원뿐 아니라 교화 중심의
사용기한이 한 달 지난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한 한의사에 대해 내려진 자격정지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의료인이 의약품 사용기한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한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보건복지부가 재처분으로 내린 자격정지 1개월 15일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22년 11월 사용기한이 한 달 지난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했고, 해당 사실은 환자의 신고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당초 3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가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은 2024년 11월 “위반 행위의 내용에 비해 제재가 과중하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재처분 절차를 거쳐 자격정지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 다시 처분했고, A씨는 이에 대해서도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사용기한이 다소 지난 의약품을 교부한 것은 단순한 관리상 부주의에 불과하며 중대한 비도덕적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연상의 여자친구를 장기간 폭행하고 감금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승호)는 특수중감금치상, 특수폭행, 감금, 폭행,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9)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강원 원주시 자택과 자신이 운영하던 주점 등지에서 사귄 지 한 달가량 된 여자친구 B씨(30)를 기절할 정도로 폭행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자신의 주점 직원과 팔짱을 꼈다고 오해해 B씨를 바닥에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후에도 남성 관계를 문제 삼으며 흉기를 이용해 위협하거나 신체를 찌르는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 남자친구와의 사진을 보고 이를 이유로 옷을 벗게 한 뒤 나체 사진을 촬영하려 하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며 외출을 제한하기도 했다. 범행은 계속 이어졌다. A씨는 둔기를 들고 위협하며 “너가 신고해도 내가 너를 때리는 시간이 더 빠르다”는 취지로 겁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에도 약 1시간 동안 폭행을 지속해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0대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범행 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약물의 치사 가능성을 검색한 정황도 확인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9일 살인, 특수상해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김모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이 중 2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1차 범행 이후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하자 약물 투여량을 크게 늘렸다는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해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판단하고 혐의를 상해치사에서 살인죄로 변경했다. 특히 김 씨는 1차 범행 이후 생성형 AI인 ‘챗GPT’에 ‘수면제와 술을 함께 먹으면 어떻게 되는가’, ‘얼마나 복용하면 위험한가’, ‘사망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지 잠들게 하려 했을 뿐 사망할 줄은 몰랐다”며 살인의 고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병원에서
매니저 갑질 및 불법 의료행위 의혹을 받는 방송인 박나래(40)가 설 연휴 이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박나래를 의료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박나래는 당초 지난 12일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박나래 관련 사건은 강남경찰서 6건, 용산경찰서 2건 등 총 8건이 접수된 상태다. 박나래는 의사 면허가 없는 이른바 ‘주사이모’로 불린 인물로부터 병원 외 장소에서 수액 주사를 맞고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인물은 의료법·보건범죄단속법·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행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자는 처벌 대상이 되지만, 통상 시술을 받은 환자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에 따라 박나래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과의 분쟁도 이어가고 있다. 전 매니저들은 지난해 12월 직장 내 괴롭힘, 특수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나란히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지만, 두 사람의 형량은 16년이나 벌어졌다. 같은 혐의가 적용됐음에도 이처럼 극명한 차이가 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어 12일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두 사람 모두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한 전 총리는 구형량보다 8년 무겁게, 이 전 장관은 8년 가볍게 선고받았다. 형법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법정형의 폭이 넓은 만큼 구체적인 가담 정도와 지위, 행위 내용, 사후 행위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두 사람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재판부는 공통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형법상 내란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