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만남을 가장한 술자리에 지인을 불러 성관계를 유도한 뒤 이를 빌미로 ‘성폭행 신고’를 언급하며 수억원을 뜯어낸 20대 일당이 무더기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13일 청주지법 형사3단독(지윤섭 부장판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주범 20대 A씨 등 2명에게 징역 6개월에서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공범 20대 B씨 등 나머지 16명에게는 징역 8개월에서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2년 2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술자리에 지인을 불러 사전에 섭외한 여성과 성관계를 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협박 수단으로 삼은 혐의를 받는다.
A씨 일당은 피해 남성에게 “어제 여성을 성폭행한 것 아니냐. 여성이 신고하겠다고 한다”며 겁을 준 뒤 보호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합의금 명목의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모두 친구나 선배 등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들이었으며, 이들은 총 23명으로부터 약 3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은 역할 분담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이른바 ‘선수’,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상황을 조성하는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나눠 계획적으로 범행을 반복한 정황이 드러났다.
주범 A씨 등 일부는 이미 지난해 징역 3년 10개월, 징역 1년 8개월을 각각 확정받았지만 이후 추가 범행이 밝혀져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지인을 상대로 계획·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피고인별 합의 여부와 가담 정도, 범죄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이 사건은 실제 성폭력 여부와 무관하게 ‘신고하겠다’는 위협 자체로 피해자의 의사결정을 제압했다는 점에서 공갈죄 성립이 명확하다”며 “특히 사전에 역할을 분담하고 반복적으로 범행한 정황이 인정돼 단순 협박을 넘어 조직적 범죄로 평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지인이라는 점, 성범죄로 오인될 수 있는 상황을 이용해 사회적·심리적 압박을 가한 점은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이른바 ‘합의금 명목’이라 하더라도 실질은 공포심을 이용한 금품 갈취로 향후 유사 수법 범죄에 대해 법원이 엄정한 기준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