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 사건에서 형사공탁이 실제 양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피해자 측이 공탁금 수령을 거부한 경우에도 피고인의 감형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검은 전날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임재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27)의 첫 공판이자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려줄 것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 의견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연령 차이가 크고 피해자가 아직 어린 점, 피해자 모친이 엄벌을 요구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온라인 오픈채팅을 통해 알게 된 12세 피해자를 자신의 차량에 태운 뒤 유사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이후 피해자에게 담배 여러 갑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해 10월에도 차량 안에서 피해자를 간음한 뒤 전자담배를 제공한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A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선처를 요청했다. A씨 변호인은 “피해자 측이 합의에 응하지 않아 형사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 노력을 했다”며 “피해자 의사에 반한 범행은 아니었고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초범인 점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형사공탁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거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피고인이 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올해 1월 공탁법 개정으로 피고인이 형사공탁을 한 경우 법원은 선고 전에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의견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절차가 마련됐다.
다만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할 경우 공탁이 곧바로 양형상 유리한 사정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공탁 시기와 금액, 합의 시도 여부, 피고인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한적으로 참작하거나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 공탁 제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가 재판 중 공탁금 수령을 거부한 뒤 선고 이후 이를 출금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공탁자의 권리가 사실상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 역시 공탁금 회수와 관련해 피공탁자가 명시적으로 수령 거부 의사를 공탁소에 통지하지 않는 이상 공탁자가 이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판결문에 수령 거부 의사가 기재돼 있더라도 별도의 행정 절차와는 구분된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공탁금 회수’ 논란 등 제도 운영상의 한계를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A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0월 23일 오전 10시 제주지법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