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센 머리, 정장 차림…윤석열 전 대통령 첫 공판 출석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내란 특별검사팀이 추가 기소한 특수공무집행방해 사건의 첫 공판에 출석했다. 지난 7월 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이후 85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윤 전 대통령 사건의 1차 공판과 함께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16분께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서 나와 417호 대법정으로 들어섰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남색 양복 차림에 짧게 자른 머리카락은 희끗해졌고, 얼굴은 수척해 보였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이 적힌 명찰이 달려 있었다. 그는 천천히 걸어 들어와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변호인단과 손짓으로 인사를 나눴고, 피고인석에 앉아 방청석을 둘러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법원 카메라로 녹화해 공개하기로 했다. 언론사 취재진에게도 공판 시작 전까지 사진·영상 촬영이 허용됐다. 다만 공판 직후 이어지는 보석 심문에 대해서는 중계가 불허됐다.

 

이어 재판부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자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신문에서 성명을 묻는 질문에는 작은 목소리로 “윤석열입니다”라고 답했고, 생년월일을 묻자 “1960년 12월 18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 의사 여부를 묻자 역시 고개로 답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 7월 19일 윤 전 대통령을 △체포영장 집행 저지 △‘계엄 국무회의’ 심의권 침해 △사후 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 △비화폰 기록 삭제 △허위 공보 배포 등 5가지 혐의로 추가 구속기소했다. 그는 국무위원 일부에게만 계엄 관련 소집을 통지해 헌법상 권한을 침해하고,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부서한 것처럼 꾸민 허위 문서를 작성·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경호처에 공수처·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도록 지시하고,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했으며, 계엄 해제 당일 외신에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전파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구속취소로 석방됐으나, 7월 10일 다시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후 건강 악화를 이유로 소환 조사와 내란 사건 재판에 불출석하다가, 이날 재구속 뒤 첫 공개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